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정배 신당창당 앞과 뒤
기초공사 마쳤지만 ‘문재인 폭탄’에 계획 수정 중!
추석 전 신당 창당 계획 추진…8일과 15일 놓고 고심했지만…
10월 창당주비위 거쳐 5개 시도당 계획…2월 신당에 초점?
광주-박주선, 전북-장세환 정동영, 전남-박준영 중심으로 추진설
본인 뜻과 무관하게 김두관 전 경남지사 신당 합류설도 나돌아
[일요서울ㅣ박형남 기자] 천정배 신당 창당이 임박해지면서 여의도 정가가 술렁이고 있다. 현재 천정배 신당에 합류할 신진세력 100여 명을 영입했고, 선별작업을 벌이고 있다. 천정배 신당이 추구하는 기치와 맞는지 등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신당 작업에 합류하고 있는 인사들 사이에서는 신당 창당 로드맵을 완료했고, 발표만 남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천 의원 역시 12월 말 또는 내년 1월 초 신당을 창당한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천정배 신당’에 대한 회의적인 시선을 보내기도 하지만 제1야당 새정치민주연합의 내홍 등에 대한 반사효과를 누릴 것이란 전망도 만만찮다. 정계개편 핵의 뇌관으로 부상하고 있는 천 의원의 신당 추진 막후를 살펴봤다.
무소속 천정배 의원은 여의도 복귀 이후 신당 창당 여부에 대해 ‘애매모호’한 입장을 취했다. 염동연 이철 등이 속한 당산동팀에서만 신당 창당할 것이라고 확고히 말했을 뿐이었다. 이로 인해 신당 창당 여부에 대한 궁금증이 증폭됐다.
천 의원은 “이대로는 안 된다. 새로운 판을 짜야 한다”고 천명한 만큼 신당 창당을 실현할 가능성이 컸다. 천 의원도 여의도 복귀 이후에 개혁적인 야당 의원은 물론 ‘뉴DJ’ 영입에 박차를 가했기 때문이다.
천정배 12월, 1월
신당 창당 언급
그런데 추석 연휴 직전 천 의원과 함께 신당 창당을 주도하고 있는 몇몇 지인들은 “추석 전 구체적인 이벤트가 있을 예정”이라는 얘기를 흘리면서 신당 창당 플랜이 완성된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 신당 창당에 몸담고 있는 한 인사는 “20~40대 스포츠스타(금메달 리스트)를 영입, 추석 전에 이들을 공개하고 신당 창당에 대한 계획을 발표할 것”이라며 “순차적으로 계속 발표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신당 창당에 대한 플랜의 구상은 끝났지만 천 의원의 ‘OK’ 사인이 나지 않았을 뿐”이라면서도 “정치적 일정 등 문제로 유동적”이라고 귀띔했다.
그동안 정치권에서는 ‘천정배 발 신당창당’과 관련해 호남정당, 정동영-천정배 연대, 정대철 상임고문 등이 추진하는 비주류와의 연대 등 다양한 시나리오들이 제기된 바 있다.
신당 창당에 합류한 인사들은 하나 같이 독자신당으로 갈 것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신당 창당에 필요한 자금문제, 그리고 인재영입 작업이 지지부진하다는 얘기가 들리면서 ‘독자신당’ 가능성을 낮게 보는 시각이 존재했던 게 현실이다. 이런 와중에 천 의원이 신당 창당에 대한 일정을 간접적으로 밝히면서 신당 창당 작업에 가속도가 붙고 있는 모습이다.
실제 지난 6일 천 의원의 지원조직인 ‘빛다울포럼’이 창립총회를 갖고 출범했다. 이날 광주서구문화센터에서 열린 창립대회에는 광주지역 각계 원로와 시민 등 1000여 명이 참석했다. ‘광주가 광주다울 때 가장 빛나고 아름답다’라는 의미를 가진 빛다울 포럼은 시민모임을 통해 향후 지역현안을 토의하고 미래 발전 방안을 제시하는 적극적 활동에 나설 계획이다. 정치권에서는 빛다울 포럼이 천 의원의 신당 창당을 지원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뿐만 아니다. 천 의원은 지난 9일 경희대 청운관에서 열린 ‘한국의 미래와 한국정치의 재구성’ 강연에서 “내년 총선 전, 늦어도 12월 말이나 1월 신당이 출범해야 할 것”이라며 “보채는 분들이 있지만 중요한 건 내년 총선에서 역산해보면 된다. 당을 만드는 데 한 달이면 된다”고 말했다. 천 의원이 신당 창당 시점을 처음으로 밝힌 것이다.
