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체육회 변심에 통합체육회 출범부터 흔들

2016-02-15     김종현 기자

[일요서울 | 김종현 기자] 15일 예정된 통합체육회 발기인 총회에 대한체육회가 불참을 선언하면서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통합 강행 의지를 나타내고 있는 문화체육관광부와 대결양상을 띠면서 마감시한인 3월 말까지 순탄치 않은 길을 예고해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대한체육회는 지난 11일 제 12차 통합추진위원회(위원장 이기홍)를 열고 통합체육회 발기인 총회에 불참하기로 결정했다. 대한체육회는 불참 사유에 대해 우선 통합체육회 정관이 완성돼야 발기인 총회를 할 수 있는데 현재까지 정관이 완성되지 않은 점, 가맹단체 등급에 관한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점, 사무처 기구 및 직제에 대한 논의를 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특히 대한체육회 측은 “통합준비위원회는 대한체육회 측 통합준비위원이 제출한 정관 수정 요구사항 8개 항목에 대한 논의를 하지 않은 상황”이라며 “통합 진행 상황에 대한 전반적인 정보 공유와 국가올림픽위원회(NOC) 정관 제정에 대해 국제올림픽위원회(IOC)와 사전 협의 및 승인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이들은 “지난 10일 IOC에서 대한체육회에 보내온 서신에서 지난 8일 올림픽 전문 매체인 ‘어라운드 더 링스’가 보도한 기사에 대한 사실관계 획인을 요청했다”고 전했다.

앞서 ‘어라운드 더 링스’는 “한국 정부가 NOC 예산 집행에 대해 관리 및 감독할 수 있도록 정관 변경을 추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당초 대한체육회는 통합에 대해 미온적인 태도를 보인 가운데 통합준비위원회에도 7차 회의까지 불참하다가 지난해 10월 8차 회의부터 참여하기 시작했다.

더욱이 최근 시도 지역 단체의 통합과정과 가맹단체 등급을 놓고 통합준비위원회 측 안과 이견을 보이면서 엘리트체육의 특수성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반감을 드러냈다.

또 이번 결정에 대한 브리핑 자리에서 이기홍 위원장은 “통합을 하지 말자는 것이 아니다.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바르게 하자고 하는 얘기”라면서도 “가진 자산으로 보나 역사성으로 보나 어떻게 일대일로 통합합니까”라는 불만을 제기하기도 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불참 선언이 ‘밥그릇 지키기’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어 논란이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통합체육회는 김정행 대한체육회장, 강영중 국민생활체육회장이 공동 회장을 맡고 사무총장은 국민생활체육회 인사가, 사무차장과 선수촌장은 대한체육회 몫으로 배분됐다. 이 과정에서 대한체육회 고위 인사들이 상당 수 배제돼 창립총회 불참을 주도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는 것.

또 김정행 회장의 묵묵부답과 줄곧 이기홍 부회장 주도의 통합 협상이 이뤄져 잡음이 계속되고 있다.

그러나 제대로 소통하지 못하고 있는 문체부도 도마 위에 올랐다.

문체부는 발기인 총회를 강행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또 2016 리우 올림픽을 앞두고 현장을 무시한 정책에 국가대표 선수단이 반발하면서 진땀을 흘렸다. 문체부는 240일 훈련일수 중 올림픽 이전에 180일을 배당하면서 화근이 됐다.

국가대표지도자협의회는 “올림픽을 앞두고 한 달에 훈련일수가 25~26일 필요한데 어떻게 이럴 수 있느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훈련일수가 줄어들면서 지도자 수당과 선수 수당도 줄어든 날짜만큼 당연히 깎여 올림픽을 앞두고 각 종목별 선수단의 사기가 예전 같지 않다는 게 이들의 우려다.

이에 대해 문체부 측은 기존과 큰 차이 없다며 해명에 나섰지만 양측의 신뢰에 금이 가면서 향후 입장차를 좁히기에 쉽지 않아 보인다. 그만큼 통합체육회의 갈 길도 더욱 험난해져 준비위원회가 어떤 해법을 내놓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todida@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