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 투자전략-하나만 더 확인하고 갈까요?

2016-01-29     조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

지난달 상반월 부진을 예상했지만, 예상 범위 외의 악재들이추가되면서 예상보다 부진한 주가 흐름이 나타났다. 많이 빠졌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불안감이 시장에 남아 있는 모습이다. 중국의 경우 환시의 변동성 완화에 집중하면서 경기 부양에 대한 적극성은 다소 떨어지고 있는 모습이다. 1월 말 FOMC 결과가 발표된 이후 달러의 움직임을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전략 측면에서는 실적과 수급을 동시에 고려한 접근이 필요해 보인다.

불안감 여전…실마리는 주요국 정부와 중앙은행
실적시즌 계절성과 수급, 동시에 고려할 필요 있어

중국 정부는 기대했던 지준율 인하와 같은 적극적인 통화정책 보다는 단기 유동성 공급에만 집중하고 있는 모습이다. 이는 경기 부양에 대한 의지 보다는 환시와 금융시장의 안정성을 먼저 확보하려는 의도로 해석할 수 있다. 지표 보다는 정책적 접근으로 경기 둔화 우려가 완화될 것을 기대하던 상황인 만큼 향우 정부 정책 스탠스의 변화를 확인할 필요가 있는 상황이다. 가장 중요한 시장 분위기 반전 요소 중 하나는 달러 강세의 변곡점 형성일 것으로 판단한다. 1월 FOMC를 앞두고 달러 약세를 기대하게 할 만한 이슈들은 등장했지만, 사후적인 달러 움직임을 보고 대응할 필요가 있다.

지난달 경제 지표들이 전반적으로 부진한 상황에서 연준의 완화적인 통화정책 스탠스가 확인되면, 자칫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로 해석되며 risk-off 심리를 더욱 강화시킬 가능성도 존재하기 때문이다.

글로벌 증시의 불안한 움직임이 지속되고 있다. 당초 지난달 중순 경까지 하락압력이 다소 강할 것이라는 전망을 한 바 있지만, 기존에 고려했던 악재들 외에도 사우디·이란 이슈가 등장하며 유가가 추가적인 급락을 유발했고, 위안화의 절하 폭 확대와 홍콩 달러의 급락도 나타나는 등 부담 요인들이 추가되면서 낙폭이 예상보다 확대된 상황이다. 지금까지 글로벌 증시 동반 급락의 주 원인으로 작용했던 소재들을 정리해 보면, 중국 경기 둔화 우려, 유가 추가 급락, 환시 변동성 확대 등이다. 당장 중국의 경제지표들이 개선되거나 원유 공급 우려가 완화된다면 더할 나위 없겠지만, 현실적으로 이를 기대하기가 쉽지는 않다. 결국 실마리는 주요국 정부와 중앙은행들로부터 찾을 수 밖에 없을 듯 하다.

중국 발 악재는 경기 둔화 우려와 환율 변동성인데, 위안화 변동성에 대한 우려는 위안/달러 6.6위안 부근에서 나타난 정부의 강한 개입을 통해 일단 완화되고 있다. 그리고 중국 측이 제시하는 통화 바스켓 지수 (CFETS) 역시 이미 기준선 수준까지 내려와 있다. 홍콩달러의 페그제 포기 전망과 함께 홍콩달러의 급락도 나타났지만, 이번 위안화 약세에 대처하는 인민은행의 태도나 아시아 외환위기(1998년) 당시 홍콩달러 방어 성공 사례 그리고 글로벌 금융 허브라는 홍콩의 위상 등을 감안할 때, 약세 압력 발생시 정부 개입을 통한 안정화를 기대해 볼 수 있고, 페그제 포기 우려도 확산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

보다 근본적인 문제는 중국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이다. 4분기 지표들이 예상치와 크게 다르지 않은 결과를 보여준 것은 사실이나, 경기 둔화 우려를 크게 경감시키기는 어려운 수준이다. 즉, 지표들의 개선을 통해 우려가 크게 완화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시장의 기대는 지준율 인하와 같은 경기 부양책 제시 가능성에 맞춰져 있었다. 그리고 실제 4분기 GDP의 명실 역전 현상이 보다 심화된 상황인 만큼 통화 정책의 필요성도 분명 존재한다.

