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 투자전략-부진한 1월 수출 VS 글로벌 증시 할인율 하락

2016-02-04     조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

1월 수출이 상당히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일 국내 증시는 외국인 순매수와 함께 상승 흐름을 이어갔다. 펀더멘털에 대한 기대가 약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추가적인 반등 가능성을 타진해 볼 필요가 있다. 개선 기대감은 가져 볼 수 있겠지만, 1월 수출은 내용적인 측면에서 분명 우려스러운 부분을 내포하고 있다. 당장은 글로벌 중앙은행들의 정책 공조로 인한 리스크 오프 완화에 무게를 둘 필요가 있어 보인다. 이와 같은 상황은 증시 뿐 아니라 원자재 가격에도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

국내 증시 외국인 순매수와 함께 상승 중
추가적 반등 가능성 타진해 볼 필요 있어

지난달 수출이 전년 동월 비 -18.5% 급감한 것으로 발표했다. 가격 측면의 영향도 있지만, 수출 물량과 일평균 수출 금액 감소가 수반되었다는 점은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지역별로도 유로존을 제외한 전 지역에서 수출 부진이 심화되는 모습을 보였다. 정책공조로 인해 글로벌 증시의 할인율 축소가 진행되고 있다. 아직까지 펀더멘털 회복에 따른 장기 상승랠리의 출현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다만, 최근 글로벌 중앙은행들의 완화적인 통화정책 스탠스를 반영하며 글로벌 증시의 할인율이 하락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국내 증시 할인율 하락은 외국인의 매매 패턴에도 밀접한 영향력을 미친다는 점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달 수출이 부진하게 발표됐다. 금액 기준으로 전년 동월 대비 -18.5% 감소하면서 2009년 8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산자부에서는 조업일 수 감소(-1일)와 일회성 요인이 큰 조선 수주의 감소, 유가의 추가 급락 그리고 일부 품목에서의 공급 과잉에 따른가격 하락 효과 등을 수출 부진의 주된 원인으로 언급했다.

물론 이와 같은 상황들에 따른 영향력이 상당히 크게 작용한 측면이 있다. 실제 전년 대비 감소한 수출 금액 -83.7억 달러 가운데 16.9%가 선박 수출에서 발생했고, 25.6%가 석유, 석유화학, 철강 산업 등에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따라서 최근 나타나고 있는 유가의 반등 흐름, 작년 하반기부터 나타난 환율 평가절하가 시차를 두고 가져올 수 있는 개선 효과 등을 고려하면 가격 민감 품목들을 중심으로 향후 수출 회복이 나타날 수 있다는 기대감은 여전히 유효한 것으로 판단된다.

이와 같은 상황을 전제하더라도 당분간 수출이 빠른 회복을 보일 것이라는 기대감은 다소 후퇴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헤드라인의 부진도 부진이지만, 세부적인 내용을 살펴 보더라도 기존에 비해 상당히 부담스러운 모습이라는 해석은 불가피해 보이기 때문이다.

우선 해당 요인들의 수출 감소 유발 효과가 분명 크게 나타났던 것을 감안한다 해도, 일평균 수출 금액 기준으로도 전년 동월 비 -15.1%를 기록하며 2개월 연속 악화되었다는 점과 그나마 견조한 모습을 보이고 있던 수출 물량 기준으로도 -5.3%로 감소 폭이 확대되었다는 점은 분명 부담스러운 모습으로 해석될 수 있는 부분이다.

