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필리핀 교민 피살사건, 청부살인일 수도"
2015-12-25 장휘경 기자
[일요서울|장휘경 기자] 지난 20일 한국 교민 피살사건 조사를 위해 필리핀에 파견됐던 경찰이 용의자가 이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차량을 특정했다.
25일 경찰청에 따르면 필리핀에 파견된 수사 전문가 4명이 사건 현장에서 약 4㎞ 떨어진 고속도로 폐쇄회로(CC)TV에서 흰색 SUV 차량을 용의차량으로 특정, 현지 경찰에 알렸다.
더불어 범행에 사용된 총기가 미등록 불법제작 총기임을 밝혀내고 사건 현장에서 필리핀 경찰이 발견하지 못한 탄피 2개와 실탄 1개를 추가로 확보했다.
경찰은 “사건이 공사현장 임시 숙소에서 발생한 만큼 단순 강도가 아닌 불특정인에 의한 청부살인일 가능성도 있음을 필리핀 경찰에 알렸다”고 밝혔다.
이어 경찰은 “한국인 사업가 조모(57)씨가 20일 오전 1시30분께(현지시간) 필리핀 바탕가스 주 말바르 시 건설현장 기숙사에서 4인조 괴한의 총격을 받고 사망했다”며 “괴한들은 흰색 SUV 차를 타고 기숙사를 침입했고 이 중 2명은 소음기가 달린 권총, 다른 한 명은 22구경 소총을 들고 있었다”고 전했다.
이들 중 한 명은 침실로 들어가 조씨의 입을 막고 제압했다. 이후 집에 있는 끈으로 가정부를 비롯한 세 명의 손발을 묶고 돈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용의자들은 피해자들이 1만 페소(한화 25만원 상당)를 건네주자 다시 기숙사 내부를 뒤진 뒤 전기밥솥 등을 가져갔고 잠시 후 1명이 다시 들어와 45구경 권총으로 조씨의 팔과 가슴 등에 6발을 발사했다. 4발은 조씨의 몸을 관통했고 2발은 시신에 남아있었다.
경찰 관계자는 “필리핀 경찰은 애초 단순 강도살인이라고 했으나 파견팀이 청부살인 가능성도 있다고 조언해 모든 가능성을 열고 수사할 수 있도록 관련 자료를 다 넘겨주고 왔다”면서도 “청부살인 가능성이 크다는 것은 아니다. 용의자를 검거해야 사건이 규명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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