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호’ 최민식, “연기하기 참 힘들었다”
2015-12-09 오유진 기자
[일요서울 | 오유진 기자] 100% CG로 만들어진 호랑이를 연출해 화제를 모은 영화 ‘대호’의 출연진과 감독이 언론시사회를 갖고 관객들을 만날 준비를 마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영화 ‘대호’ 언론시사회는 지난 8일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 열렸다. 영화 상영 직후 진행된 기자간담회에 박훈정 감독, 배우 최민식, 정만식, 김상호, 정석원, 성유빈 등이 참석했다.
영화 ‘명량’을 통해 많은 관객을 불러 모은 최민식은 이번 작품에서 조선 최고의 명포수로 이름을 떨쳤던 ‘천만덕’으로 명품 연기를 선사할 예정이다.
이날 주연배우 최민식은 “일단 주인공 김대호 씨(극 중 호랑이를 지칭) 연기 잘하더만요”라고 말문을 열어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그는 “극 중 호랑이가 100% CG였는데 연기하기 참 힘들었다. 액션을 하면 리액션이 있어야 연기하기 편한데 그런 게 없어서 불편한 점이 있었다”고 고충을 먼저 전했다.
최민식은 이 영화를 선택한 이유에 대해 “이 영화를 선택한 이유는 시나리오가 너무 마음에 들어서다. 이 작품은 단순한 항일 영화가 아니다. 암흑의 시대를 베이스로 하고 있지만 그것에 치중한 게 아니라 그 시절 사람들이 산을 어떻게 대하고 자연을 어떻게 대했는지에 집중해 연기했다”고 밝혔다.
또 그는 “6개월 동안 배우들 상상 속에서 연기를 해야만 해서 참 답답했다. 처음에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 어느 정도 예상은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작품을 선택한 이유는 이 작품이 담고 있는 그 시절 사람들의 삶이 너무 아름다웠다. 자연에 대한 생각, 가치관 등이 요즘 시대에 절실하게 필요한 것이 아닌가 싶었다. 그래서 선택했다”고 답했다.
배우 정만식은 다양한 작품에서 악역뿐만 아니라 코믹 연기를 선보이는 등 선과 악을 두루 연기해 많은 사랑을 받고 있으며 ‘대호’를 통해 선 굵은 카리스마를 발산할 예정이다.
그는 영화 속 분장하고 나오는 것에 대해 “특수 분장팀이 해줬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빨라져서 잘 해줬다. 날씨가 더워져서 땀 때문에 떨어지는 경우는 있었는데 굉장히 얇게 돼서 불편함은 없었다”고 말했다.
정만식은 “다만 옆으로 한 시간 반 정도 누워있어야 해서 목이 안 좋았다. 몸이 굳어서 등을 지고 자니까 나중에 집사람이 의심하더라. 게다가 역할 때문에 대화를 잘 안 하려고 하고 단답형을 하고 그래서 다툼도 많았다”고 개인적인 고충을 토로했다.
그는 “그때가 신혼이었고 2세 걱정도 해야 했는데 그럴 틈을 안 줘서 부부 사이가 안 좋아질 뻔했다. 다행히 쫑파티 때 스틸 컷 보고 울면서 고생했다고 하더라. 그래서 옆에 계신 분들이 당황했었다. 다투기도 많이 했고 화해도 많이 했다”고 말해 웃지 못할 해프닝을 전했다.
박훈정 감독은 CG로 만들어진 영화 ‘대호’를 연출하면서 겪은 여러 가지 고충을 토로했다.
그는 “처음엔 호랑이를 구현하는 일이 엄두가 안 났다”며 “참고할 만한 자료도 없었고 해외 영화들 중에서도 100% CG로 동물을 만들어낸 사례가 많지 않았다”고 어려움을 밝혔다.
박 감독은 “맨땅에 헤딩하는 심정으로 호랑이를 구현했다”며 “기술적인 부분은 모두 CG 팀에게 맡기고 우리는 현장에서 할 수 있는 모든 걸 다했다. 동원할 수 있는 모든 기계도 다 동원하고 대한민국에서 할 수 있는 모든 걸 다했다”고 말했다.
극 중 최민식의 늦둥이 아들 ‘석’으로 환상의 호흡을 선보이며 웃음을 선서한 배우 성유빈 군에게도 많은 질문이 쏟아졌다.
성유빈은 역할에 대해 “시나리오를 처음 읽고서 제 나이대랑 잘 맞고 또래다 보니까 공감되는 면도 있어서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본을 연습하면서 읽을 때마다 역할에 조금씩 더 가까이 다가간 것 같다”며 소감을 전했다.
그는 “현장에서 스태프나 선배님들이 다 저한테 편하게 해주시고 특히 최민식 선배님은 아들처럼 대해주셔서 연기할 때 편했다. 영화 보고 나서 아쉬운 면도 있긴 한데 자연스럽게 한것같다”고 감사함을 내비췄다.
이에 최민식은 “유빈 군(극 중 최민식 아들 역)이 날이 갈수록 연기가 는다. 나중에 전직 아빠와 삼촌들도 외면하지 않고 챙겨줬으면 좋겠다”며 또 한번 웃음을 자아냈다.
성유빈은 “촬영에 눈이 많이 사용됐는데, 그 눈만큼 관객들이 많이 오셨으면 좋겠다”고 말해 다른 배우들의 감탄을 자아냈다.
한편 영화 ‘대호’는 일제 강점기 더 이상 총을 들지 않으려는 조선 최고의 명포수 천만덕(최민식 분)과 조선의 마지막 호랑이를 둘러싼 이야기를 다룬 작품으로 ‘신세계’를 연출한 박훈정 감독, 최민식, 정만식, 김상호, 오스기 렌, 정석원, 라미란, 김홍파, 우정국, 박인수 등 연기파 배우들이 출연했다. 오는 16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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