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웨이트 잡은 슈틸리케호, 조 1위로 최종예선 진출 청신호
2015-10-12 오유진 기자
[일요서울 | 오유진 기자] 대한민국 축구국가대표팀이 중동 원정경기에서 쿠웨이트를 격파하면서 국내외 축구팬들의 관심이 뜨겁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61·독일)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지난 8일(이하 한국시간)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쿠웨이트시티의 쿠웨이트SC 스타디움에서 열린 쿠웨이트와의 경기에서 1-0 승리를 거뒀다.
앞서 대표팀은 2차 예선 최종전은 승리가 절실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경기 전 인터뷰를 통해 “6점짜리 경기”라고 중요성을 강조했고 패배할 경우 여러 변수가 생길 수 있었던 만큼 슈틸리케 감독은 해외파 선수들을 모두 기용하며 필승을 다짐했다.
하지만 손흥민(토트넘)과 이청용(크리스탈 팰리스)이 부상으로 합류하지 못하자 슈틸리케 감독이 그 공백에 어떤 선수를 기용할지가 최대 관전 포인트였다.
이날 슈틸리케 감독은 쿠웨이트를 상대로 4-2-3-1 포메이션을 꺼내 들었다. 선발에는 최전방 공격에 석현준(비토리아 FC)이 나섰고 2선 공격진에는 좌우 측면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과 남태희(레크위야 SC)가 출전했다. 중앙 미드필더에는 기성용(스완지시티)과 권창훈(수원)이 공격을 이끌어갔고 수비형 미드필더로는 정우영(빗셀 고베)이 선발로 나섰다.
포백 수비진은 박주호(도르트문트), 장현수(광저우 푸리)가 윙에서 공격과 수비를 활발히 이동하면서 활동적인 모습을 보여줬고 중앙 수비수로 김영권(광저우 헝다), 곽태휘(알 힐랄)가 출전했다. 김승규(울산)는 선발 라인업의 예상대로 골문은 지켰다.
한국대표팀은 전반 전방압박을 통해 공을 빼내고 수비수들은 협력수비를 통해 적극적으로 골을 따내는 모습을 보였다. 구자철은 원정경기에서 경기 전체의 흐름을 좌우하는 중요한 선취골 싸움에서 12분 만에 골을 만들어냈다.
이에 대해 쿠웨이트는 홈경기에도 불구하고 선취점을 허용하고 2차 예선 선두경쟁인 점으로 인해 경기 초반부터 처져있던 라인을 위쪽으로 끌어올리며 경기 스타일을 바꿨다.
반면 권창훈은 큰 활동량으로 전방압박을 통해 빠른 역습공격을 막으며 수비 위치를 안정적으로 잡을 시간을 만들어 역습 기회가 오지 못하게 봉쇄했다. 또 한국 대표팀은 발 빠른 쿠웨이트선수들이 돌파할 수 없게 만드는 등 안정적인 수비력을 과시했다.
하지만 후반들어 대표팀은 중동원정경기의 최대 난적인 더위와 쿠웨이트의 짧은 패스, 뒷 공간을 노린 침투 패스로 압박하자 체력 부담은 더 심해졌다. 여기에 쿠웨이드의 총공세로 한국 수비를 흔들자 몇 차례 기회를 내주며 위기를 맞았다.
대표팀은 슈팅 공간을 허용하는 모습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었다. 분위기를 탄 쿠웨이트는 기회가 생기면 여지없이 과감한 슈팅을 때렸다. 하지만 한국에는 수문장 김승규가 있었다. 김승규는 후반 막판에 놀라운 선방쇼를 펼치며 한국에 승점 3점을 선사했다.
경기 직후 기성용은 “힘든 경기였지만 잘 버텨서 승리할 수 있었다.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이 2일밖에 없었고 날씨도 더웠다. 쿠웨이트는 홈팀이어서 어떤 팀이 와도 힘들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지칠 수밖에 없는 날씨였다”고 말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이날 경기 직후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 “경기 결과에 당연히 만족한다. 90분간 볼 점유나 기회를 봤을 때 정당한 승리였다. 그러나 쿠웨이트도 조별리그를 통과할 수 있는 팀”이라며 상대를 칭찬했다. 또 그는 2선 공격진을 구성한 방식에 대해서는 “경기 전에 구자철, 권창훈, 남태희를 따로 불러 서로 자유롭게 움직일 것을 주문했다. 스위칭 플레이를 한 것이 오늘 전술의 핵심”이었다고 설명했다. 이날 경기 승리의 의미에 대해 “과거에는 승패에 대해 얘기했다면 이제 이기는 것은 당연시 되고 얼마나 많은 득점을 올리느냐에 대한 얘기가 나오는 것 자체가 ‘우리 팀이 잘하고 있다’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한편 쿠웨이트를 1-0으로 승리한 한국은 12점 4승 무패(14득점 0실점)을 기록하면서 쿠웨이트(9점 3승 1패 12득점 1실점)를 앞서나가며 G조 1위를 지켜냈다.
<오유진 기자> oyjfox@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