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 투자전략-많은 이벤트 속에서 눈에 띈 몇 가지
FOMC 경계·유가에 대한 관심 높아
산업용 원자재 가격 상승도 주목해봐야
여러 가지 복잡한 이슈들이 얽힌 가운데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되는 몇 가지 움직임들이 있다. 아직까지 추세적인 흐름을 단정하기는 힘들지만 주말 달러 인덱스가 하락했다는 점, BOJ 의 정책 결정 이후 엔화의 강세가 나타났다는 점, 그리고 유가의 하락과 상반되는 글로벌 주요 원자재 가격의 상승이 나타났다는 점 등이다. 이상의 모습들에 대해 조금 더 살펴보고자 한다.
먼저 최대 관심사였던 미 연준의 FOMC는 시장의 예상에 부합하는 결과를 도출하며 마무리됐다. 기준금리의 25bp 인상, 만기 도래 자산의 재투자, 중기적으로 완화적인 통화정책 스탠스 등이 확인되면서 달러의 추가적인 강세는 제한되고 있는(회의 당일 달러의 일시적 상승이 나타나긴 했지만 익일 하락)상황이다. 이와 함께 국내 증시도 하방 압력이 완화되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문제는 예상에 부합하는 우호적인 FOMC결과에도 불구하고 유가의 하락이 지속되면서 글로벌 증시의 반등 시도를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 증시는 쿼드러플 위칭데이에 따른 변동성 확대 여파가 있기는 했지만, 유가 하락이 영향을 미치며 -2% 내외의 급락을 보였다.
국내 증시가 FOMC이후 지수 반등이 나타나는 과정에서 당초 예상과는 다르게 대형주보다 중소형주의 수익률이 양호하게 나타났다는 점도 유가의 추가 하락에 따른 부담감이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볼 수 있는 모습이다. 시장에서 ‘기승전유가’라는 표현이 회자될 정도로 최근 유가 하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국제 유가를 제외하면 글로벌 주요 원자재들은 FOMC이후 반등 흐름을 보이고 있다는 점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지난 주 글로벌 경기 서프라이즈 지수의 상승탄력 둔화와 미국의 마킷 PMI 하락 등 수요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해석하기 어려운 지표들이 발표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원자재 가격은 대부분 상승했다.
원자재 가격들의 반등은 FOMC이후 달러의 강세에 대한 부담이 완화될 것에 대한 기대에서 기인하는 것으로 볼 수 있을 듯 하다. 원자재 가격은 글로벌 산업 수요를 반영한다는 측면에서 산업생산과 높은 상관관계를 형성하는데, 최근 CRB지수와 글로벌 산업 경기 간의 이격은 사상 최고 수준으로 벌어진 상황이다.
즉 산업 경기가 설명할 수 있는 수준 이상으로 원자재 가격의 하락이 진행되어 있다는 것인데, 공급 이슈가 부각된 유가의 급락을 제외 한다면, 결국 달러의 강세가 이와 같은 흐름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달러 강세 완화의 조짐이 나타난다는 것은 전반적인 원자재 가격의 하방 형성 과정이 진행될 가능성을 높여주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물론 유가에 대해서는 아직 경계심을 가질 필요가 있어 보인다. 기본적으로 수요 보다 공급 측면에 대한 우려가 자리잡고 있는 상황에서 유가의 공급 측면의 부담요인들이 지속적으로 출현하고 있는 상황인 만큼 당분간 관련 이슈들이 출현하는 과정에서 유가의 하방압력 확대와 이에 따른 변동성은 불가피할 것으로 상정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
다만 유가 역시도 전저점, 실질유가 등을 고려해 볼 때 상당히 낮은 수준까지 내려와 있으며, 기타 원자재 가격과 마찬가지로 달러 가치 상승이 유가의 하락 압력 중 한 가지로 작용해 왔다는 점, 이미 고점 수준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는 원유에 대한 숏포지션 등을 감안해 볼 때, 추가적인 하락에 대한 경계감은 형성될 수 있는 시점인 듯 하다.
