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 투자전략-제조업 보다 자동차 업종이 긍정적

2015-09-07     조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

9월 초입부터 부정적으로 해석되는 모습들이 나타나고 있다. 대표적으로 G2의 제조업 지수가 동반 부진을 나타내며 글로벌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더욱 심화되는 것이 아닌지에 대한 우려를 자아내고 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미국·중국 제조업 지수 동반 부진
글로벌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 깊어

지난 1일 발표된 중국 PMI(NBS)는 49.7로 전월(50.0) 비 하락했을 뿐만 아니라 2012년 8월 이후 3년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 하락의 원인은 기본적으로 제조업 성장 동력이 부족한 상황이라는 점을 부인할 수는 없다. 하지만, (통계청의 해명대로) 전승절을 앞두고 베이징 인근 지역 공장들이 조업을 중단했다는 점, 8월 12일 있었던 텐진항 폭발 사고의 영향 등 비 경제적이거나 일회성을 지니는 요인들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판단된다.

해당 이슈가 1일 미국 등 주요 증시의 조정 원인 중 한가지로 작용했지만, 중국 증시와 전일 국내 증시는 비교적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이는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전승절, 텐진항 등 일시적인 사안이 PMI 의 악화에 영향을 주었다는 점과, 이미 Caixin PMI 의 급락을 통해 여파가 시장에 어느 정도 반영이 되었다는 점, 그리고 중국 정부가 보다 전향적으로 경기 하방을 방어하기 위한 움직임들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 등에서 이유를 찾아볼 수 있을 듯 하다. 따라서 8월 PMI 의 부진이 추가적인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우리 시간으로 같은 날 밤에 발표된 미국의 ISM 제조업 지수도 51.1을 기록하며 전월(52.7)과 컨센서스(52.5)를 모두 하회하는 모습을 보였다. 2013년 5월 이후 최저치인데, 이처럼 부진한 ISM 제조업 지수와 함께 미국의 경기 마저 확신할 수 없는 영역에 진입하는 것이 아닌지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 ISM 제조업 지수의 세부 항목들을 살펴 보면, 전반적으로 부진한 모습을 보인 가운데 생산, 신규 및 수출 주문, 가격 등이 특히 부진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결국 강 달러와 대외 수요 부진에 따른 수출 경기 둔화가 ISM 제조업 지수의 부진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볼 수 있는 모습이다. 그러나 이를 바탕으로 미국의 경기 현황 마저 악화되면서 글로벌 경기 둔화와 관련된 부담을 확대시킬 것이라는 우려를 가지기에는 성급하다는 판단이다.

필자는 여러 자료들을 통해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 소비 경기의 회복이 글로벌 경기 둔화우려를 제어해 줄 수 있는 단초 역할을 할 것이라는 언급을 한 바 있다. 이런 관점에서 보았을 때, 미국의 소비 경기와 관련해서는 여전히 긍정적인 기대를 가지게 만드는 모습들이 나타나고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지난 2일 발표된 미국의 월간 자동차 판매 데이터가 그 중 하나라고 볼 수 있다. 8월 자동차판매는 1772만대를 기록하며 2005년 7월 이후 약 1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자동차는 대표적인 내구재로 단가가 비싸기 때문에 소비 경기의 온기를 확인할 수 있는 대표적인 실물 지표 중 하나이다.

특히 이번 자동차 판매 데이터 가운데 눈길을 끄는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고급 브랜드들의 판매 증가율이 비교적 높게 나타났다는 점이다. 아래 그림은 8월 브랜드 별 YoY 판매 증가율 상위 15개 업체들을 나타낸 것인데, 람보르기니, 페라리, 포르쉐 등 최고급 브랜드들의 판매 증가율이 상위권에 상당수 포진되어 있다. 아우디나 벤츠, BMW 등의 고가 브랜드들도 상위권에 위치하고 있다.

