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률 쑥 덩달아 안티도 쑥

2007-04-19     이정민 
‘미수다’, 네티즌에 연일 뭇매

주한 외국인 여성들을 등장시켜 화제를 모으고 있는 KBS2 ‘미녀들의 수다’가 연일 시청자들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최근에는 인기 출연자인 일본인 사오리 장(Saori Chang)이 실제로 한국 이중 국적자임이 밝혀져 논란을 예고하고 있다.

일본인 유학생으로 소개된 사오리는 깜찍한 외모와 솔직한 발언으로 인기를 모았으나 ‘장은주’라는 한국식 이름으로 미니홈피를 운영하는 등 ‘한국인이 아니냐’는 의혹을 받아왔다.

실제 사오리는 어머니가 한국계인 재일교포로 일본 국적을 소지하고 있기는 하지만 한국 국적 역시 함께 갖고 있는 이중국적자다. 제작진은 처음부터 이를 알고도 일본인으로만 사오리를 소개했다.

그간 꾸준히 국적 문제를 제기해 온 네티즌들은 “외국인만 출연하는 ‘미녀들의 수다’에 한국계도 아니고 한국인 국적 소지자가 출연하는 게 말이 되느냐”, “완전 한국인이 아니냐”고 홈페이지 등을 통해 지적을 남겼다.

‘미녀들의 수다’의 이기원 PD는 “어머니 쪽이 한국인이어서 한국 국적을 지니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며 “국적만이 한국일 뿐 일본에서 나고 자라 한국에 유학온 사실상의 일본인이 아닌가. 일본인으로 소개하는데 무리가 없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귀여운 외모와 솔직한 발언으로 인기를 모으고 있는 사오리 장은 최근 한국인의 식습관에 대해 부적절한 언어로 묘사해 여론의 뭇매를 맞기도
했다. 그러나 이 역시 악의적이기보다 부족한 한국어 실력 때문에 벌어진 일이라는 게 프로그램 관계자들의 판단.

이번 국적 논란은 이같이 사오리의 발언으로 인한 ‘미운털’ 때문이라는 지적이 지배적이다. 사오리는 실제로 방송에서 스스로 자신이 교포라고 말한 적도 있기 때문에 국적 논란이 새삼스러울 것도 없다는 지적이다. 또 다른 나라가 아닌 일본인이라는 점 역시 사오리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
을 쌓는 요소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있다.

사오리의 발언에 대해 MC인 남희석은 프로그램 게시판에 “표현력이 부족해 생긴 일”이라고 해명했다.

남희석은 지난 8일 ‘미녀들의 수다’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싸이월드나 홈페이지에서 비난을 받게 될 것을 두려워해서 한국인 관련 단점 같은 것(주제)은 회의는 하는데 막상 녹화에 들어가기 전에 와서 ‘오빠, 그 이야기는 안하는 게 좋겠어요’라며 묻지 말아달라고 부탁하는 일이 종종 있다”고 털어놨다.

앞서 남희석은 이날 방송된 ‘미녀들의 수다’에서 일본인 출연자 사오리가 일본에서는 한국과 달리 그릇을 손에 들고 밥을 먹는다며 바닥에 두고 밥을 먹으면 ‘개가 밥 먹는다’고 한다고 말했다가 논란을 빚자 직접 해명에 나서기도 했다.

그는 “(게시판을 보면) 우리 팀과 제가 귀담아 들어야 할 좋은 이야기도 있고, 응원 글이 간혹 있을 때는 감격스럽기까지 하다”며 “그러나 어떤 한 가지를 서로 이야기하다 비난이 되고 심지어 국가간의 감정 이야기로 발전하더니 민족의 상처 이야기까지 가게 된다”고 전했다.

이어 출연자들이 성 상품화 관련 이야기를 하다 멈칫했다는 촬영장 에피소드를 전하며 “평소 이야기할 때는 시원하게 되는 이야기도 자칫 네티즌에게 두들겨 맞을까봐 못하게 되는 경우가 있다”며 “물론 대다수의 네티즌은 이건 옳다 아니다를 알아듣기 좋게 지적해 주시지만 욕부터 하고
보는 분들이 간혹 있다”고 말했다.

자신 역시 한국인의 비위를 건드리면 마찬가지로 기분이 나쁘다는 남희석은 “너무 무서워서 한국 사람 나쁜 이야기는 못하겠다는 우리 출연자의 하소연이 왜일까 생각해 보기도 한다”며 “그러나 언제까지 외국인들이 한국 김치와 불고기 찬양, 정이 많은 국민, 월드컵 응원 최고 등의 이야기
만 해야 할까 싶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