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의 권장 도서] 미래기술에 공감하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

《휴먼 3.0: 미래 사회를 지배할 새로운 인류의 탄생》

2016-02-15     김정아 기자

[일요서울 | 김정아 기자] 알렉스 프로야스 감독, 윌 스미스, 브리짓 모나한이 주연했던 2004년도 개봉했던 영화 I, Robot에서는 기계가 인간세상을 지배하는 과정을 적나라하게 보여줬다. 때는 2035년. 아이들을 돌보며 요리하고 일상을 돕던 신뢰 받던 로봇이 자가 진화한 중앙 통제 조정프로그램에 의해 제어받아 인간을 공격한다. 재미와 실감을 더하기 위한 극단적 설정이긴 하지만 머지 않은 미래에 인간 삶의 한 단면을 여실히 보여줬다. 먼 미래, 영화처럼 전부는 아니더라도 인간의 삶은 기계로부터 자유롭지 못할 수있다. 그러한 불안요소를 잠식시키면 테크놀러지와 조화로운 융합을 통해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다고 ‘휴먼 3.0’은 말한다.

이 책은 기계가 인간지능을 뛰어넘는 미래를 인간이 어떻게 맞이해야 하는지에 대한 예측서이기도 하다. 책에서 등장하는 휴먼 3.0에서 숫자 3.0은 세대를 의미한다. 제 3세대라는 의미를 지닌 휴먼 3.0은 첨단기술이 일상 곳곳에 융합된 세대를 의미한다. 기술이 생명과 일상에 깊숙이 관여된 지금의 우리시대다. 휴먼 1.0은 예상했듯이 육체를 동력으로 먹고 살았던 수렵, 농경사회의 인간을 의미한다. 휴먼 2.0은 기계문명을 통해 살아갔던 산업사회의 인간세대를 말한다. 원숭이로 시작해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500만 년에 걸친 인류진화의 역사를 아우르며 3.0시대를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에 대한 방향을 설정해준다. 열린기회에 대해 새로운 시각을 가져야 한다고 말하면서 수없이 변하는 사회 양상의 패턴을 짚어준다. 수백개의 구글이 생기고 인재채용의 패턴이 바뀌면서 대기업은 사라지고 창의적인 아이템을 고액으로 사들일 것이라고 예측하는 점이 흥미롭다. 이미 생활 깊숙이 자리잡은 첨단 기술의 흔적들을 살피면서 한국은 테크놀로지와 사회의 자연스럽고 조화로운 융합을 이뤄냈기에 모든 나라가 지향해야 할 목표가 된다고 말한 부분도 인상적이다.

이 책의 저자 피터 노왁은 색다른 지적 탐구로 신선한 컬쳐쇼크를 전하는 테크놀러지 전문 칼럼리스트다. 이 책을 통해 기술 발전으로 풍요로워 질 미래 사회의 긍정적인 면을 휴면 3.0세대라고 일컬었다. 저자는 17년간 테크놀로지에 관한 글을 써온 과학전문 기자, CBC, [내셔널포스트] 등의 기자생활을 거친 공인이기도 하다. 현재는 캐나다와 뉴질랜드, 중국을 비롯한 매체에서 프리랜서 칼럼니스트로 활약하고 있는데 테크놀로지와 저널리즘에 관한 전문지식과 폭넓은 경험자로 손꼽힌다. 특히 노왁은 과학기술의 발전을 주도한 전쟁과 포르노, 패스트푸드가 빚어낸 현대 과학기술의 역사를 살펴보는 《섹스, 폭탄 그리고 햄버거》로 색다른 지적 탐구를 건네 국내외 독자들에게 신선한 컬쳐 쇼크를 주기도 했다. 그런 그가 이 책을 쓰기 위해 세계적인 인공지능 연구자이자 미래학자인 레이 커즈와일, 구글 최고기술책임자이자 부사장인 앨프리드 스펙터, 마이크로소프트 수석 연구원 빌 벅스턴 등 테크놀로지의 최전선에서 일하고 있는 전문가들을 찾아 전 세계를 누볐다. 그들과의 생생한 인터뷰를 통해 얻은 통계와 통찰력을 기반으로 노왁은 기술진보로 인한 미래사회에 대해 낱낱이 파헤쳤다.

저자는 우리가 사는 현재의 시점을 존중하면서 훗날 인간으로 존재하는 것이 어떤 의미를 지니는지에 대한 고찰이 우선시 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여가를 보내는 사소한 일부터 인간과 소통하며 관계를 맺는 방식에 이르기까지 인간경험에 해당되는 모든 부분이 여기에 해당된다. 결국 이책은 미래에 대한 불안을 잠재우면 비로소 보인는 것들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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