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공습대비, 2016 KBO리그 특명…‘흥행주’를 찾아라
유효한 ‘마리 한화’ 카드와 ‘엘롯기 동맹’ 부활이 리그 흥행에 절실
지난해 KBO리그 762만 명 돌파 최고흥행…2016리그 800만 도래
유효한 ‘마리 한화’ 카드와 ‘엘롯기 동맹’ 부활이 리그 흥행에 절실
2000년대 초 박찬호가 메이저리그를 호령하던 시절 국내 프로야구는 흥행참패를 면치 못하며 MLB돌풍에 속수무책이었다. 실제 박찬호가 한창 주가를 올리던 시기인 1997년부터 2002년까지 국내 프로야구의 시즌 평균 관중은 이전보다 약 140만 명이 준 294만 명에 불과할 정도로 큰 타격을 입었다.
이후 한국야구위원회(KBO)는 흥행열기를 다시 지피며 지난해 762만2494명을 기록해 역대 최다 기록을 갱신했다. 관계자들은 2016시즌에는 800만 명을 돌파할 것이라는 조심스런 관측을 내놓고 있다.
MLB태풍,
흥행악재로 급부상
우선 추신수, 류현진, 강정호로 구축된 코리안 메이저리거들의 맹활약이 예고되고 박병호와 김현수도 가세한다. 지난 시즌 후반기 되살아난 추신수는 2016시즌 더욱 단단한 타격감을 선보일 것으로 보여 ‘추추트레인’의 열풍을 다시금 실감케 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지난 시즌 부상으로 제대로 뛰지 못한 류현진이 복귀 채비를 마쳐 LA다저스에서 2~3선발 자리를 꿰찰지가 관심사로 떠올랐다.
또 지난 시즌 물오른 타격감으로 루키 시즌을 보낸 강정호가 부상 후 복귀를 서두르고 있어 그의 메이저리그 2년차 도전기에도 팬들의 눈길이 쏠리고 있다.
메이저리거의 돌풍은 이쯤에서 끝나지 않는다. 미국입성에 성공한 박병호와 김현수가 가세하면서 그 열기를 뜨겁게 하고 있다.
우선 KBO리그에서 5년 연속 홈런왕을 지낸 박병호가 미네소타 트윈스에서 어떤 활약을 펼칠지 현지 언론들의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
뒤늦게 합류한 김현수도 높은 출루율과 정확한 타격능력, 내구성을 주목받고 있다. 이처럼 코리안 메이저리거 라인업이 확장되면서 야구팬들의 관심은 MLB로 쏠릴 수밖에 없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2016시즌도 ‘마리 한화’ 약발
이에 대해 각 구단들은 흥행요인을 발굴하기 위해 고심 중이다. 당장 지난 시즌 흥행을 주도했던 한화 이글스의 김성근 감독과 한화의 상위권 도약정도가 유효한 카드로 남아 있지만 그것만으로는 다소 부족하다는 의견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2015시즌 김성근 감독의 부임으로 주목을 받았던 한화는 수많은 명승부와 화제를 이끌어내 팀을 전국구 구단으로 성장시켰다. 특히 김성근 식의 ‘올인’ 야구는 그간의 무기력한 모습을 떨쳐내고 선수들의 눈빛마저 바꾸는 등 중독성을 발휘했다.
이에 팬들은 열광했고 ‘마리 한화’라는 수식어까지 등장했다. 아쉬운 결말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유효한 카드임을 입증하고 있다.
여기에 한화는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전력 보강에 191억 원이라는 큰돈을 투자해 팬들의 기대감을 높였다. 지난 시즌 약점으로 드러난 불안한 선발을 극복하기 위해 마운드에 집중투자하면서 달라진 한화를 예고하고 있다.
우여곡절로 한해를 보냈던 롯데 자이언츠도 안정을 찾아감과 동시에 이번 겨울 전력을 대폭 강화해 2016시즌 우승팀으로 꼽히고 있다. 또 흥행주로도 손색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롯데는 손승락과 윤길현을 영입, 고질적 약점인 불펜을 강화했고 건재한 선발과 강력한 타선을 갖추면서 우승에 대한 기대감을 더했다.
롯데와 더불어 LG 트윈스, KIA 타이거즈로 이어지는 ‘엘롯기 동맹’의 부활도 2016시즌 흥행의 승패를 좌우할 것으로 보여 절실한 상황이다.
LG와 KIA는 스토브리그에서 큰 두각을 나타내진 않았지만 저마다의 필요한 전력을 보강했다는 평가다.
LG는 포수 정상호를 데려와 마운드와 포수진 동시 안정을 노리고 있다. 세대 교체중인 팀 내 분위기를 감안해 일단 마운드를 안정시켜 놓고 레이스를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KIA는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서 별 소득이 없었지만 실력파 외국인 투수들을 영입하면서 마운드 강화에 성공했다. 헥터 노에시와 지크 스프루일 등 에이스급 투수를 데려와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올해부터 새롭게 개장하는 새 야구장도 흥행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새 야구장의 주인인 삼성과 넥센의 전력이 크게 감소했다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선수육성 근본적 대안 부각
구단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근본적인 문제 해결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다. 야구는 팀의 전력과 전략으로 승패를 좌우하지만 대중들에게 스타선수들의 존재감은 흥행성적을 뒤바꿀 수 있다.
특히 2016 시즌처럼 스타선수들이 대거 해외 빅 리그에 진출하면서 야구팬들의 눈을 국내리그로 돌려놓기에는 역부족이다. 또 앞으로 리그의 질이 높아지는 만큼 선수들 역시 속속 해외진출을 노릴 것으로 보여 리그발전에 따른 역효과 역시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일본 프로야구처럼 지속적인 스타선수 발굴이 뒷받침 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일본의 경우 노모 히데오 등 1세대 메이저리거들의 성공 이후 끊임없이 스타선수들의 유출이 이뤄졌다. 하지만 일본 프로야구는 자생력을 갖고 새로운 스타선수들을 발굴하면서 국내 팬들을 사로잡았다. 그 예가 프리미어 12에서 인상 깊은 투구를 펼친 오타니 쇼헤이다.
허구연 KBO 야구발전위원장은 “(스타급 선수 유출을) 무서워할 필요는 없지만 전반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면서 “현재 많은 구단들은 야구와 관련 없는 이들이 사장 및 단장으로 부임해 활동을 하고 있다. 전문적인 능력을 갖출 만하면 구단의 수장들이 그룹으로부터 인사 조치를 당한다. 구단주 중심의 프로야구가 아닌 전문가 중심의 리그 환경으로 바꿔야 한다. 그래야 구단의 철학이 바뀌고 자생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질 수 있다”고 꼬집었다.
다만 허 위원장은 KBO리그가 자체적으로 버틸 수 있는 힘이 있다고 긍정적인 평가도 내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리그의 발전에 맞춘 구단과 야구계의 유망주 발굴 및 체계적인 선수육성을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데에 전문가들은 공감을 나타냈다. 판만 키우지 말고 체질적 변화를 모색해야 할 시점이라는 게 관계자들의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