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의 장기’ 간 건강 주의보
2015-12-28 최새봄 기자
[일요서울 | 최새봄 기자] 연말이면 각종 송년회를 비롯한 회식과 모임 등 평소 술을 자제하던 사람들도 술자리가 늘어 건강에 적신호가 켜졌다. 과도한 음주는 생활의 리듬을 깨뜨리고 건강에도 이상이 생길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술은 적당량을 마실 때 즐거운 기분으로 대화를 하고 스트레스가 해소되는 등 긍정적인 면도 있지만 과도한 음주를 할 경우 다양한 병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이처럼 연말연시 잦은 술자리 뒤에 발생할 수 있는 질환과 건강을 지키면서 술로 인한 피해를 줄이는 방법에 대해 알아보자.
술을 자주 마시는 사람들은 음주로 인한 알코올성 간질환이 생길 위험이 크다. 간은 몸에 들어온 술을 해독하는 기능을 하기 때문에 많은 술을 마실 경우 간을 손상시켜 알코올성 간질환이 발생하게 된다. 알코올성 간질환 중 하나인 알코올성 지방간은 증상이 거의 나타나지 않고 피로감, 권태감 같은 일상적인 증상만 발생해 알아차리기 쉽지 않다. 때문에 평소 정기적인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알코올성 지방간 검사
만약 알코올성 지방간이 있는 사람이 술을 줄이지 않고 계속 마실 경우 약 30%가 알코올성 간염으로 악화될 수 있다. 알코올성 지방간은 금주를 할 경우 4~6주 이내에 정상으로 돌아오며 알코올성 간염도 거의 호전된다. 또 영양상태가 좋지 않으면 음주로 인한 간 손상이 더욱 심해질 수 있어 관리를 해야 한다.
만약 술 마신 다음날마다 목이 칼칼하고 가슴이 싸하게 아픈 통증이 나타날 경우 역류성 식도염을 의심할 수 있다. 식도와 위 사이에는 위액이 역류하지 못하도록 통로를 닫아주는 괄약근이 있다. 하지만 술을 마시면 해당 근육이 약화되고 위의 내용물과 위액이 역류해 식도에 염증을 유발할 수 있다. 이는 가슴 쓰림, 답답함, 속쓰림, 신트림, 목소리 변화, 목 내부의 이물감, 가슴 통증 등이 나타난다.
역류성 식도염을 예방하기 위해 과도한 음주를 피하는 것은 물론 기름진 음식, 술, 담배, 커피 등을 삼가는 것이 좋다. 만약 연말의 중요한 술자리로 음주를 피하기 어렵다면 술을 마신 후 구토를 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구토와 함께 나오는 음식들과 알코올, 위산 등이 식도로 역류할 경우 위에 손상을 입힐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이처럼 술자리에서 건강을 지키는 방법은 빈속에 술을 마시지 않아야 한다. 공복 시 술을 마실 경우 빨리 취하고 음주에 대한 충동이 더 강해진다. 음주 후에는 알코올이 뇌신경을 무뎌지게 해 안주를 많이 먹어도 포만감을 적게 느끼게 하므로 가능한 식사 후 술을 마셔야 한다.
안주는 높은 수분함량과 칼로리가 낮고 기름기가 적은 음식을 선택하는 것이 도움이 되며 맵고 짠 자극적인 음식은 음주량을 늘릴 수 있고 위에 부담을 주므로 피하는 것이 좋다.
음주는 이뇨작용을 유발하는데 물을 자주 마시면 체내 수분 부족을 막고 음주량도 줄일 수 있다. 물은 알코올의 분해 산물인 아세트알데하이드를 몸 밖으로 배출하는 역할을 해 숙취를 줄여준다.
충분한 수분·전해질 섭취
또 음주를 하다 보면 여러 가지 술을 섞어 마시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각각의 술에는 첨가물, 불순물 등이 있어 이러한 성분들이 섞이면 알코올 분해를 막거나 두통, 속쓰림 등 증상을 일으킬 수 있다. 특히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것과 달리 음주 후 술을 깨기 위해 커피를 마시거나 억지로 토하는 것은 좋지 않다. 기본적으로 수분 섭취를 충분히 해야 하며 전해질 성분이 많이 들어있는 과일주스, 이온음료와 숙취해소를 위해 헛개나무 열매 추출물, 아스파라긴산, 오리나무, 커큐민 등 성분이 함유된 보조 음료 등을 마시는 것이 도움이 된다. 반면 장시간 사우나, 과도한 운동은 탈수 증상을 심화시킬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연말연시에는 여러 사람과 만남을 통해 진솔한 대화와 더불어 기쁜 일들을 함께 나누기 위해 술자리를 많이 갖게 된다. 때문에 지나친 음주로 인한 피해를 줄여 즐거운 술자리를 갖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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