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박계 대권주자로 급부상할 수도”
최경환 여의도 귀환 임박
[일요서울 | 류제성 언론인]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의 ‘대통령 프렌들리’ 전략이 성공하려면 당내 친박계를 일부라도 우군으로 만들어야 한다. 그들이 박근혜 대통령의 생각을 읽고 김 대표를 차기 유일 주자로 인정해야 김무성 대권플랜의 골격이 짜인다. 하지만 여기에 변수가 있다. 친박계 대안으로 지목되는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여의도 정치 복귀가 임박한 까닭이다.
경북 경산-청도를 지역구로 둔 현역 국회의원인 최 부총리는 내년도 예산안 법정처리 시한(12월 2일)을 몇 시간 넘겨 마무리하는 데 성공했다. 따라서 현역 의원인 황우여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과 김희정 여성부 장관, 총선 출마가 유력한 정종섭 행정차지부 장관, 윤상직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함께 조만간 개각 대상에 포함될 전망이다.
그동안 최 부총리의 여의도 정치 복귀 후 역할은 크게 세 갈래로 분석됐다. 첫째 박 대통령이 물갈이에 크게 관심을 갖고 있는 TK 정치권의 구심점이다. 그가 내년 총선을 앞두고 박 대통령의 명을 받아 TK 물갈이의 선봉장이 될 것이란 관측이 많았다.
둘째는 친박계 전체를 이끌 좌장 역할이었다. 현재 서청원 최고위원이 친박계의 맏형 역할을 맡고 있지만 그동안 같은 상도동계 출신인 김 대표에게 사사건건 밀리는 모습을 보였다. 따라서 박 대통령의 돈독한 신임을 받고 있는 최 부총리가 복귀 후 그 자리를 대신해 친박계 결속에 나설 것으로 예상됐다.
나머지 세 번째는 ‘킹메이커 최경환’ 역할론이 거론됐다. 친박계 일각에서 간간이 불거졌던 ‘김무성 대항마 찾기’에 적극 나서 친박계의 힘으로 대대적인 지원을 할 것이란 시나리오였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나 황교안 국무총리, 오세훈 전 서울시장 등 구체적인 이름이 거론되기도 했다.
그러나 여권 내부 사정에 밝은 한 정치권 인사는 “최 부총리가 킹메이커를 뛰어넘어 직접 킹이 되기 위해 움직일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현재 친박계 대권주자가 없을 뿐 아니라 TK 주자도 없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대구·경북을 대표해 차기 대권에 도전할 인물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 유승민 전 원내대표가 각종 여론조사에서 차기 주자로 거론되지만 지지율이 미미한데다, 박 대통령으로부터 배척을 당한 상태여서 현실성이 부족하다. 박 대통령을 포함해 한국을 이끈 역대 대통령 11명 가운데 TK 출신이 5명(박정희·전두환·노태우·이명박·박근혜)이었다.
이 때문에 TK 민심은 이번에도 차기 대통령감을 키워야 한다는 쪽으로 쏠리고 있다. TK 정치권 일각에서 ‘최경환 대망론’이 나오는 이유다. 대구·경북 정치권의 한 인사는 “커리어 측면에서도 최 부총리가 김 대표에게 부족할 게 없다”고 말했다.
행정고시 출신으로 언론사 논설위원 등을 지낸 최 부총리는 3선 국회의원을 하는 동안 원내대표, 지식경제부 장관(이명박 정부) 등 요직을 두루 거쳤고 지금은 박근혜 정부 경제정책을 총괄하고 있다.
차기 대권주자감으로는 대중성이 약하고 카리스마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있지만 워낙 친박계에 뚜렷한 인물이 없어 그의 역할에 기대를 거는 사람들이 많다. 정치권에서는 홍문종 의원이 언급한 이원집정부 하에서의 ‘반기문 대통령-친박계 총리’ 조합이 ‘TK의 친박계 최경환 총리’를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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