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국대 폐렴 환자 49명으로 늘어… 실험실 독성 화학

의심환자 동거 83명중 발열·호흡기 질환자 없어

2015-11-02     최새봄 기자

[일요서울 | 최새봄 기자] 서울 건국대 동물실험실에서 발생한 호흡기 질환 의심환자가 49명으로 늘었지만 사고의 원인은 여전히 오리무중인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1일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폐렴 증상이 확인된 의심환자는 총 49명으로 전날보다 8명 늘어났다.
 
이들은 지난 8일 이후 건국대 동물생명과학대학 건물을 이용하고 발열(기준 37.5)과 흉부방사선상 폐렴 소견이 확인된 환자이다. 또한 해당 건물을 상시적으로 이용하는 근무자로 1명을 제외한 48명은 이 건물 4~7층의 실험실에서 일한 것으로 확인됐다.
 
의심환자들은 7개 의료기관에 분산해 격리치료 중이며 대부분 발열, 근육통 등 가벼운 증상을 보이고 있다. 6명은 증상의 호전을 보이고 있다고 방역당국은 설명했다.
 
의심환자와 동거하고 있는 83명 중에서 발열 또는 호흡기증상을 보이는 사례는 아직까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당국은 사람 간에 전파되지 않는 질병이거나 전파력이 낮은 질병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이와 더불어 환자들은 안정적인 상태지만 발병원인은 엿새째 나오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방역당국은 지난 28일부터 폐렴환자에게서 주로 보일 수 있는 16개 호흡기 세균·바이러스 검사를 진행했다. 이 중 흔한 감기 바이러스인 라이노 바이러스에서 양성 반응을 보인 환자가 일부 발견됐지만 다른 15개 검사에서는 모두 음성 판정이 나왔다.
 
또 당국은 의심 환자의 유전자·혈청 항체 검사를 계속 진행하는 한편 실험실내 화학적 물질을 통한 감염 가능성에도 무게를 두고 독성학 등 광범위한 분야의 외부 전문가들을 투입해 조사를 진행 중이다.
 
이에 따라 당국은 감염성 세균이나 바이러스뿐 아니라 환경적 요인과 실험실내 화학적 물질을 통한 감염 가능성도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실험실 내 곰팡이와 실험 과정에 쓰인 유독성 물질 등이 환기 시설을 통해 다른 실험실로 퍼졌을 가능성도 들여다보고 있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원인이 살아있는 병원체인지 아닌지(화학물질인지) 모르는 상황이라며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지만 여러 가지 증거로 볼 때 전파 가능성이 현실적으로 굉장히 낮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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