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면돌파 택한 서태지
서태지·이지아 장외 전쟁 2R “누가 소송 끝이래?”
2011-05-24 최은서 기자
[최은서 기자]= 서태지가 이지아와의 위자료 및 재산분할 소송 강행을 선택함에 따라 사건 자체가 원점으로 돌아가게 됐다. 서태지가 이지아의 소송 취하에 대한 부동의서를 법원에 제출해 소취하를 거부한 것이다. 재산분할 소송에서 소송을 제기한 쪽이 소취하를 했음에도 소송을 당한 쪽이 법적으로 따져보겠다며 부동의 의사를 밝히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이로써 서태지와 이지아 두 사람의 결혼과 이혼을 둘러싼 진실공방은 2라운드에 접어들었다.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른 서태지의 소취하 거부 배경을 조목조목 짚어봤다.
극단적인 신비주의 전략으로 일관해온 서태지가 법정행을 택하는 이색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는 사건이 알려진 지 열흘 만에 사생활을 최대한 배제한 공식입장을 밝힌 것과는 대비되는 모양새다.
서태지는 그동안 음악 활동 이외의 사생활 대부분을 비공개로 일관해 왔다. 음악성과 기존 질서에 대항하는 아이콘, 신비주의 전략으로 ‘문화대통령’으로까지 불렸던 서태지. 하지만 서태지는 이지아의 위자료 및 재산분할 소송으로 그동안 쌓아왔던 신비주의가 단숨에 무너졌다.
이처럼 그동안 쌓아온 이미지가 해체되고 만 서태지가 법정에서 진실을 밝히겠다고 나선 것이다. 앞으로 벌어질 법적공방에서는 또 다른 사실들이 속속 드러날 가능성이 높다.
더구나 이들의 소송 진행과정과 이를 둘러싼 일들이 생중계되다 시피 할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이다. 공식입장 외에는 침묵으로 일관하던 서태지가 이 같은 위험을 무릅쓰고 법정행을 강행한 이유는 무엇일까.
의혹들 확실히 해소하기 위한 방편?
무엇보다도 우선적으로 꼽히는 이유는 ‘신뢰 문제’다. 이지아는 2009년 이혼이 확정돼 위자료 및 재산분할을 청구할 수 있는 기한인 3년이 끝나기 전이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서태지의 입장은 달랐다. 서태지는 2000년 7월 이지아와 사실상 헤어진 뒤 별거상태에 있었다고 밝혔다. 별거 이후 혼인 기록을 정리하지 못하다가 이지아가 2006년 1월 단독으로 미국법원에 이혼 신청을 해 이혼합의서를 작성, 이혼에 대한 법적 절차가 마무리 된 상태라고 주장했다. 두 사람 모두 이혼시기에 대해 엇갈린 주장을 내놓은 것이다.
그러던 중 사건이 알려진 지 열흘 만에 서태지가 공식입장을 내자 이지아는 돌연 소송취하를 택했다. 이지아의 소취하로 사건은 일단락되는 듯 보였다. 하지만 이후 둘을 둘러싼 갖가지 소문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퍼져나갔다. 오히려 소취하 이후 구설은 더 끊이지 않았다. 제 3자의 이름이 거론된 근거 없는 소문부터 자녀설, 서태지가 이지아에게 거액의 합의금을 줬다는 루머가 번져나갔다. 한 매체는 서태지와 이지아의 ‘10억 원+α’의 합의금으로 소송을 마무리하기로 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이에 이지아 소속사 측은 “합의금이 오갔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서태지 소속사 측도 “이지아의 소 취하 사실을 사전에 몰랐고, 합의금이 오갔다는 내용은 전혀 사실무근”이라며 “제3자를 통한 루머가 생산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즉각 반발했다. 하지만 합의금 의혹은 쉽게 수그러들지 않았다.
이 때문에 서태지가 합의금 의혹 등 여러 의혹들을 확실하게 해소하기 위한 방편으로 이 같은 조치를 취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 완벽주의자인 서태지가 이번 사건을 완벽하게 매듭짓기 위해 이지아의 소 취하에 제동을 건 것으로 보인다. 어차피 두 사람의 결혼과 이혼이 드러난 이상 더 이상 숨길 이유가 없다고 판단한데다 추가 의혹 발생 여부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조치로도 분석된다. 아트디렉터 전상일씨가 지난 18일 자신의 트위터에 올린 “이지아 측은 잘못 건드린겨. 그는 멸균적 클린업을 하는 완벽주의자거든”이란 내용의 글도 이를 뒷받침한다.
향후 재발 가능성 배제할 수 없다
이미 남남이 된 이지아에게 더 이상 넓은 아량을 베풀지 않겠다는 서태지의 의지 표명으로도 풀이된다. 서태지는 “상대(이지아)측이 소송을 제기했고 예고 없이 단독으로 취하했으며 취하한 사실과 관련, 본 사건은 향후 재발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고 사실 확인 또한 필요하다는 판단을 했다”고 공식입장을 밝혔다. 이는 소송에 대한 서태지의 자신감을 간접적으로 표현하는 것이자, 이지아와의 사이에 잔여 감정이 없음을 분명히 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그러나 법적 판결이 서태지에게 유리하게 나더라도 서태지가 얻을 수 있는 이득은 사실상 없을 것으로 보인다. 소송 진행 중 잡음이 흘러나와 악화일로를 걸을 가능성도 있다. 또 서태지는 한때 부부사이였던 이지아를 벼랑 끝으로 내몬 냉혹한 이미지를 얻게 될 수도 있다.
이지아는 “여러 개의 이름으로 살아가며 정체성 혼란에 시달렸고 늘 마음을 졸여야했다”며 “부모님도 제 자신도 버리고 살았다”고 심경을 밝혀 네티즌들의 동정론을 사기도 했다. 서태지는 이지아에 대한 여론의 동정적 반응을 뒤집을만한 발언을 할 가능성도 높다. 서태지가 사실 확인이 필요하다고 밝힌 이상, 각종 시시비비를 명명백백히 밝힐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번 소송의 주요 쟁점으로 떠오른 서태지 활동에 끼친 이지아의 기여도도 이번 소송을 통해 증명과 반박이 오고갈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서태지가 이지아와의 결혼과 이혼 과정에서 발생한 부분들에 대해 어느 선까지 밝히게 될지에 모두의 관심이 집중돼 있다.
choies@dailypo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