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주간의 대한민국 뒤집어 보기

2011-10-24      기자
세계적 문화유산인 국보 제285호 ‘반구대 암각화’가 소실 위기에 처했다. 2000년 이후 훼손 속도가 두 배 빨라져 그 상태가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문화유산 보존대책이 시급히 마련되길 바라며 이번 주 이니셜로 쓸 수밖에 없는 뒷이야기를 들어보자.
[정리 : 김규리 기자]


A회장, 국내 장기 체류로 임원진 진땀

동일본대지진 이후 몇 달 째 B호텔에 머무르고 있는 B그룹 A총괄회장은 수시로 B백화점 본점을 돌아다닌다.

며칠 전에도 지하 식품관부터 꼭대기 식당층까지 두 시간에 걸쳐 꼼꼼하게 돌아보는 바람에 현장의 판매 직원들과 실무 직원들 사이에서 난리가 났다.

B백화점 관계자는 ‘며칠에 한 번씩은 꼭 백화점을 둘러보는 것 같다’고 전했다.

원래 한 달씩 한국과 일본에 교대로 머물던 A총괄회장이 몇 달째 한국에만 머무는 바람에 계열사 CEO들은 보고 때마다 진땀을 빼곤 한다.

특히 백화점과 마트의 경우 A총괄회장이 과거 수십 년 전 매출 수치까지 거의 정확하게 기억하고 있어 보고 중간에 수시로 질문하는 바람에 백화점 대표, 마트 대표 등은 보고 며칠 전부터 공부에 돌입한다.

한편, 총괄회장이 아직도 그룹 전반에 주도적인 영향을 미치는 반면, C회장의 역할도 조금씩은 커지고 있다.

한 관계자에 따르면 “C회장은 좀 더 선이 굵고 큼직큼직하게 경영을 하고자 하셔서 총괄회장의 꼼꼼한 스타일에 묻히는 면이 아직까지는 많이 있다”며 “절대 (직원을) 안 자른다는 B그룹의 스타일도 C회장이 주도하게 되면 조금씩 바뀔 것”이라고 전망했다.


D항공, 출입기자단 전쟁

D항공이 지난 6월 인천∼도쿄 및 인천∼홍콩노선에 취항한 A380 1호기에 이어 지난 달 중순에 인천∼뉴욕노선에 취항한 A380 2호기에 E일보 출입기자만 동승시켜 여타 언론사 출입 기자들이 벼르고 있다.

D항공은 세계 최대 여객기인 A380 취항에 큰 기대를 걸었으나 과도한 비즈니스석 배치 등으로 인천∼도쿄노선 등에서는 탑승률이 오히려 타 기종보다 떨어지는 등 별 재미를 못봤다.

이에 따라 본격적인 장거리노선인 인천∼뉴욕노선 취항에 앞서 분위기를 띄우는 차원에서 자사와 각별한 관계인 E일보 기자를 동승 취재하게 했다고.

이에 대해 D항공 관계자는 “우리가 먼저 동승 취재를 제안한 것이 아니라 지난 6월 시범비행 행사 때 참석했던 E일보 데스크에서 별도 요청을 해 동승 취재가 이뤄진 것”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상당수 출입기자들은 “D항공이 오너 간 친분관계로 E일보 종편에 참여한 것은 경영상 문제로 그렇다고 쳐도 회장 인터뷰 등 취재 부분에 있어서도 줄곧 친E일보적 행태를 보이고 있는 것은 참을 수 없다”며 벼르고 있는 상태다.


정유업계, 휘발유값 상승에 긴장

서울지역 보통 휘발유 가격이 사상 최고치인 2044.78원을 기록하면서 정유·주유업계는 화살이 또 자신들에게 돌아올까 봐 긴장하는 모습이다.

최근 지식경제부는 정유사의 브랜드를 따르지 않는 자가폴(무폴) 주유소 품질보증제도를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확대 시행하기로 한 것은 물론이고 유사석유 제품을 근절하기 위해 한국석유관리원에 준수사권을 부여하는 방안도 추진할 방침을 밝힌 상태다.

한 정유업계 관계자는 “더 쓸 카드가 없다. 이제 기름값을 잡으려면 유류세 인하밖에 없는데 정부가 책임을 정유 업체에 떠넘기고 있다”며 불평했다.