공급 우려를 자극하는 이슈가 등장할 경우 추가적인 하락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고, 당장 빠른 반등은 어렵다고 전제하더라도 변동성을 수반한 저점 확인 과정의 진행 정도는 기대해 볼 수 있다는 판단이다.
한편 BOJ통화정책 회의의 결정과 이후의 반응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사전적으로 부진한 경제 지표의 영향으로 BOJ의 추가적인 정책 기대가 형성되며 엔화는 약세 움직임을 보였다. 회의 당일 BOJ가 시장이 기대치 않았던 ETF 매수, 보유 국채 만기연장 등의 정책을 발표하며 일시적으로 증시가 급등하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지만, 결론적으로 양적완화 규모 확대가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점과 ETF 매수 역시 은행들의 보유주식 매각에 대한 보완책의 성격이라는 점이 알려지면서 급락하는 모습을 나타냈다. 지난 18일 엔화/달러환율은 121.38엔으로 -0.96% 하락(엔화 가치 상승)마감했다.
여기서 유추해 볼 수 있는 한가지는 일본 증시는 여전히 엔화 약세에 대한 기대감이 강한 캐털리스트 중 하나로 작용하고 있다는 점과 정책 기대감이 이 엔화 약세를 좌우한다는 점이다. 일본 정부가 최근 추경을 발표하는 등 재정정책을 통한 경기 부양의지를 보인데다 이번 BOJ의 결정을 통해 상대적으로 통화정책에 있어서의 적극성은 떨어지는 모습들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은 엔화의 추가 약세 기대를 해소시킬 수 있는 이슈로 볼 수 있다.
이에 더해 이달에 있었던 ECB, FRB, BOJECB의 정책회의 결과들을 모두 고려해 볼 때, 달러의 추가적인 강세에 대한 우려는 일단 진정된 것으로 볼 수 있다는 판단이다. 월 초 진행 된 ECB 통화정책 회의 역시 BOJ와 마찬가지로 기대치에 못 미치는 정책 결정으로 증시에 실망감을 준 경험이 있다. 과거 시황 자료를 통해 언급했던 바와 같이 ECB의 12월 통화정책 결정은 경기 현황 보다는 인플레이션에 방점을 둔 것, 즉, 달러의 추가 강세를 제어하기 위한 판단인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번 BOJ의 통화정책 결정 역시 마찬가지 시각에서 해석이 가능 한 만큼, 결국 달러의 최 대 카운터파티 통화인 유로, 엔과 관련해 각 중앙은행이 시장의 기대치에 부합하지 못하는 정책 결정을 발표했다는 점은 달러 강세가 가져올 수 있는 부담요인들에 대한 이들의 우려 가 작지 않음을 방증한다는 판단이다.
또한 FRB 역시 점진적이고 신중한 통화 정책 스탠스를 강조 하면서 달러의 강세 추이를 경계하는 태도를 보였다는 점도 달러의 강세 진정을 기대해 볼 수 있게 만드는 요인이다. 결국 상대적으로 달러의 강세가 진행될 개연성이 약해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는 다시 앞서 언급했던 소재인 원자재 가격의 저점 형성 과정 진행을 기대하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지난 주말 미국 증시의 급락 여파가 단기 에 국내 증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 칠 수 있고, 시장의 관심사가 유가에 쏠려 있는 상황에서 공급 측 이슈와 관련된 유가의 변동성 확대의 소지가 남아있는 만큼 증시에 있어서도 당분간 변동성이 수반될 가능성은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기존에 지니고 있던 달러 강세에 대한 우려가 완화되고 있는 상황이고 이를 바탕으로 공급 측면의 새로운 이슈가 존재하지 않는 기타 원자재 가격이 움직임을 보였다는 점은 분명 참고할 가치가 있다. 그리고 현 시점에서 아직 구체적인 결과가 발표되지는 않았지만 주말 간 진행된 중국의 경제공작 회의에서 기존 과잉 공급 산업들과 관련된 구조조정 관련 이슈가 논의되었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 등을 감안하게 되면 철강금 속 업종에 관련된 관심은 여전히 가져 볼만한 시점이라는 판단이다.
<정리-강휘호 기자>
<자료-조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