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폭행’ 논란 축구선수 김병지 “왜곡된 진실 바로잡고 싶다”

“수많은 허위와 거짓으로 이뤄진 SNS 여론몰이”…“우리 아이도 맞았고 정당방위”

2016-01-29     장휘경 기자

[일요서울장휘경 기자] 국가대표, 전남드레곤즈 골키퍼 출신인 김병지가 아들의 학교 폭력 논란과 관련해 상대 학부모와 학교 측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하고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왜곡된 진실로 씻을 수 없을 만큼 큰 상처를 받았다는 김병지는 모든 사안을 바로잡고 싶어서라고 형사 고소와 함께 민사 소송을 제기한 이유를 설명했다. 

 
전남 사립학교인 광양제철남초등학교 2학년인 막내아들(9) 김태산 군은 지난해 1016일 자연농원에서 체험학습을 하던 중 같은 반 학생 엄모군과 사소한 시비를 벌이다 얼굴을 손으로 심하게 할퀴었다.
 
김병지의 아내 김수연 씨가 바로 사과했지만 이후에도 김태산 군이 엄 군을 괴롭히고 김병지 부부가 전학을 거부하자 엄 군의 어머니 이모씨가 114일 인터넷 게시판에 학교폭력 피해자라는 내용 등을 올리면서 사건이 불거졌다.
 
폭행해놓고 책임 회피?
 
엄군의 어머니 이 씨는 지난해 1025일 야구 커뮤니티 엠팍에 초등학교 2학년 아들이 전 국가대표 선수의 아들에게 폭행을 당해 전치 2주의 진단을 받았다는 글을 올렸다. 직접적으로 실명을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전 국가대표 선수는 김병지, 가해자는 김병지의 막내 아들 김태산 군임을 알 수 있었다.
 
이 씨는 1015일에 있었던 체험학습에서 김태산 군이 볼풀공(고무로 된 장난감공)을 계속 던지길래 아들도 같이 던졌더니 몸무게가 42킬로인 김태산 군이 23킬로인 자신의 아들의 가슴을 깔고 앉아 얼굴을 할퀴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가해자의 어머니, 즉 김병지의 아내 김수현 씨가 사건 당일 병원에서 사과는 했지만 김태산 군도 공에 맞아 가슴에 멍이 들었다’, ‘피해자를 보호하다가 생긴 일이다’, ‘나도 할 말이 많다는 등의 이야기를 하며 책임을 회피했다고 전했다.
 
이 씨에 따르면 김태산 군은 다음날에도 수업 도중 같은 반 학생의 머리채를 잡아끌고 가다 목을 할퀴어 담임이 김병지 아내에게 해당 사실을 알렸다. 하지만 김태산 군이 집에 가서 담임이 뒤집어 씌웠다고 말해 김병지 부부와 김태산 군의 외삼촌이 교장실을 찾아가 항의했다.
 
그는 김태산 군이 이후에도 아들의 머리를 실로폰으로 때리는 등 전혀 달라지지 않았다고 분통을 터트리며 글을 올렸으나 새벽시간에 올린 글이라 그대로 묻혔다.
 
열흘 후, 이 씨는 네이트판에 사건 당일 찍은 아들의 사진과 함께 호소문을 올렸다.
 
해당 선수가 누구인지 밝히지 않아 고소각을 피했으나 전 국민이 다 아는 축구선수’, ‘가해자가 아빠를 닮아 덩치가 크다’. ‘회사 직원들이 사는 소도시의 시립학교라며 대놓고 힌트를 줬다. 김병지는 방송에서 막내아들의 체격이 크다고 자랑한 바 있으며 자식 모두가 전남 광양시에 위치한 사립 초등학교에 다녔다.
 
호소문은 유명 축구선수 아들 폭행 사건으로 인터넷에 퍼졌고 논란이 커지자 김병지는 언론에 카톡 문자를 공개하며 해명에 나섰다.
 
우선 갑자기 폭행을 당했다는 엄 군 측 주장과는 달리 담임교사는 장난이 과열되면서 피해자가 먼저 주먹을 날려 김태산 군이 할퀸 것이라고 증언했다.
 
김병지 역시 김태산 군의 행위는 정당방위라며 가해자와 피해자를 명확히 밝혀야 된다고 일침했다.
 
억울함 증명하겠다
 
김병지 아내는 사건 초기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했다. 다음은 그녀가 병원에서 헤어진 직후 엄 군의 어머니에게 보낸 카톡 문자다.
 
잘 들어갔어? 아이 얼굴에 난 상처가 너무 맘에 걸려서아이한테도 미안하고 많이 놀랐을 엄마에게도 면목이 없어아이 얼굴에 상처가 남지 않길 바라는데상처 치료 잘 받고, 얼굴도 마음에도 아픔이 가시길 바랄게. 많이 놀라게 해서 미안해. 아이가 아파하면 연락 다시 주고. 많이 미안해. 예쁜 얼굴을…』
 
김병지 아내는 몇 시간 후 카톡으로 엄 군의 집을 직접 찾아갈 뜻을 밝혔으나 거절당했다. 그녀는 다음날에도 아침에 드레싱(치료)하러 다녀왔는지 궁금해서 문자해번거로웠지? 아이 학교도 늦게 갔을 테고오늘은 행복하고 기분 좋은 일만 있길 바래란 문자를 보냈다.
 
이 씨는 김태산 군이 1학년 때부터 아들을 때려왔지만 전학간다는 말에 여태 참았다고 주장했다.
 
김태산 군은 평소 동급생들뿐 아니라 1학년, 3학년, 5학년 학생들까지 괴롭혀 다른 엄마들이 전화로 항의했지만 김병지 아내는 우리 애가 곰처럼 순하고 수줍음이 많다’, ‘왜 이상한 애 취급하느냐고 반발했다고 한다.
 
실제로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학폭위)에서 김태산 군에 대한 폭행 관련 제보가 54건이나 나와 피해자 부모들이 89명의 학부모들로부터 서명을 받아 김태산 군에 대한 강제전학을 요구했으나 112일 반 교체 처분을 받는 것으로 일단락됐다.
 
그러나 김병지는 초등학생을 경고조치도 없이 체벌을 준다며 강력 반발했다. 그리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아들의 억울함을 증명하겠다면서 관양시청에 재심을 신청했다.
 
아울러 김병지는 최근 이 씨에 대해 명예훼손에 따른 손해배상으로 3000만 원을 요구하는 소송을 광주지법 순천지원에 제기했다.
 
김병지는 아들이 상대방 얼굴을 할퀸 건 맞지만 본인도 주먹으로 가슴을 맞는 등 서로 싸웠는데도 일방적인 폭행인 것처럼 인터넷에 허위로 글을 수차례 게시해 명예를 훼손했다고 밝혔다.
 
담임교사인 최모씨에 대해서도 1000만 원의 배상을 요구하며 아들의 가슴에 멍 자국이 있는지 확인하겠다면서 학생들 앞에서 윗옷 단추를 풀게 해 성적 수치심과 모욕감을 줬다고 주장했다.
 
오모 교장에 대해선 언론 인터뷰에서 김 군의 학습능력이 떨어지고 과잉행동장애가 있다고 말했다며 1000만원의 배상을 요구했다.
 
한편 이 씨는 우리 아이 얼굴을 보고도 가해자라는 말이 나올 수 있는지 모르겠다. 쌍방과실이라면 학폭위에서 우리 아이도 처벌을 받았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현재 이 씨는 변호사를 선임해 민사 소송 답변서를 제출하고 형사 소송 조사를 받은 뒤 결과를 기다리는 중이다.
 
hwikj@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