그러나 인민은행의 통화정책 스탠스를 보면, 한시적 자금공급에만 치중하고 있다. 역레포와 1년 이하 중기 유동성 지원 창구(MLF)를 통해 총 7525억 위안의 유동성을 시중에 (한시적으로)공급했다. 12월말 기준으로 중국 은행권 예금 잔고가 139.8조 위안임을 감안하면 금액 상 50bp 이상의 지준율 인하 효과와 유사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막대한 규모이긴 하나 시장이 기대하는 지준율 인하를 단행하지 않고 한시적 자금 공급에 치중하는 것은 환율 안정에 보다 무게를 두었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즉, 지준율  인하 같은 보다 적극적인 통화정책 활용 시 위안화 약세 요인이 다시 발생하면서 환 변동성을 확대시킬 우려가 있다. 따라서 경기부양 기대를 조금 이연시키더라도 금융시스템 내의 유동성 우려만 차단하는 정책 운용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바꿔 말하면 정부 정책의 경기 안정화 스탠스가 보다 적극적으로 발현되는 시점이 다소 미루어 진 것이다.

다음으로 생각해 볼 문제는 달러의 움직임이다. 지난달 나타났던 위안화, 페그제 채택 산유국 환율, 홍콩달러 이슈에 이르기까지 각각 개별 사유를 가지고 있긴 하나, 이들 모두 강달러가 완화되지 못하면서 우려가 심화됐다는 공통 분모도 가지고 있다. 유가 역시 공급 측면의 이슈가 지배적이나 강달러의 완화로도 약세의 진정은 기대해 볼 수 있다. 즉 달러 약세 기대가 형성된다면, 상당히 많은 우려들이 경감될 수 있다.

달러의 방향성에 가장 큰 영향력을 지닌 주체는 결국 미 연준인데, 최근 베이지 북에서의 강달러/저유가 부담 언급이나 연준 의원들의 비둘기파적 발언, 상원에서 연준 통제법안 부결된 이슈 등 달러 강세 완화 기대를 형성시켜 줄 요인은 존재한다.

다만 FOMC 결과 도출 이후 금융시장 반응을 확인하는 신중함을 가질 필요는 있다. 그 이유는 1월 중 발표된 미국 경제지표이 대부분 기대치를 하회(고용지표 제외)했다는 점 때문이다. 20일 발표된 CPI 도 전월 비 -0.1%를 기록했다. 경기 서프라이즈 지수도 크게 하락해 -45pt(2011년 이후 하위 15%)까지 내려왔다. 이를 경기침체 시그널로까지 보는 것도 비약이지만 기존에 비해 경기에 대한 기대가 훼손된 상황에서 발표되는 완화된 정책 스탠스는 자칫 미국 경기둔화 우려를 자극하는 소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신중함이 미덕이 될 수 있는 구간인 만큼 이 부분에 대한 확인이 필요해 보인다.

여러 악재들을 반영하는 과정에서 글로벌 증시의 동반 급락이 나타났고, 각종 리스크 지표나 기술적 지표들은 반등을 기대하게 만드는 영역에 도달했다. KOSPI도 1840pt 수준으로(PBR 0.96배) 8월 급락 당시 장중 저점 수준(1800pt)까지 고려해도 이격은 크지 않다. 그러나 유의미한 반등구간이 출현하기 위해서는 확인해야 될 변수들이 몇 가지 남아있는 것으로 볼 수 있는데, 가장 먼저 FOMC 이후 달러의 방향성 변화 여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아직 수급 측면의 부담 요인(외국인, ELS 등)과 확인해야 될 사안들이 남아있는 만큼 당분간 대외 변수들에 따른 변동성 구간의 가능성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전략을 고민해 보면, 실적시즌의 계절성과 수급을 동시에 고려할 필요가 있을 듯 하다. 20일 시황 ‘4분기 어닝쇼크, 모두가 알고 있다’에서 분석한 바와 같이 1분기는 4분기 흑전 기업의 아웃 퍼폼이 뚜렷하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 한편 외국인들의 이탈이 지속되고 있는 과정에서 수급 중심이 기관에 집중되어 있는 상황인 만큼 기관 수급에 무게를 둘 필요가 있다는 판단도 가능하다. 결과적으로 20일 자료에 제시한 4분기 흑자 전환 예상 기업들 가운데 1월 중 기관의 수급이 개선되고 있는 S-Oil, 현대중공업, KB 손해보험 등을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는 판단이다. 

정리-강휘호 기자
자료-조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