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돌 9단, 인공지능 컴퓨터 ‘알파고’와 승부···상금 12억 원
2016-01-28 오유진 기자
[일요서울 | 오유진 기자] 이세돌 9단이 인공지능 컴퓨터의 도전을 받아들이며 최근 유럽 바둑 챔피언을 꺾은 인공지능 컴퓨터 ‘알파고’(AlphaGo)와 상금 100만 달러(약 12억 원)를 두고 세기의 대기를 펼친다.
구글의 인공지능 연구그룹 ‘딥마인드는(Google Deepmind)’ 지난 27일(이하 현지시간) “알파고의 다음 상대는 지난 10여 년 동안 세계 최고의 기사로 인정받는 이세돌 9단”이라며 오는 3월 서울에서 대국이 열린다고 밝혔다.
이세돌 9단과 승부를 펼치는 알파고는 영국의 인공지능 개발사인 ‘구글 딥마인드(2011년 창립해 2014년 구글에 인수됐다)’가 개발한 인공지능 바둑 프로그램이다.
앞서 알파고는 유럽 바둑 챔피언에 올랐던 중국계 프로기사 판후이와 5번기에서 5승 무패로 승리한 바 있다.
인공지능 프로그램이 치수(置數·바둑을 둘 때 실력이 약한 쪽이 미리 접히고 두는 돌의 개수) 즉 핸디캡 없이 인간 프로기사와 정식으로 대국해 이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체스는 인공지능 컴퓨터가 사람과의 대결에서 이긴 적이 있지만 바둑은 탐색 공간이 광범위하고 수 한 수의 위치나 움직임을 평가하기가 어려워 인공지능이 프로를 상대하는 것은 풀리지 않은 숙제로 남겨져 있다.
이에 관해 영국 바둑협회는 “인공지능의 발전에서 가장 위대한 도전 중의 한 분야에서 이룬 주요한 진전”이라고 평가했다.
구글 딥마인드는 이세돌 9단과의 대국 일정은 오는 2월 말 확정한다고 밝혔다. 이세돌 9단이 오는 3월 2일부터 중국에서 열리는 농심 신라면배 세계 바둑왕전에 출격하기 때문에 그 이후로 조정될 전망이다.
이에 이세돌 9단은 네이처지를 통해 “인간 프로기사에게 대등하게 도전하는 컴퓨터와 대국하게 돼 영광”이며 “결과에 관계없이 바둑 역사에 의미 있는 행사가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했다.
또 그는 “구글 딥마인드의 인공지능이 놀라울 정도로 강하며 점점 강해지고 있다고 들었지만 나는 최소한 이번 대국에서는 이길 것이라고 자신한다”고 당찬 자신감을 보였다.
이세돌 9단은 부와 명예가 모두 걸린 대국으로 이번 대결 결과에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상금 100만 달러(약 12억 원)을 두고 펼쳐지는 이번 대결은 알파고가 이기면 상금은 자선단체 기부금으로 쓰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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