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훈국제중 대형교회에 매각…‘100억 뒷돈’ 거래 의혹
[일요서울 | 송승환 기자] 영훈학원의 매각대상자로 서울의 한 대형교회가 선정됐다. 서울시교육청 등에 따르면 영훈학원 이사회는 지난 10월 경영의향자 공모에 지원한 세 곳 가운데 재정 기여방안 등에서 점수를 높게 받은 강동구의 한 대형교회를 매각대상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영훈학원은 영훈초등학교와 영훈국제중학교, 영훈고등학교를 운영하는 학교법인이다. 영훈학원은 임시이사의 임기가 만료됨에 따라 경영의향자 공모를 진행했다.
그러나 최근 영훈학원과 선정된 교회 사이에 계약서에는 명시돼 있지 않은 뒷돈 100억원을 주고받기로 한 ‘이면계약’이 있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 10월 29일 열린 ‘영훈학원 정상화 추진위원회’에 참석한 한 관계자는 최근 “교회 쪽 참석자가 경영계획에 대한 브리핑을 하면서 ‘재단 설립자 쪽과 협상을 해야 하기 때문에 따로 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위원들이 ‘그게 얼마냐’고 묻자 ‘100억 원’이라고 답했다”고 전했다.
100억 원을 건네기로 했다는 재단 설립자는 김하주(80) 전 이사장으로, 김 전 이사장은 영훈학원을 설립한 고(故) 김영훈 씨의 아들이다.
김 전 이사장에게 별도로 100억 원을 건네기로 했다는 내용은 계약서에 없었다. 본지는 11일 이면계약 의혹에 대한 교회 입장을 듣기 위해 J모 사무국장에게 연락했으나 답변이 오지 않았다. 또한 교회가 제출한 경영의향서의 재정 출연 계획이 학교 정상화를 위해 필요한 기준에 턱없이 미달하는 것으로 나타나 논란이 가중되고 있다.
‘경영의향자 접수 현황’ 자료를 보면, 교회는 운영 중인 어린이집을 담보로 수익용 기본재산 25억 원을 출연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영훈학원이 보유하고 있는 수익용 기본재산은 29억134만 원으로, 법적으로 갖춰야 하는 수익용 기본재산 기준액(95억5985만 원)의 30.3%에 그친다. 교회가 25억 원을 출연해도 법이 정한 기준액의 50%를 겨우 넘는 수준인 것이다.
영훈학원의 최종 매각 여부는 오는 12월 23일 열리는 교육부 산하 사학분쟁조직위원회(사분위)에서 결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