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대포에 쓰러진 농민 조롱한 일베 회원 검찰에 고발

2015-11-18     오유진 기자

 

[일요서울 | 오유진 기자] 우익 성향의 온라인 커뮤니티 일간 베스트(이하 일베) 회원이 지난 14일 열린 서울 도심 집회에서 경찰의 물 대포에 맞아 쓰러진 농민의 모습을 썰매에 비유하는 글을 올렸다가 검찰에 피소됐다.
 
전남 보성 농민회 소속 노 모(46) 씨는 지난 17ID ‘lu******’를 사용하는 일베 회원을 모욕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소했다고 변호인을 통해 밝혔다.
 
변호인에 따르면 노 씨는 집회 당시 보성 농민회 백남기(69)씨가 경찰의 물 대포를 맞고 쓰러지자 백씨를 구조했고 이 장면을 한 언론사가 촬영해 물 대포에 실신한 농민이라는 제목으로 보도했다.
 
일베 회원은 해당 사진을 게시판에 광화문 스키월드에서 난데없이 썰매를 신나게 끌어주고 있다. 친구들과 진한 우정을 나누는 모습이라는 내용으로 글을 게재했다.
 
농민단체들은 일베 사이트에 올라온 사진을 보고 "썰매를 타고 있다"는 등으로 비하한 온라인 커뮤니티 일베 회원들을 서울중앙지검에 모욕 혐의로 고소했다.
 
현재 해당 게시물은 논란이 일자 삭제됐다.
 
앞서 전남 보성 농민회 소속 농민 백 씨가 경찰버스를 밧줄로 끌어당기는 도중 물 대포에 맞아 의식불명에 빠졌다. 그는 현장에서 병원으로 이송돼 4시간여에 걸친 뇌 수술을 받았지만 생명이 위독한 상황이다.
 
한편 전국농민회총연맹(이하 전농)과 가톨릭농민회 소속 10여 명은 18일 오후 2시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을 통해 경찰의 시위 진압을 살인진압으로 규정하고 경찰 7명을 살인미수·경찰직무집행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고발 대상은 강신명 경찰청장을 비롯해 구은수 서울지방경찰청장, 살수차를 발포했거나 관리 책임을 지는 서울청 기동본부 제4기동단장·계장·중대장과 경찰 2명 등 모두 7명이다.
 
이에 대해 경찰은 이번 사고와 관련해 유감을 표명하면서 이로 인한 안전사고 발생 가능성에 대해선 뾰족한 대안이 없는 실정이다. 광화문광장 진출을 통해 청와대로 행진하려는 시위대를 막을 수 있는 방안은 살수차 외에 특별히 없다고 설명했다.
 
구 서울지청장은 지난 16일 서울 종로구 내자동 서울경찰청사에서 간담회를 열고 “(농민 백 씨 관련) 불상사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하고 빠른 쾌유를 빌지만 당시 살수차 운영자들을 조사한 결과 (규정 위반 등의) 문제는 없었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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