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은 생일날 대북 확성기 재개
2016-01-08 오유진 기자
[일요서울 | 오유진 기자] 북한이 4차 핵 실험을 강행한 가운데 군 당국이 8일 부터 대북 확성기 방송을 전면적으로 재개하는 등 대응 조치에 나서 그 결과에 귀추가 주목된다.
군 당국은 북한의 4차 핵 실험에 대한 대응조치로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생일인 8일 12시 최전방 부대 11곳에서 약 4개월 만에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재개한다고 밝혔다.
이에 관해 군의 한 관계자는 “이번에도 대북 확성기는 작년 8월과 같이 심리전 FM 방송인 ‘자유의소리’를 그대로 방송할 것”이며 “내용도 당시와 비슷하다고 보면 된다”고 전했다.
앞서 군 당국은 지난해 8월 목함지뢰 도발에 따른 대응조치로 확성기 방송을 재개한 바 있다.
하지만 확성기 방송은 지난 8월 남북 고위 당국자 접촉의 8.25 합의에 따라 재개 15일 만에 중단했다.
당시 북한은 확성기 방송을 재개하자 인민군 전선사령부의 공개 경고장을 통해 “중단하지 않으면 무차별 타격하겠다”고 반박한 바 있다.
이에 이번 대북 확성기 재개 시 군 당국은 북한의 추가 도발 가능성과 군사 행동에 대비해 확성기 주변에 북한군 공격에 즉각 반격할 수 있는 화력을 배치하는 등 대비태세를 유지한다는 계획이다.
대북 확성기 내용으로는 인권 탄압 등 북한 실상을 고발하는 목소리와 김정은 체제를 비판하는 내용이 다수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해 8월에 이뤄진 확성기 방송은 김 제 1위원장이 집권 이후 한 번도 외국 방문을 하지 못했다는 점을 꼬집고 북한 사회의 실상과 대조되는 한국의 발전상을 홍보하는 것도 비중 있게 다루며 한국 사회의 자유와 개방성을 보여줌으로써 시대에 뒤처진 북한의 현실을 부각한다고 전해졌다.
또 남북한 사회를 모두 경험한 탈북자들이 출연해 북한 사회의 실상과 한국의 발전상을 직접 비교함으로써 설득력을 더했으며 이번 확성기 방송에도 탈북자들이 대북 확성기 방송에 등장할 것으로 알려졌다.
대북 확성기 방송에는 정치·시사뿐만 아니라 ‘엔터테인먼트’도 포함된다. 지난해 8월 이루어진 방송에는 노사연의 ‘만남’을 비롯한 1990년대 가요와 함께 아이유의 ‘마음’, 소녀시대의 ‘소원을 말해봐’, 빅뱅의 ‘뱅뱅뱅’ 등 최신가요도 내보낸 바 있다.
군의 관계자는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확인해 줄 수 없다”며 “대북 확성기 방송이라고 해서 북한 체제 비판에만 집중하는 것은 아니다. 다양한 연성 콘텐츠를 편성해 심리전 효과를 극대화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북 확성기는 출력을 최대로 높이면 야간에 약 24km, 주간에는 10여 km 떨어진 곳에서도 방송 내용을 정확하게 들을 수 있다고 전해졌고 이번에는 새로 도입된 신형 이동식 확성기 3대도 가동할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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