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남자봅슬레이대표팀, 중고 썰매아닌 국산 기술로 만든 새 썰매 선보여

2016-01-29     오유진 기자

 

[일요서울 | 오유진 기자] 순수 국산 기술로 만든 봅슬레이 썰매가 국제 대회에 선보여 관심을 집중시켰다.
 
한국남자봅슬레이대표팀은 지난 27(이하 한국 시각) 스위스 생모리츠에서 열린 IBSF(국제봅슬레이스켈레톤연맹) 유럽컵 8차 대회 남자 봅슬레이 2인승 경기에서 현대자동차가 제작한 썰매를 타고 출전했다.
 
앞서 대표팀은 지난 2013년부터 네덜란드 라트비아의 회사에서 나온 썰매를 사서 썼지만 국내 선수들은 체형에 맞지 않아 적응에 어려움을 가진 채 경기에 임했고 다른 나라 국기가 부착된 썰매를 빌려 타던 시절도 있었다.
 
이날 원윤종과 김진수는 남자 2인승 경기에서 1, 2차 시기 합계 21519로 전체 36개 팀 중 15위를 차지했다.
 
대표팀이 최근 유럽컵보다 급이 높은 월드컵에서 금메달을 땄던 것에 비해 부진한 성적이다.
 
이에 대해 대한봅슬레이스켈레톤경기연맹(KBSF)기록이 중요한 대회가 아니었다며 단순 성능 테스트라고 일축했다.
 
또 이번 대회는 체력 관리를 위해 출전을 하지 않으려 했고 원윤종과 계속 호흡을 맞춰 오던 브레이크맨 서영우 역시 가벼운 허리 부상으로 함께 대회에 출전하지 못했다.
 
대표팀은 기록이 아닌 현대차에서 제작한 썰매를 실전 테스트해 보기 위한 연습경기의 의미가 컸다.
 
이에 관해 이용 봅슬레이 국가대표 감독은 “2년이 채 되지 않는 기간 동안 타 썰매가 가지고 있는 수 십 년의 노하우와 기술력에 근접해 가고 있다는 것이 굉장히 놀랍다추후 지속적으로 개선이 이뤄진다면 최고의 국산 썰매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국내 최초로 국산 썰매를 만들어낸 현대자동차는 지난 2014년부터 국산 썰매 개발에 매진해왔고 지난해 10월을 첫 국산 독자모델을 발표한 뒤 지속적인 테스트와 개선을 거쳐 왔다.
 
현대자동차 측은 자동차 제작에 적용되는 3D 스캔 기술을 적극 활용, 국가대표 선수 개개인의 체형을 측정하고 이를 바탕으로 최적의 탑승 자세를 구현하는 설계를 적용했다고 설명했다.
 
또 현대는 고강성 및 저진동 동체를 개발해 높은 수준의 공력 성능을 확보하고, 탄소섬유와 강화 플라스틱을 활용하면서 썰매 경량화에 집중하는 등 자동차 개발에 들어가는 각종 기술을 접목해 썰매를 제작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썰매의 가속 부분이 100% 완벽한 상황이 아니여서 국제 대회 일정이 끝나는 오는 3월부터 강원 평창군의 알펜시아 슬라이딩센터에서 반복적인 시험 주행을 통해 성능을 보완해 나갈 계획이다.
 
이에 대표팀은 갑작스러운 썰매 교체가 성적에 미칠 악영향을 고려해 시즌 남은 대회에서는 기존 라트비아산 썰매로 경기를 치를 예정이다.
 
한편 봅슬레이 대표팀은 스위스 생모리츠에서 개최되는 월드컵 7차 대회에 참가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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