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62.9대 1의 경쟁률, 하늘의 별따기 만남

이산가족 상봉 기대하지만…

2015-09-14     김현지 기자

[일요서울 | 김현지 기자] 662.9대 1. 남북 이산가족 상봉의 최종 후보자가 되기 위해 뚫어야 하는 경쟁률이다. 이번 상봉 행사에서 생존자 6만6천 명 중 100명만 선발되는 가운데, 최종 선발자 수를 늘려야 한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9일 오전 대한적십자사(총재 김성주, 이하 한적)는 본사 5층 회의실에서 인선위원회를 개최해 이산가족 상봉 후보자에 대한 선정기준을 결정했다. 이어 본사 4층 강당에서 상봉 후보자 500명을 컴퓨터 추첨으로 무작위 선정했다.

1차 후보자 추첨은 올해 9월8일까지 등록된 이산가족 신청자 중 생존자 6만6천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생존자 중 고령자와 직계가족에 우선원칙을 적용해 추첨했다. 한적은 다음 달 중으로 생사확인의뢰서 교환 등 4번의 과정을 걸쳐 최종 상봉 대상자 100명을 선정할 계획이다.

이번 이산가족 상봉 후보자 선발은 제 70주년 ‘8·15 광복절 경축사’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제안한 ‘연내 남북이산가족 명단 교환’을 실현하기 위한 후속조치다. 박 대통령의 발언 이후 이산가족 상봉을 계기로 금강산 관광 등 꼬여있던 남북교류가 풀리는 것 아니냐는 기대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또한 상봉 희망자들이 대부분 고령이라는 점을 감안해, 상봉시기를 앞당겨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하지만 최근 신청자 대비 최종 선발자가 지나치게 적다는 지적이 잇따라 제기되고 있다. 이는 과거에도 이산가족 상봉의 문제점으로 지목된 바 있다. 남북은 2000년 1차 이산가족 상봉 이후 현재까지 19차례의 상봉 행사를 했다. 이 중 북의 가족을 만난 사람은 1만2000여 명이다. 정부에 상봉을 신청한 이들의 약 10%정도다. 신청자 절반 이상이 80대의 고령임을 감안해 상봉자 수를 대폭 늘려야 한다는 문제제기가 지속적으로 나온다.

이산가족 상봉을 희망한 A(남·62)씨는 “저번에도 만나지 못했는데 이번에도 최종에 오르지 못한다면 다음을 기약할 수 없다”며 “이북에 남겨두고 온 아버지의 형제들을 이번에는 꼭 보고 싶다”고 말했다. 또 “이산가족 수와 정부가 선발하는 인원수가 터무니없이 맞지 않는다”며 “상봉 인원을 늘리든가 아니면 이산가족 상봉 행사를 자주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한편 사단법인 일천만이산가족위원회 등 이산가족 관련 단체들은 지난달 상봉 인원을 대폭 늘려 달라는 내용의 청원서를 정부에 전달한 바 있다.  

yon88@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