한편 지역별 수출에 있어 유로존을 제외한 대부분의 지역에서 수출 감소 폭이 확대되는 모습을 보였다. 유로존의 경우 12월 -7.7%였던 수출 증감률이 +7.3%로 크게 개선되는 모습을 보였지만, 미국의 경우 -5.5%에서 -9.2%로, 중국의 경우도 -16.5%에서 -21.5%로 악화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우리 수출 지표에 비해 다소 늦은 데이터들이기는 하지만, 아직 미국의 수입이 의미 있는 반등을 보이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4분기 개인 소비도 부진한 흐름을 나타냈다. 중국의 지난해 12월 지표에서 수입이 다소 개선되는 모습을 보이긴 했지만 아직 바닥권에 위치하고 있다는 점도 교역 상대국의 수요 회복이라는 측면에서 빠른 개선을 기대하기에는 근거가 부족해 보인다. 결국 여전히 수출 데이터가 부진한 국면에 위치하고 있다는 측면에서 매크로 펀더멘털 회복국면의 도래에 대한 기대감은 다소 이연될 수 있다는 가능성은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는 판단이다.

정책 공조로 인해 글로벌 증시의 할인율 축소가 진행되고 있다. 이처럼 아직까지 내부적으로 펀더멘털의 빠른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가지기는 쉽지 않지만, 부진한 수출 지표에도 불구하고 전일 증시는 반등 국면을 연장하는 모습이 나타났다. 특히 외국인들의 순매수가 이어지는 모습이 나타났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이처럼 펀더멘털의 부진에도 불구하고 외국인의 매수세가 나타나면서 지수의 상승국면을 연장시켜주고 있는 원인은, 최근 글로벌 중앙은행들의 정책 공조가 시작되면서 글로벌 증시 전반의 리스크 프리미엄 즉, 할인율이 하락 전환되는 모습이 나타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찾아볼 수 있을 듯 하다. 블룸버그에서 산출한 주요 지역 별 리스크 프리미엄은 일제히 하락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우리나라의 리스크 프리미엄 역시 마찬가지로 하락하는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으며, 경험상 글로벌 중앙은행들의 정책 공조는 글로벌 금융시장 전반의 risk-off 심리를 완화시키는 한편 국내 증시 리스크 프리미엄에도 변곡점을 형성시키는 역할을 수행한 적이 많았다는 점에서 이와 같은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을 생각해 볼 수 있을 듯 하다. 특히 우리나라 증시의 경우 한동안 매크로나 기업 이익 측면에서의 빠른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크지 않았던 상황 하에서 외국인의 매매 방향성이 할인율의 변화에 상당한 영향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는 점에서 최근에 나타나고 있는 외국인의 태도 개선이 추가적으로 진행될 것을 기대해 볼 수 있다는 판단이다.

결국 아직 펀더멘털에 대한 기대감이 강하게 형성되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당장 기존 박스권 상단에 준하는 강한 상승 흐름을 예단하기는 쉽지 않고 대외 변수들의 움직임에 따른 일시적인 변동성 확대 구간이 나타날 가능성도 높다. 다만, 이를 인정하더라도 당분간 정책 공조에 따른 글로벌 금융시장의 안전자산 선호 완화와 국내 증시할인율의 방향 전환에 따른 상승 흐름의 연장 가능성은 기대해 볼 수 있다는 판단이다. 상품가격 또한 위험자산 선호도와 밀접한 연관성을 지닌다.

글로벌 주요국 리스크 프리미엄 추이는 원자재 가격과도 최근 높은 상관관계를 가진다는 점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CRB 지수와 글로벌 주요 경제권의 리스크 프리미엄과의 추이를 비교해 보면, 최근 12주 간의 상관계수가 -0.97까지 나타나고 있다. 이미 주요 원자재 가격이 극히 낮은 수준까지 내려온 상황 하에서 원자재 또한 투기적 수요들에 의해 가격 변동이 유발되는 측면이 크기 때문에 이 같은 관계가 형성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당분간 전반적인 위험자산 선호도 회복을 기대해 볼 수 있다는 관점에서 보면, 수출부진에 있어 단가 측면의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큰 것으로 나타나고 있는 석유, 화학 및 철강 부문에 대한 관심과 당사 2월 추천 업종 가운데 상품 가격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상사 업종 등에 대한 관심이 유효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정리-강휘호 기자
자료-조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