기름값은 날로 오르는데 정유사와 주유소 업계는 “할 만큼 했다”며 버티고 있고, 정부는 쓸 수 있는 압박 수단을 모두 동원하면서 팽팽하게 맞서는 상황이다.


금감원, 은행권 ‘배당잔치’ 제동

권혁세 금융감독원 원장이 올해 사상 최대의 이익을 거둘 것으로 예상되는 은행들에 대해 배당을 자제해달라고 권유해 눈길을 모았다.

세계 경제전망이 불투명한데다가 금융권의 부실이 증가할 가능성도 있어 은행들이 자체적인 손실·흡수 능력을 강화하기 위해선 내부유보금을 충분하게 적립할 필요성이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최근 월가의 탐욕을 비난하는 시민시위가 세계적으로 확산되는 것도 은행들의 배당잔치에 제동을 걸게 만드는 요인이다.


I홈쇼핑, 미국 시장 고전으로 철수까지 고려

지난 2009년 3월 국내 홈쇼핑 최초로 미국시장(LA)에 진출했던 I홈쇼핑이 현지 교민들을 대상으로 야심차게 영업을 시작했지만 배송에 대한 문화적 차이와 비싼 송출료 등으로 인해 기대만큼의 성과가 나오지 않자 영업전략 전면 수정에 착수했다.

I홈쇼핑은 국내 보다 20%가량 비싼 송출료를 지급하고 있지만 1시간 반에서 2시간 가량만 방송을 하다 보니 구매시간대가 급격히 부족, 가격대비 효율이 크게 떨어지고 또 국내와 달리 직접 매장에서 물건을 받아가는 시스템을 선호하는 문화적 차이에 배송에서도 많은 문제점을 노출했다.

이에 따라 LA를 벗어나 타 지역을 새롭게 모색하는 방법과 함께 미진한 부분을 보완하는 부분에 대한 대책마련을 고심 중이며 최악의 경우 철수까지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부동산정보업계, 고사 직전에 내몰린 내막

대형 포털업체들이 부동산 매물 정보시장에 뛰어들면서 부동산정보업계가 고사 직전에 내몰리고 있다.

대형 포털업체들이 뛰어든 분야가 부동산시장의 데이터 제공과 분석 자료를 생산해내는 부동산정보회사들의 주 수익원인 아파트 시세 제공과 함께 매물정보 관련 사업이기 때문이다.

현재 L, M 등 주요 포털업체가 시장의 50% 이상을 점유한 상태라고.

이에 부동산정보업체는 설자리를 잃고 구조조정의 칼바람에 내몰리고 있는 상황인데 부동산정보업계 2위 업체는 경영난속에 최근 주차설비 제조·시공회사에 매각됐고, 다른 업체는 인력 구조조정 속에 핵심인력의 이탈로 몸살을 앓았다.

현재 부동산정보제공시장은 연간 400억 원 수준으로, 나머지 6개 부동산정보업체가 포털업체들과 절반씩을 나눠 갖는 구조라고 알려졌다.


정부, 복권 너무 잘 팔려 고민

복권 판매가 넘쳐 정부가 고민하고 있다.

올해 복권 판매액이 한도액을 1000억 원 이상 초과한 2조 9000억 원을 넘길 것으로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복권은 사행산업으로 분류돼 한도액을 초과했을 때 그 금액만큼 다음해 판매 한도액에서 삭감하는 등의 징벌 조항이 있다.

로또, 연금복권 등 12종의 복권은 경마 등과 함께 국무총리실 소속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사감위)의 관리를 받고 있는데, 만약 사감위에서 징벌조항 이행을 권고할 경우 내년에 12종의 복권 중 일부를 폐지하거나 연금복권의 발행량을 줄여야 한다.

한편 올해 사행산업 판매 한도는 17조 8000억 원이고, 이 중 경마가 8조 원으로 가장 많고 다음이 복권(2조 8046억 원) 등이다.


국가정보원, ‘북한 성매매’ 보도자료 제공

지난 9일 오후부터 인터넷과 종이신문 등에 일제히 실린 북한 성 문란 관련 기사는 국가정보원이 제공한 자료라고 한 매체가 보도했다.

