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비 인터뷰] 길해연ㆍ윤다경ㆍ안지혜가 그려낸 현실을 바라보는 세 가지 시선
영화 '인 허 플레이스' 주연배우 인터뷰
2015-12-21 김종현 기자
영화 ‘인 허 플레이스’는 시골 농장에 살고 있는 임신한 10대 소녀와 엄마 그리고 그들을 찾아온 한 여성의 비밀스런 이야기로 시작된다.
모든 걸 갖췄지만 아이만은 갖지 못한 도시여자는 소녀의 아이를 비밀 입양하려 하고 소녀의 엄마는 새로운 인생을 꿈꾸며 기묘한 동거가 시작된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파국으로 치닫게 되면서 세 여자의 각기 다른 시각을 담아냈다.
‘인 허 플레이스’에서 미묘한 시선을 선보인 세 주인공 길해연, 윤다경, 안지혜는 지난 14일 서울 중구 퇴계로 한 카페에서 [일요서울]을 만나 개봉 소감을 전하며 작품과 알버트 신 감독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도시여자를 맡은 윤다경은 “상황이 단순했다. 시각에 따라서 관계가 바뀌어가는 모습을 현장에서 만들어갔다”며 “여백이 많았기 때문에 그런 작업에 대해서 궁금했었다”고 말했다.
이번 작품으로 장편영화에 첫 도전한 안지혜는 “미완의 상태에서 봤거든요. 그래서 시나리오에 대해 여백이 많은 상태였는데 영화에 대해 가진 생각이 너무 좋았고 성심성의껏 설명해 주시는 것도 감사했다”며 “의견도 물어보고 자유롭게 소통할 수 있었던 신 감독님과 꼭 하고 싶다”며 팬클럽을 자처했다.
특히 신 감독의 새롭고 과감한 연출법으로 인해 세 배우 모두 진정성 있고 미묘한 상황을 자연스럽게 이끌어냈다고 전했다.
길해연은 “연극에서 공동 창작을 많이 했었다. 즉흥적으로 해나가는 것은 감독이 원하는 목표를 정해놓고 가는 것이 아니어서 배우들이 역할로 들어가야 연기를 할 수 있다”며 신 감독은 조금이라도 과장되는 것을 철저히 배제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작품에 대해 소감을 묻자 이들 모두 알버트 신이라는 기대되는 감독이 한국에 와서 처음 찍은 영화를 통해 어떤 이야기를 건네는 지를 봐달라며 한 목소리를 냈다.
안지혜는 “선악 구분이라든가 분명한 기준 자체를 영화가 제시하지 않는다. 세 여자의 입장이 중립적으로 드러났다”며 “이렇게 했으면 어땠을까 가정하면서 관객들마다 다양하게 생각할 수 있는 여지가 많다고 생각한다. 각자 생각대로 봐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윤다경은 “신념이라는 거, 모두가 잘 살려고 노력하잖아요. 신념이라는 부분에 있어서 스스로의 삶을 잘 살기는 하지만 다른 사람도 그렇게 살고 있다는 것을 한번쯤 돌아봐줄 수 있는 시선, 방향 전환을 통해서 모두가 소통이 될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길해연은 “(작품 특성상) 많은 분들이 보시기는 힘든 여건이다. 어떤 이야기를 담담하게 만들어가는 방식과 같이 담담하게 서로를 바라볼 수 있는 영화다. 작품을 관객들에게 강요하지는 않는다. 관객들이 느끼는 대로 즐기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한편 2016년 계획에 대해 묻자 우선 길해연은 “제 나이또래가 영화에서 맡을 배역이 별로 없다”면서도 “다행히 간간히 찍은 것들, 허정우 감독, 원신영 감독 등 좋은 감독들과 함께 해서 그들의 영화가 기대된다. 연극은 오랫동안 해왔는데 숙명처럼 끌고 가야 하는 것이고 재미난 작업이 나타나면 달려가서 할 것”이라며 연기 열정을 드러냈다. 그는 또 “공중파 당연히 해야죠”라고 강조하며 “저는 역할, 연기 하는 것 자체가 즐겁다. 매체의 차이를 떠나서 연기 자체에 신난다”고 즐겁게 사는 에너지를 전했다.
윤다경은 우선 “올해 찍었던 ‘해빙’, ‘나를 잊지 말아요’ 등 개봉 앞둔 거 봐야 한다”면서 “모르죠. 항상 알 수 없다. ‘인 허 플레이스’를 통해 인터뷰 할줄 몰랐다. 알 수 없음에 몸을 던져 새 작품을 기다리겠다”며 새해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막내인 안지혜는 “작업하는 방식 자체도 그렇고 감독님의 생각, 연기했던 기억들 모두 특별한 추억으로 남아 있어 기쁘다”며 “계획보다는 바람이 맞는 것 같다. 앞으로 연기자로서 좋은 작품에 참여하고 싶은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그는 특히 “관계자 분들 연락 주세요”라고 덧붙여 웃음을 전했다.
todida@ilyoseoul.co.kr
<사진=송승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