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지호 ‘옛애인 자살’ 심경고백
2007-01-24 이정민
탤런트 오지호가 전 여자친구인 유흥업소 종업원 A씨의 자살에 대해 직접 입을 열었다. 오지호는 16일 오후 소속사인 스타제국의 미니홈피에 ‘오지호입니다’란 글을 통해 자살한 여성의 전남자친구가 자신임을 밝혔다.
오지호는 지난 12일 서울 강남의 고급 술집 종업원인 A씨가 탤런트로 성공한 남자친구 때문에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다 자살했다는 보도가 나오자 이후 이 여성의 남자친구로 지목돼 왔다. 오지호의 소속사는 이날 오전 ‘사실무근이며 법적대응하겠다’는 입장을 견지했으나 오후가 되자 결국 당사자인 오지호가 모든 관계를 인정하고 심경을 밝혔다.
오지호는 미니홈피에 “지금 이렇게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여전히 저는 그녀가 세상을 떠났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고 눈물만 흐른다”라고 서두를 적은 뒤 “너무 가슴이 아프고 슬픈데, 세상은 이런 저를 더욱 슬프게 하고 있다. 우리의 소중했던 시간이 의미를 잃고 왜곡되고 있다”라며 심경을 고백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이어 “그녀와 저에 대한 이야기가 기사로 쓰여지는 것을 봤다. 그리고 우리의 소중했던 시간이 그 기사에서는 의미를 잃고 왜곡됐다”며 “진심으로 그녀를 사랑했다. 그리고 우리는 헤어졌다. 그녀의 죽음은 저에게 너무나 큰 슬픔이다. 그런데 기사에서 저는 감정도 없이 그녀와 만나고 아무렇지 않게 떠난 것처럼 되어있다”라고 그간의 보도에 가슴앓이를 해 왔음을 밝혔다.
오지호는 “연예인이라는 신분 때문에 우리의 사이를 누군가에게 드러내기 힘들었다. 세상은 속였지만 제 사랑을 속인 것은 아니다. 시작할 때 아무 조건도 계산도 없었기에, 그녀가 몸담고 있는 직업에도 크게 개의치 않았다. 단지 사랑만이 보였다”며 “그녀와 사랑하면서 그만큼 아프고 괴로웠다. 저는 세상의 이목을 두려워하는 연예인이었고, 그녀는 자신의 직업을 떳떳이 말
할 수 없는 처지였다”라고 말을 이었다.
오지호는 이별의 과정에 대해서도 언론에 비춰진 것과 다르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에 대해 “저에게 배우로서 드디어 좋은 기회가 와서 한참 바쁘게 지내던 어느날 그녀는 제게 우리의 사랑을 감당하기 힘들다며 웃을 수 있을 때 헤어지자고 이별을 고했다”며 “이해할 수 있었지만 받아들이기는 힘들었던 이별의 순간에 저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그녀가 그동안 겪었던 고통, 또한 저의 남모를 고민을 우린 서로 너무나 잘 알고있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매니저를 통해 그녀의 흔적이 남한강에 뿌려졌다는 걸 알고, 오늘 새벽(16일) 그녀와 이별을 하기 위해 다녀왔다”며 “지난 1년, 그녀와 함께 한 시간과 추억들을 하나 하나 되새기며 왜 이렇게 떠나야 했을까 원망도 하고 묻기도 하면서 그렇게 시간을 보냈다”고도 밝혔다.
오지호는 자살한 전 여자친구에 대해 “내가 알고있는 그녀는 정말 열심히 생활하고 가족들에게 헌신하는 착실한 친구였다”고 설명하며 네티즌과 기자들에게 “단지 그녀의 직업만으로 그녀를 마음대로 재단하지 말아줬으면 한다”는 당부의 말을 덧붙였다.
그는 끝으로 “유가족과 그녀를 사랑했던 모든 이들에게 진심으로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는 글로 마무리했다.
오지호는 이날 사실 공개를 꺼리는 소속사를 설득해 A씨와 나눈 사랑과 그녀를 떠나 보낸 심경을 고백했다. 지난 12일께 A씨의 자살 사건이 세상에 알려졌을 때 오지호의 소속사 측은 A씨의 옛 애인이 오지호라는 소문에 대해 철저하게 부인으로 일관했다. 법적 조치도 불사하겠다는 강경 입장을 밝혀왔다.
그러나 오지호는 16일 오전 A씨의 유해가 뿌려진 남한강을 찾아 A씨와 나눈 사랑을 돌아본 뒤 심경을 밝히기로 결심하게 됐다.
오지호의 소속사 스타제국의 관계자는 “소속사 차원에선 끝까지 부인할 방침이었다. 그게 불필요한 오해에서 연기자를 보호하는 길이라 판단했다. 그러나 오지호가 당당히 밝히겠다는 뜻을 굽히지 않아 홈페이지를 통해 알리게 됐다”고 전했다.
오지호는 활동 스케줄을 전면 취소하고 칩거에 들어갔다. 오지호는 현재 매우 괴로워하며 주위와 연락을 끊고 있다. 소속사 차원에서도 연락을 하지 않고 조용하게 지낼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
오지호는 지난해 12월 방송된 MBC ‘환상의 커플’과 올해 초 개봉한 영화 ‘조폭 마누라3’의 활약 덕분에 최근 들어 오락 프로그램 섭외 1순위로 부각되는 등 각광을 받았다. 드라마와 영화 출연 섭외도 줄을 이었지만 옛 애인의 자살 파문에 휩싸이며 활동의 위기를 맞게 됐다.
오지호의 소속사 스타제국 측은 한동안 드라마 및 영화 출연작 물색을 중단할 예정이어서 오지호의 연예 활동 중단은 상당 기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스타제국 관계자는 “드라마든 영화든 좋은 작품을 찾아야겠지만 당분간 물색 자체를 안 할 생각이다. 빨라야 5,6월 이후에나 활동을 재개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한편, 오지호의 옛 애인 자살 파문 과정에는 A씨의 동료들인 여종업원들의 단합된 힘이 두드러지게 드러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들은 오지호의 소속사 대표를 만나 오지호의 입장을 밝힐 것을 요구하는 한편 주위 지인들에게도 이 사실을 알리는 등 A씨를 위한 행동에 힘을 모았다. 그 과정에서 A씨의 자살 과정에 왜곡돼 알려진 소식들이 바로 잡히는 효과로 이어지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