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한파’ 하토야마 전 日총리 "일본 정부, 한국에게 진심으로 사죄해야"
2015-11-05 장휘경 기자
[일요서울|장휘경 기자]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68) 전 일본 총리가 "일본 정부는 한국의 침략과 식민지 지배, 그리고 위안부 문제까지 진심으로 사죄해야 한다"는 비판의 메시지를 일본 정부에게 보냈다.
5일 서울대 사회과학대학과 아시아연구소 주최로 열린 '광복 70년, 한일수교 50년에 한일관계를 다시 바라본다' 제목의 강연을 통해 하토야마 유키오 전 총리는 "진정한 애국심은 과거의 역사적 사실을 직시하고, 잘못에 대해 사죄하는 용기를 가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토야마 유키오 전 총리는 특히 지난 8월 발표된 전후 70주년 기념 아베 총리의 담화에 대해서는 거침없는 비판을 쏟아냈다.
그는 "아베 총리는 담화문을 통해 '반성'과 '사죄' 같은 단어들을 사용하면서도 납득하기 어려운 표현의 말들을 했다"며 "그는 스스로 애국자라고 착각하고 있는 것 같지만 이는 자신감이 없다는 반증"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나마 지난 2일 열린 한일 정상회담에서는 한일 양국이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자세가 엿보여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지난 8월 12일 하토야마 전 총리는 서울 서대문형무소를 찾아 순국선열 추모비 앞에서 무릎을 꿇고 일본 식민지배에 대해 사죄해 화제가 된 바 있다.
이날 하토야마 전 총리는 "한국인과 일본인이 서로 한층 더 신뢰하고 협력할 수 있기를 바란다"며 "동아시아가 우애의 이념에 입각해 '동아시아공동체'를 창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덧붙여 "(동아시아 공동체는) 교육이나 문화, 경제, 환경 등 협력하기 쉬운 분야부터 시작해 안보나 통화 등 어려움이 수반되는 분야로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대표적인 친한파 정치인으로 평가받고 있는 하토야마 전 총리는 2009년 9월부터 2010년 6월 단 8개월 간 총리직을 수행한 바 있다.
그는 일본의 유력 정치 명문가 출신으로 조부 하토야마 이치로는 1950년대에 총리를 지냈으며 첫 번째 자유민주당 정권을 일으킨 인물이다. 부친 하토야마 이이치로도 참의원으로 재직하며 1970년대에는 외무장관을 지냈다.
한편 이날 강연에는 정운찬 전 국무총리를 비롯해 이부영 전 국회의원, 설훈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등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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