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탐/구] 인터넷은행은 시작…김남구 부회장

대 이은 공격적 M&A…한국투자금융지주 미래는

2015-12-28     박시은 기자

[일요서울|박시은 기자] 김남구 한국투자금융지주 부회장(사진 가운데)이 주목받고 있다. 최근 김 부회장은 23년 만에 정부의 은행 허가권이 나온 인터넷은행 사업권을 따냈다. 카카오뱅크 컨소시엄을 통해 은행과 증권의 시너지를 낼 통로를 확보한 것이다. 또 김 부회장은 대형 증권사를 향한 포부도 감추지 않고 있다. 이 같은 김 부회장의 행보는 그의 가족사로 더욱 이목이 집중된다. 공격적인 M&A로 유명한 김재철 동원그룹 회장이 바로 그의 아버지인 것이다.

카카오뱅크 통해 시너지 통로 확보
투자금융·상업금융 모두 아우를 것

김남구 한국투자금융지주 부회장은 인터넷전문은행을 통해 은행권으로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를 받은 카카오뱅크 컨소시엄을 통해 은행과 증권의 시너지를 낼 통로를 마련한 것이다.

카카오뱅크는 지난 11월 29일 인터넷 전문은행 사업 예비인가를 획득했다. 한국투자금융지주를 비롯한 카카오, 서울보증보험, 우정사업본부 등 11개사가 컨소시엄에 참여했다.

이 중 한국투자금융은 카카오뱅크 컨소시엄에서 금융서비스를 마련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한국투자금융은 5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은행법 개정으로 카카오가 지분을 늘리더라도 금융권 최대주주로 남는다.

이로써 김남구 부회장은 한국투자금융의 은행업계 진출이란 꿈을 이뤘다. 특히 정부가 23년 만에 내준 은행업 허가권을 따냈다는 점에서 더욱 시선을 모았다.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를 받은 후 한국투자금융은 “그동안 투자금융(IB)에서 두각을 나타냈는데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을 계기로 상업금융(CB)까지 아우르는 금융지주로 거듭나게 됐다”고 말했다.

한국투자금융은 카카오뱅크 고객에게 펀드와 주가연계증권(ELS) 등을 판매해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한다. 더 많은 고객과 접촉할 수 있는 채널을 확보했다는 면에서 긍정적인 전망을 예측하는 것이다.

업계 역시 다르지 않은 반응이다. 일본의 증권 중심 금융지주사인 다이와증권이 계열 인터넷전문은행과 증권사를 연계한 예금금리 우대와 자산운용 종합상담서비스 등으로 고객을 크게 늘린 사례가 있어 한국투자증권을 향한 기대감이 높다.

해외시장 공략 눈길

김남구 부회장은 대형 증권사를 향한 포부도 드러내고 있다. 김 부회장은 KDB대우증권 인수전에도 뛰어들며 거침없는 M&A 행보를 계속하고 있다.

이런 그의 행보는 김재철 동원그룹 회장이 아버지라는 점에서 더욱 이목을 집중시킨다. 공격적인 M&A의 행보가 ‘부전자전’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김 부회장은 김재철 동원그룹 회장의 장남으로 원양어선을 타고, 말단 사원으로 입사해 수년간 근무한 경력 등을 거쳐 지금의 자리에 올랐다. 금융·증권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것은 1991년 게이오대 대학원 졸업 뒤 동원증권에 몸 담으면서부터다. 이후 쭉 동양증권에서 근무하다 2004년 3월에는 동원증권 사장직에 올랐다.

김 부회장이 사장으로 오른 후 동원증권의 성장속도도 빨라졌다. 당시만 해도 동원증권은 증권업 선두업체가 아니었다. 그러나 2004년 예금보험공사가 최대주주로 있던 한국투자증권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면서부터 판도가 바뀌기 시작했다. 이는 김 부회장이 사장으로 취임한 지 4개월 만에 거둔 성과다.

동원증권은 2005년 2월 한국투자증권 인수 본계약 체결하고 그 해 5월 동원금융지주에서 한국투자금융지주로 사명을 변경했다. 이후 2011년 2월 김남구 사장은 한국투자금융지주 대표이사 부회장에 올랐다.

이 같은 그의 행보는 아버지인 김재철 동원그룹 회장의 행보와 많이 닮았다.

김 회장은 1982년 한신증권 인수를 위해 경쟁자였던 태평양화학과 미륭건설보다 더 높은 인수가격을 써 냈다. 금액면에서는 250만 원가량의 차이밖에 나지 않는다. 하지만 인수 추정가 70억 원에 비해 동원의 자본금이 20억 원밖에 되지 않았던 점을 고려해볼 때, 김 회장의 의지와 결단이 없이는 힘든 결정이었다. 이 결과 한신증권은 동원증권으로 거듭났고, 현재의 한국투자금융지주를 이루게 됐다.

대를 이은 공격적 행보는 김남구 부회장의 해외시장 공략에서도 나타난다.

한국투자금융지주는 해외 시작을 공략하는 국내 몇 안 되는 금융사로 불린다. 특히 국내 금융기관 중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시장에 가장 적극적으로 진출해 가시적 성과를 내고 있다.

이 밖에 영국 런던과, 홍콩 현지법인, 미국 뉴욕, 싱가포르, 중국 베이징에도 현지 법인 및 사무소를 두고 있다.

seun897@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