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무고한 20대 남성을 성매매 알선책 오인 체포
2015-09-08 장휘경 기자
[일요서울|장휘경 기자] 성매매 알선책을 검거하던 경찰이 엉뚱한 사람을 피의자로 오인, 체포과정에서 상해를 입히는 사건이 발생했다.
피의자로 오해받아 상해를 입어 현재 병원에 입원한 상태인 남성은 얼굴 오른쪽 뺨 부위가 약 4㎝ 찢어져 봉합수술을 받았다.
8일 경기지방경찰청과 피해자 A(28)씨 등에 따르면 공인중개사 시험을 준비하는 A씨는 7일 오후 9시께 안산시 고잔동의 한 상가건물 2층에 위치한 학원에서 수업을 마친 후 같은 건물 8층 자신의 자취방으로 향했다.
A씨가 계단을 이용해 3층까지 올라간 뒤 엘리베이터를 타려고 비상구 문을 열려는 순간, 갑자기 성인 남성 2명이 달려들어 A씨를 붙잡았다.
순식간에 남성들에게 목과 가슴을 눌려 제압당한 A씨는 신변의 위협을 느끼고 저항했다. A씨는 "당신들 뭐냐. 누구시냐"고 소리쳤다. 하지만 대답은 없었다.
이 과정에서 A씨는 남성들이 손에 들고 있던 수갑에 오른쪽 뺨을 다쳤다.
사람들에게 도움을 구해야겠다고 생각한 A씨는 남성들의 손이 느슨해 진 틈을 노려 손을 뿌리치고 계단을 뛰어내려갔다.
학원이 있는 건물 2층으로 되돌아간 A씨는 "이상한 사람들이 나를 붙잡는다. 어머니에게 연락해 달라"고 소리쳤고, 이 남성들은 학원 관계자와 원생들이 보는 앞에서 A씨에게 수갑을 채우고 인근 파출소로 연행했다.
이 남성들은 성매매 알선책을 검거하러 간 경기경찰청 생활질서계 소속 경찰관들이었다.
경찰은 A씨의 신원조회를 하던 중 성매매 알선책이 A씨가 아니라 다른 사람이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러던 중 애초 쫓고 있던 피의자는 함께 출동한 다른 경찰관에게 붙잡혔다.
오해가 풀린 뒤 그제서야 풀려난 A씨는 한 시간여 만인 오후 10시20분께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다. 몸싸움 과정에서 A씨의 뺨은 찢어져 피가 흘렀고, 팔과 목 등에는 찰과상과 함께 시퍼런 멍이 들었다.
A씨는 "찢어진 부위 봉합수술을 받았지만 흉터가 평생 남을 것이라는 의료진 설명을 들었다"며 "다짜고짜 무고한 사람에게 이럴 수가 있느냐"며 분통을 터트렸다.
그는 "학원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성매매 알선책으로 몰려 체포되는 황당한 일을 겪었는데, 아직까지 목을 조르고 수갑을 채운 경찰관에게 이렇다할 사과 한 마디 듣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경찰 관계자는 "제보자가 말한 검은 바지, 빨간 상의, 모자를 쓴 피의자의 모습과 A씨의 인상착의가 비슷해 오인했다"며 "A씨가 다친 부분에 대해선 보상할 수 있도록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hwikj@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