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 투자전략-중국 자동차 정책이 주는 몇 가지 의미는?

2015-10-05     조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

중국은 지난 1일부터 국경절 연휴가 시작됐다. 그런데 연휴 시작 직전 중국에서 뉴스 한 가지가 전해졌다. 10월 1일부터 일부 차종에 대한 구매세 인하 조치를 단행하겠다는 정부의 발표였는데, 조금 더 자세히 말하자면 1,600cc 이하의 소형 차종 구매 시 자동차 구매 세율을 10%에서 5%로 인하하는 조치이며 이는 2016년 말까지 유지된다. 이번 자동차 세율 인하 조치와 관련해서 다음과 같이 몇 가지 의미를 찾아 볼 수 있을 듯 하다.

中 정부가 적극적으로 경기 둔화 우려 진화나서
낮은 벨류에이션 고려… 차업종에 대한 관심 필요

첫 번째는 중국 정부의 정책 스탠스가 통화정책에서 보다 직접적인 경기 부양(재정 지출 등을 통한)으로 옮겨가기 시작했음을 나타낸다는 것이다. 필자는 과거 시황 자료를 통해 중국 정부가 경기 하방 리스크 완화를 위해 통화, 환율 정책을 모두 시도했고 조만간 보다 적극적인 내수 부양책과 인프라 투자와 같은 재정 지출의 확대가 중국 경기 하방에 대한 우려를 완화시켜 줄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을 한 바 있는데, 이에 부합하는 움직임이 본격화되기 시작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즉, 중국 정부의 정책에 대한 기대 및 신뢰를 높여주는 이벤트라고 볼 수 있다.

다음은 이번에 시행된 자동차 관련 정책이 직접적으로 중국 내수 경기의 추가적인 하방 압력을 완화시켜 주는데 긍정적인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기대된다는 점이다. 잘 알려진 바와 같이 중국의 내수 소비 증감률(소매판매액)은 상반기 내내 부진한 흐름을 보여왔다.

그런데 자동차 판매액은 전체 소비재 판매액의 약 11.7%(2015년 8월까지 명목 금액 합계)가량을 차지할 만큼 내수 부문에 있어서 비중이 크다. 그리고 이번 세율 인하의 대상이 되는 1.6L 이하의 자동차는 중국 전체 자동차 판매 가운데 68%(2015년 8월까지 총 승용차 판매 중)를 차지하고 있는 만큼 내수 진작과 관련해 큰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실제로 이와 유사한 조치가 2009년 기차하향(2009년 1월~2010년 12월까지 자동차 구매세율 인하)이라는 이름으로 행해진 적이 있는데, 2009년 정책 발표 후 중국의 자동차 판매와 소매판매액 지수의 증감률이 빠르게 회복되었던 경험을 가지고 있다.

결과적으로 이번 정책은 자동차 판매의 증가와 함께 내수 부문에 대한 우려를 경감시키는데 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마지막으로 국내 자동차 업종에 대한 기대감 형성이라는 관점에서도 해석할 수 있을 듯하다. 한국 자동차 업종과 관련해 가장 부정적인 소재 중 한 가지로 항상 언급되는 것이 중국 자동차 시장의 업황 둔화에 대한 우려였다.

실제로 지난달 30일 국제 무역연구원이 발표한 4분기 수출산업경기 전망 결과를 보면, 자동차 및 부품 업종의 수출 전망은 92.2를 기록해 기준선(100)을 하회하는 수치를 기록했다. 이와 관련해 응답자들이 4분기 수출 애로 요인으로 생각하는 사안 중 가장 많은 응답이 형성된 것은 전체 응답자 중 21.6%가 지목한 ‘수출 대상국의 경기 부진’이었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중국 정부가 자동차 판매를 장려하기 위한 정책을 발표했고, 이를 통한 자동차 판매 회복을 기대해 볼 수 있다는 것은 자동차와 관련된 수출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가장 두려워하던 이슈가 경감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즉, 향후 국내 자동차 관련 업종과 관련해 업황 개선에 대한 기대치가 높아질 수 있는 이슈로 볼 수 있을 듯하다.

다시 한번 앞서 언급했던 2009년의 ‘기차하향’ 정책 적용 당시를 살펴 보면, 중국의 영향으로 현대차와 기아차의 아시아 지역 매출(블룸버그 집계)이 급격하게 늘어나는 모습을 보인바 있다는 점도 국내 자동차 업종과 관련된 기대감을 형성시킬 수 있는 요인이라는 판단이다.

물론 중국의 자동차 세율 인하 정책의 효과가 모두 국내 자동차 업종으로 연결될 것을 기대하는 것은 아니다. 중국 현지 자동차 브랜드들의 위상도 과거에 비해 많이 높아진 상황이고 기타 업체들과의 경쟁관계도 기존에 비해 치열해 진 것으로 볼 수 있기 때문에 국내 업체들의 수혜가 기존에 비해 제한적일 가능성은 분명히 생각해 볼 수 있다.

그리고 중장기 관점에서 국내 자동차 업체들의 성장성, 경쟁력에 대한 의구심도 완전히 사라졌다고 볼 수는 없는 상황이다. 다만 여전히 낮은 벨류에이션 수준에 위치하고 있는데다 최근 자동차 업종과 관련해 긍정적인 뉴스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상황이라는 점에는 분명 주목할 필요가 있을 듯 하다.

기존의 자료를 통해 언급했던 바와 같이 고환율 상황에서 가장 양호한 퍼포먼스가 기대되는 업종 중 하나라는 점에 더해 폭스바겐 사태에 따른 반사 이익 기대감 그리고 본고를 통해 언급하고 있는 중국의 자동차 판매 진작 정책 등 업황에 대한 기존의 우려를 경감시켜줄 수 있는 이슈들이 다수 등장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자동차 및 부품 업종에 대해서는 당분간 관심의 영역에 둘 필요가 있다는 판단이다.

마지막으로 얼마 전 KOTRA에서 조사한 설문 결과를 한가지 참고 삼아 소개하고자 한다. 지난 8월 KOTRA에서 ‘시장 점유율 분석을 통한 한국 수출시장 재조명’ 이라는 자료를 발간 한 바 있는데, 내용 중 현지 무역관들을 대상으로 국내 주요 수출품 가운데 현지시장 점유율이 향후 개선될 것으로 전망하는 품목에 대한 설문 조사에서 자동차 부품과 자동차가 가장 높은 점수를 얻은 바 있다. 설문조사라는 점에서 큰 의미를 부여하기는 힘들지만, 현지 상황에 정통한 무역관들로부터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는 점은 한번쯤 눈여겨 볼만하다는 판단이다. 

<정리=강휘호 기자>
<자료=조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