국정원은 지난 9일 통일부 기자단에 이 자료를 보내고 기자들은 국정원 제공이라고 밝히지 않는 조건으로 자료를 접수해 보도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런 사실이 통일부기자단을 통해 확인됐다는 것이다.

국정원이 북한 성 실태에 대한 자료를 언론에 넘긴 것은 북한 노동당 창당 기념일인 10월 10일을 하루 앞둔 시점으로 그 의도는 북한 흠집 내기로 추정된다고 전해진다.

국정원은 지난 7월 ‘북한 당국이 일반 주민을 대상으로 군량미를 걷고 있다’는 자료를 언론에 제공해 보도케 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당시에도 언론은 국정원이 자료를 제공한 사실은 보도치 않았다고 알려졌다.


F일보, 종편 12월 1일 개국 강행

F일보 종편인 G가 12월 1일 개국을 강행하면서 시험방송을 11월 1일부터 단 한 달만 할 계획이어서 방송가에서 ‘미친 거 아니냐’는 소리가 나오고 있다.

일반적으로 방송국이 개국하기 위해서는 못해도 최소 6개월 이상의 시험방송과 테스트가 필요하다는 게 통념인데 이를 과감히(?) 걷어낸 것이다.

H방송도 개국 당시 6개월 시험방송을 거쳤음에도 제대로 방송이 안 돼 욕을 먹으며 송출을 했는데, F일보는 한 달간 시험방송을 하고 곧바로 개국을 하겠다는 것.

한편, 업계에서는 이명박 정부가 종편사업자들에게 사실상 ‘모든 것’을 다 제공해 주기로 했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고.

힘 있는 언론사들의 생사여부가 달려있는 종편사업을 흐지부지하거나, 어설프게 했을 경우 사실상 정권몰락을 감수해야 하는 만큼 현 정부 내에서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개별 광고 활동과 미디어렙은 물론, 황금채널 배정까지 종편이 요구하는 것은 다 들어줄 것이라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J그룹, 금융계열사간 결속 강화

J그룹 금융계열사 간 결속력이 갈수록 강화되는 모습이다.

J생명은 그룹 지배구조의 한 축을 담당하면서 7개에 달하는 상장, 비상장 금융계열사를 지배하는 사실상의 중간지주회사 역할을 맡고 있다.

K회장의 출근 이후 금융 계열사 간 시너지를 높이기 위한 방안이 추진돼 왔다는 점에서 이번 J증권 유상증자 참여도 이 같은 맥락의 연장선으로 이해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자산운용을 끝으로 태평로에 함께 둥지를 튼 금융계열사들의 총자산은 214조 원에 달해 은행계열 금융 지주사들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는 평가인데, 최근에는 3년 만에 공동광고를 재개하며 이미지 제고에도 신경을 쓰는 모습임.

연말이 다가오면서 퇴직연금을 유치 경쟁이 치열해지자 J생명이 계열사 물량을 흡수하는 방법으로 빠르게 점유율을 늘려가는 점도 주목할 만한 대목이며, 여기에 내년 4월까지 J카드가 보유중인 지분을 매각하면 순환출자 고리가 끊어지면서 그룹 내에서 전자계열사와 함께 양축으로 발돋움 할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우윳값 인상 후 예상되는 후폭풍

N우유가 정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우유가격 인상을 확정하면서 하반기 국내 식품업계에 가격인상 파장이 불어 닥칠 전망이다.

후발 우유업체인 O, P사도 조만간 가격 인상을 단행할 전망이어서 우유를 원료로 사용하는 식품업계 발효유, 제과, 빙과 등의 추가 가격인상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먼저 식품업계는 우유 인상분에 대한 제품가격 인상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내부적으로 타진하는 상황인데, 우유가 많이 들어가는 빙과류, 유제품의 가격 인상이 뒤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커피전문점도 우유가격 인상에 따른 라떼 음료의 가격 인상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엿보는 단계고, 프랜차이즈 업계도 우유 가격 인상에 대한 영향과 그 폭에 대해 면밀한 검토를 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이 가장 우려하는 것은 정부의 물가 억제 정책. 자칫 정부기관에 밉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제때 가격을 인상하지 못하면 고스란히 불이익을 볼 수밖에 없어 일부 업계에서는 기존 우유가 들어가던 제품을 수입산 가루우유로 대체한다는 방안까지 검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