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마이너스 금리에도 엔고 역풍…닛케이 5.4% 급락
[일요서울 | 김종현 기자] 일본 금융당국이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해 경기 부양을 꾀하고 있지만 증시가 엔화 강세 여파로 5% 이상 폭락하며 역풍을 맞고 있다.
9일 도쿄 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1만6666.79로 출발한 넷케이 225지수(닉케이 평균주가)는 오후 들어 내림폭을 확대하며 전날 대비 5.40%(918.86) 떨어진 1만6085.44에 장을 마감했다.
도쿄 증권거래소 1부 전 종목으로 구성된 토픽수 지수도 5.51% 하락한 1304.33에 마감했다.
앞서 일본은행은 사상 처음으로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해 엔화 추가 약세를 통한 경기 부양을 꾀하고 있다. 하지만 글로벌 긍융 불안이 이어지며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엔화가 강세를 보이고 있고 마이너스 금리 도입으로 은행 수익성 악화돼 은행주는 급락하고 있다.
이날 대형 금융회사인 미쓰비시UFJ금융그룹과 스미토모미쓰이 금융그룹의 주가는 8%이상 폭락했다.
이와 달리 마이너스 금리로 엔화 약세를 유지하려던 시도는 전날 미국·유럽의 증시 하락 마감과 국제유가 하락으로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세를 띄면서 엔화 가치는 1년 2개월 여 만에 최고치로 오르는 등 무산될 위기에 놓였다.
도쿄 외환시장에서 달러당 엔화 가치는 114.75엔으로 1% 상승, 2014년 11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또 국채 수요도 급증하면서 이날 일본의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사상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일본의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오전부터 금락하기 시작해 –0.007%까지 떨어졌다.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도 1.76%까지 하락해 1년 만에 최저치까지 하락했다.
반면 이날 대표 안전자산인 금은 4% 가까이 뛰었다. 전날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3월 인도분 금 선물은 3.5% 가까이 사승한 온스당 1197달러 선에서 거래 됐다
이에 대해 업계관계자들은 “미국 국채 금리가 떨어지고 금값은 오르는 가운데 엔화 강세가 이어지고 있다”면서 “위험자산 투자를 회피하려는 시장 분위기가 형성됐다”고 분석했다.
한편 일본 엔화의 급등세로 인해 일본은행의 마이너스 금리 제도가 경기와 물가를 부양하는데 별 효과가 없을 것이라는 의구심이 고개를 들었다.
이날 일본 재무성 고위 관계짜들이 구두개입에 나셨지만 큰 효과를 발휘하지 못했다. 아소 재무상은 각료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의 질문에 “최근 엔화 환율의 움직임은 분명히 난폭하다”며 “외환시장 움직임을 계속해서 면밀히 주시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일본 재무성은 금융시장의 움직임을 예의주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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