신진인사 공개
1차 명단 선별
그렇다면 ‘천정배 발 신당 창당’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은 무엇일까. 현재 천 의원과 함께 신당 창당을 주도하고 있는 인사들은 ‘뉴DJ영입’ 인선에 박차를 가하고 있고, 영입된 인사들을 선별해 1차적으로 공개할 예정이라고 한다. 특히 천 의원이 신당 창당 계획 발표 일정까지 잡아놨다.
한 인사는 “당초 8일과 15일, 2개의 날짜를 가지고 있었으나 둘 다 보류됐다”며 “당초 계획 중 하나였던 8일날 신당 창당 계획을 발표했다면 큰일 날 뻔했다”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기도 했다.
이어 “국정감사 등으로 인해 신당 창당 계획 발표에 대한 일정이 다소 늦춰졌다”며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의 재신임 폭탄발언 등으로 인해 일정이 재조정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10월 발표설도 나오고 있다. 국정감사 등 국내외 이슈가 복잡한 상황에서 신당 창당 발표가 각종 이슈가 가려질 수도 있다. 게다가 16일 새정치민주연합의 중앙위원회 개최 및 문 대표의 재신임 여부 등으로 인한 후폭풍이 계속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천 의원이 전국정당을 목표로 4월 총선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만큼 ‘10월 중순∼11월’ 창당주비위원회과 창당 발기인 대회를 열 계획이다. 이후 창당준비위원회를 12월에 띄워 5개 시도당을 결성해 12월이나 1월에 신당창당을 선언할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게 정치권의 관측이다. 그전까지는 인재영입에 몰두한 뒤 창당준비위원회가 뜨면 전현직 의원들이 합류할 수도 있다.
일부에선 중앙당을 운영할 ‘자금문제’를 거론하며 2월 창당에 무게를 두고 신당 창당 준비를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내부에서 만만찮게 제기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를 놓고 여전히 내부 진통이 거듭되고 있는 것.
이 가운데 여의도 정가에서는 5개 시도당 구성을 둘러싼 그럴 듯한 시나리오가 흘러나오고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광주에서는 새정치연합 탈당을 고심하고 있는 박주선 의원과 국민희망시대 정진우 회장, 전남에서는 유선호 전 의원과 박준영 전 전남지사, 전북에서는 장세환 전 의원과 정동영 전 장관 등이 주축이 될 것이라는 말이 흘러나오고 있다.
또 천 의원과 가까운 것으로 알려진 김두관 전 경남지사도 ‘천정배 신당’에 합류, 영남지역을 맡을 것이라는 소문이 본인의 의사와 무관하게 나돌고 있다. 실제 김 전 지사는 경기 김포 분구 지역에 출마를 고려하고 있는 알려지고 있다. 이 외에도 수도권에서는 천 의원과 만난 새정치연합 J의원이 합류할 것이란 예측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신당 창당에 합류 중인 한 인사는 “그런 계획이 전혀 잡혀 있지 않다”며 “이런 저런 말들이 외부에서 나오는 것일 뿐”이라고 부인했다.
하지만 취재과정에서 만난 인사들은 전·현직 의원들이 주축이 될 수도 있다는 말을 하고 있다. “들어오겠다는 사람들을 막을 이유가 없다”는 논리다. 이에 따라 신당에 합류하겠다고 선언한 전·현직 의원들도 모종의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천 의원이 언제, 어떤 형태의 신당을 선보일지 새정치민주연합의 내홍 사태와 맞물려 정가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신당 창당 비관적
당선 보장 없어
한편, 정치권에서는 ‘천정배 신당’에 대해 비관적인 전망이 팽배한 것도 현실이다. 차기 대권주자가 없다는 지적이다. 천 의원조차 차기 대권 후보로 거론되지 못하고 있고, 유력한 인사들의 영입도 쉽지 않다. 일례로 안철수 의원과 천 의원이 회동을 했을 때도 “함께 하자”고 제안했지만 안 의원이 거절하기도 했다.
또 결선투표가 없는 탓에 거대 양당(새누리당과 새정치연합)을 제외한 제3당의 당선 가능성이 낮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그러다 보니 천정배 신당에 관심 있는 인사들 역시 신당 합류에 망설이고 있는 모양새다. 내년 총선에서 승리를 ‘보장’하는 확고한 요소가 없기 때문이다. ‘천정배 신당’이 실패할 것이라는 얘기가 흘러나오는 배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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