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 띠 조여메는 '현대중공업'

사장단 급여 전액 반납 '위기 돌파 플랜 내놔...'

2015-11-26     이범희 기자

[일요서울 ㅣ산경팀] 현대중공업그룹 계열사 사장단이 현대중공업이 흑자 전환할 때까지 급여를 전액 반납하기로 결의했다. 임원과 부서장들도 10~50%를 반납한다.

신규시설 투자는 축소 또는 보류하고, 사내외 행사와 각종 연수프로그램도 잠정 중단하기로 했다.  전 계열사 사장과 임원 모두가 임금을 내놓기로 한 건 현대중공업 창사 이래 처음이다.

현대중공업그룹은 23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결의문을 내놓고 긴축경영 체제에 들어간다고 발표했다. 권오갑 현대중공업 사장은 취임 두 달 만인 2014년 11월부터 급여를 전액 반납하고 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지난 21일 긴급 사장단 회의, 23일 전 임원 회의를 잇따라 소집했다. 회의에서 최길선 회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비상경영위원회를 꾸리고 흑자를 실현할 때까지 긴축경영 체제에 들어가기로 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현대중공업 현대미포조선 현대삼호중공업 현대오일뱅크 하이투자증권 현대종합상사 등 6개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이번 조치로 실적이 양호한 계열사까지도 현대중공업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허리띠를 졸라매게 됐다

회사 측은 이번 조치로 급여 반납분 250억원을 포함, 경상비 및 시설투자비를 연간 5000억원 정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현대중공업그룹 관계자는 “급여를 다시 받게 되는 시기를 못 박지는 않았으나 내년 분기별, 혹은 연간 영업이익이 흑자로 돌아서는 등 분위기가 전환되면 긴축경영 체제를 해지하고 정상 급여를 지급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현대중공업은 최근 8분기 연속 적자를 내는 등 재무구조가 악화하고 있다. 지난해 9월 현대중공업 구원투수로 부임한 권 사장은 희망퇴직, 임원 감축, 조직 개편 등 선제적 구조조정을 추진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