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 대신 의리 지킨 박인비…세계 1위 자리도 지켜낼까
박인비는 지난 22일부터 경기도 광주시 남촌 CC에서 열린 2015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KB금융스타챔피언십에 출전했다.
문제는 이번 대회를 위해 박인비가 대만에서 열리는 LPGA투어 푸본 타이완챔피언십에 출전을 포기하면서 세계랭킹 1위 자리를 고스란히 2위인 리디아 고에게 내줄 판이 됐다.
박인비는 올 시즌 4승 그중 메이저대회 2승을 거두며 올해의 선수, 세계랭킹 1위, 상금왕 자리를 지켰다. 하지만 최근 리디아 고가 시즌 마지막 메이저대회인 에비앙챔피언십 우승을 앞세워 추격에 성공하면서 두 사람의 간격은 얼마 차이 나지 않을 정도로 접전을 벌이고 있다.
상금 부분은 이미 리디아 고가 따라잡아 1위에 올랐고 세계랭킹은 박인비가 12.69점으로 리디아 고(12.42)를 0.27점 차로 누르고 1위 자리를 고수하고 있다. 하지만 두 사람의 격차는 1개 대회 만으로도 쉽게 뒤집힐 수 있는 상황이다.
또 올해의 선수에서도 박인비가 지난 KEB하나은행챔피언십에서 톱 10밖으로 밀려나 점수를 얻지 못한 반면 리디아 고는 공동 4위로 7점을 더해 두 사람의 점수는 243점으로 동점을 이뤘다.
이제 LPGA는 푸본 타이완 챔피언십을 포함해 겨우 5개 대회만이 남은 상황에서 박인비는 다시 세계 1위, 올해의 선수, 상금왕에 오르기 위해서는 대만에 가 있어야 했다.
하지만 그는 팬들과 스폰서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실리를 버리고 의리를 선택해 박수를 받고 있다. 특히 소식통에 의하면 스폰서 측에서 대회 1개가 아쉬운 그의 사정을 고려해 대만 대회 참가를 권유했지만 박인비는 정중히 사양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인비는 리디아 고의 성적에 신경을 쓰면서도 “리디아 고가 잘 치는 건 내가 어떻게 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KLPGA 대회가) 스폰서 대회인 만큼 내가 참석하는 게 맞다. 급하다고 약속을 저버리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대만 대회에 참가했다면 죄책감 때문에 마음이 불편했을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또 “한국에서만 경기하면 우승이 없었다. 이번 주 출발이 좋고 다른 때보다 느낌도 좋다. 대만에 못 간 만큼 충분히 여기서 내 기량을 펼쳐 좋은 성적을 거두겠다”며 각오를 전했다.
한편 리디아 고가 푸본 타이완챔피언십에서 10위 이내에만 들게 되면 올해의 선수 역시 박인비가 2위로 내려앉게 돼 박인비, 리디아 고 모두 남은 경기를 어떻게 마무리할 지에 따라 올 시즌 표정이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