은행원 사칭해 친구들 속인 20대 男…“단기간에 고수익”
2016-02-17 김현지 기자
[일요서울 | 김현지 기자] 자신을 은행원이라고 친구들에게 속이며 이들을 상대로 수억 원을 가로챈 2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은평경찰서는 17일 은행원을 사칭해 친구들에게 투자 명목으로 대출을 받게 한 뒤, 이 돈을 가로챈 혐의(사기 및 유사수신행위법 위반)로 정모(24)씨를 구속했다고 밝혔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정씨는 지난해 9월부터 지난 4일까지 약 9개월 동안 자신의 초·중·고등학교 친구 등 25명에게 본인을 투자상품 및 보험업무를 맡고 있는 은행원이라고 속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정씨는 투자 명목으로 대출을 받게 한 뒤 이들에게서 총 5억2000만 원을 편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정씨는 사기 등 전과 9범인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지난해 9월 중학교 친구 A(24)씨에게 "현재 모 은행에서 투자관련 일을 하고 있다. 대출받아 투자하면 대출금 이자도 내주고, 2개월 안에 원금의 150% 수익금을 주겠다"고 속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후 A씨가 제3금융권에서 2000만 원 신용대출을 받게 한 뒤, 이를 자신의 통장으로 입금하게 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정씨는 "수익금으로 대출금을 갚고 대학 등록금으로 사용할 수 있다"고 말하며 2~3회 정도는 수익금 명목으로 피해자들에게 900만 원을 지급해 이들을 안심시키며 주변의 친구들까지 모으는 방법으로 범행을 저질렀다.
정씨는 이런 수법으로 가로챈 돈으로 여자친구와 동거하고, 고급 외제차를 렌트하는 등 유흥비로 탕진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피해자들 모두 20대 초반의 대학생 및 사회초년생으로, 금융지식이 부족해 정씨의 말에 속았다"며 "제3금융권에서 적게는 1000만 원에서 많게는 7000만 원까지 대출을 받아 피해회복이 되지 않으면 피해자들이 신용불량자가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언급했다.
한편 경찰은 정씨를 이번 주 중으로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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