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은행 진천연수원 건립 뒷말 난 사연

지역업체 배제에 ‘반발’…충북도민 ‘뿔났다’

2016-01-29     이범희 기자

[일요서울 ㅣ 이범희 기자] 신한은행 진천연수원 건립에 충북지역 건설업체 참여가 배제 될 조짐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충북건설단체연합회(회장 윤현우·이하 충북건단련)를 중심으로 반발 움직임을 보이는 등 지역 여론이 들끓고 있다.

특히 충북건단련 소속 건설회원사들이 신한은행 계좌해지, 신한카드 해지 및 소각, 자치단체 금고 신한은행 배제운동 등 강력한 투쟁을 예고하고 있어 파장이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충북건단련 소속 건설사는 대한건설협회 충북도회와 대한전문건설협회 충북도회, 한국전기공사협회 충북도회 등 11개 충북건설단체가 중심으로 뭉친 단체이며 소속 회원사만 1만5000여개 사다.

충북건설단체연합회 신한은행 압박 수위 강경일변
계좌해지 운동 예고…지역 금고 지정 배제 목소리도

신한은행과 충북건단련이 마찰을 빚고 있는 진천연수원 건립 사업은 신한은행과 충청북도가 투자협약를 맺은 지 만 5년 만에 본 궤도에 오른 사업이다. 진천군 광혜원면 실원리 산23-1번지 일원 31만8039㎡에 단일연수원 가운데 전국 최대 규모의 연수원을 건립할 예정이다.

총사업비는 3500여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하루 1200여 명이 묵을 수 있는 숙박시설과 1700명이 교육받을 수 있는 교육시설 등을 지을 계획이다.
현재까지 알려진 바에 따르면 신한은행 측은 진천연수원을 CM(Construction Management=건설사업관리) 방식으로 추진할 계획으로 알려진다.

CM방식은 건설공사에 대한 기획, 타당성조사, 분석, 설계를 비롯해 조달, 계약, 시공관리, 감리, 평가, 사후관리 등의 업무를 도맡아 하는 업체를 미리 선정해 건립사업을 진행하기 때문에 지역업체가 비집고 들어갈 틈이 없다.
충북지역 건설업계는 최소한 30%는 지역업체 참여를 희망했다. 이시종 충북 지사를 비롯해 조병옥 도균형건설국장, 신경원 도로과장, 진천군 관계자 등이 나서 신한은행 진천연수원 건립사업에 지역경제 활성화 차원의 지역업체 참여를 위해 백방으로 노력했다.

하지만 그동안의 노력이 수포로 돌아간 것으로 전해진다. 최근 신한은행 고위관계자가 지역업체 참여문제를 부정적으로 언급한 것으로 알려진다.
특히 지난 19일 열린 충북건설단체연합회 창립총회에 참석했던 오제세(더민주) 국회의원이 윤승욱 신한은행 부행장과 통화한 이후 충북건설업계의 강경대응이 불거졌다. 이날 통화에서 윤 부행장은 충북업체의 참여에 대해 매우 부정적으로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윤현우 충북건단련 연합회장은  “그동안 신한은행과 관련한 언론 보도를 최대한 억제하는 등 충북건설회원사의 지분 참여를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였지만 모든 게 수포로 돌아간 것 같다. 이에 합당한 지역의 민심을 신한은행 측에 전달할 때도 온 것 같다”고 강조했다.

이어 “신한은행 측이 연수원 건립공사에 충북업체의 참여를 보장하지 않을 경우 1만5000회원사들과 함께 신한은행 계좌 해지, 신한카드 해지 및 소각, 자치단체 금고 신한은행 배제운동 등을 펼쳐 나가겠다”고 전했다.
현재 신한은행은 충북은행을 토대로 지역에서 자리를 잡았고, 연간 충북도금고 3785억 원, 충주시금고 1500억 원, 제천시금고 800억 원 등 도내에서 6085억 원을 운용하고 있다.

윤 회장은 “신한은행이 충북업체를 배제하고 타지역 업체에만 건설을 맡긴다면 충북에서 자기 잇속만 챙기겠다는 것”이라고 꼬집으며 “향토은행이던 충북은행을 이어받은 신한은행이 지역업체의 자격미흡 등을 거론하는 것은 지역업체 뿐만 아니라 충북자체를 우롱하는 언행이다. 지역업체 참여가 보장되지 않으면 전 회원사와 함께 강력하게 투쟁하겠다”고 강조했다.

정치 쟁점화 될까

이에 따라 신한은행 연수원 건립사업의 지역업체 참여문제는 충북건설업계의 손을 떠나 ‘신한은행 대 충북도민’ 간의 대결구도로 악화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신한은행의 결심대로 지역업체 참여가 무산된다면 이 문제는 정치권으로도 확대될 공산도 크다.
지역 국회의원들과 충북도 등 자치단체의 역할부재가 도마에 오를 가능성이 커지면서 오는 4월 국회의원 총선의 핫이슈로 떠오를 전망이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신한은행 충북본부 관계자는 “충북건설업계의 요구를 본점에 보고했다. 다만, 당장 입찰안이 이달 말에 확정되는 것은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