두 번째는 light truck 의 판매가 1010만대로 집계되면서 전체 자동차 판매 가운데 57.5%를 차지(2005년 이후 평균, 51.6%)했다는 점이다. 이 비중 역시 10년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상황이다.

light truck 은 van, pick-up truck, SUV 등의 차종을 포함하는데 이들은 일반적으로 동급의 세단에 비해 고가이고, 연비가 떨어진다. 따라서 해당 차종의 판매 비중이 증가한다는 것은 그만큼 소비 심리 및 소비 여력이 강해 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실제로 트럭 판매 비중 추이는 GDP 계정 중 개인 실질 소비 증감률과 거의 흡사한 흐름을 보인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으며, 경기 선행지수와도 상당한 유사성을 보이는 지표라는 점도 참고할 필요가 있다.

이상에서 언급한 두 가지 특징들(고가 브랜드와 light truck 의 판매 호조)은 현재 미국가계가 그만큼 소비 여력이 확충되어 있고, 소비 심리가 강하다는 점을 방증하는 참고 자료로 삼을 수 있다.

결론적으로 어느 정도 예상되고 있던 당장의 G2의 제조업 지표 부진 보다는 4분기를 염두에 두고 미국의 소비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여전히 유효하다는 점,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향후 G2제조업 지표들의 개선 가능성이 존재한다는 점에 방점을 둘 필요가 있다는 판단이다.

미국의 자동차 판매 데이터를 보는 김에 국내 자동차 업체들의 퍼포먼스도 함께 확인해보면, 결과적으로 나쁘지 않은 흐름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앞 페이지의 표에서도 나와 있는 바와 같이 현대/기아차 모두 중위권 이상의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그리고 현대/기아차를 합산할 경우 미국 시장에서의 8월 판매 증가율은 전년 동월 비 +5.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전체 브랜드들 가운데 최상위권 성적은 아니지만, 미국 시장 내 경쟁 브랜드라고 볼 수 있는 도요타, 혼다, 닛산 등 일본 주요 브랜드들이 마이너스 성장률(순서대로 -8.8%, -6.9%, -0.8%)을 기록했음을 감안하면 견조한 판매현황이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판매 단가 측면에서도 긍정적인 부분을 확인해 볼 수 있는데 미국 자동차 전문 평가기관인 Kelly Blue Books 가 집계한 평균 자동차 판매 가격을 보면, 현대/기아차의 평균 단가는 전년 동월 비 +4.4% 상승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시장 전체의 평균 단가 상승 폭은 +3.4%, 앞서 언급했던 일본 3사의 가격 상승률이 +1.4%, +2.8%, +4.2%임을 감안하면 경쟁사 대비 판매 호조와 단가 개선이 동시에 나타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단, 해당통계는 인센티브는 포함하지 않은 것으로 명시되어 있음)

이 외에도 자동차 업종과 관련한 호재들이 다수 눈에 띄고 있다. 현대차가 인도에서 월간 역대 최다 판매량을 기록하는 호조를 보였고, 정부는 내수 소비 진작을 위한대책의 일환으로 자동차에 부과하는 개별 소비세 인하를 발표 했다. 그리고 대표적인 환율 민감 업종 중 하나임을 감안할 때 최근 나타나고 있는 우호적인 원/달러 및 원/엔 환율흐름 등도 긍정적인 소재들이다.

물론 중국 자동차 판매가 전반적으로 위축되고 있다는 점, 해당 시장에서의 가격 경쟁이 격화되고 있다는 점 등 아직까지 추세적 상승에 대한 기대감을 저해하는 난점들이 존재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중국 시장에서도 긍정적인 모습은 찾아볼 수 있다.

중국 자동차 딜러 협회(CADA)에서 집계하는 자동차 재고 상황에 대한 서베이 지표인 중국 자동차 재고 경보지수가 최근 빠르게 하락하고 있는데, 8월 에는 48.7을 기록해 기준선인 50을 하회하기 시작했다. 즉, 재고 부담이 완화되고 있다는 것인데 해당 지표와 자동차 판매 증감률의 최근의 추이를 보면 해당 지표의 개선(하락)은 자동차 판매 증가와 무척 밀접한 연관성을 나타내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우호적인 환율 여건, 판매량 개선, 긍정적인 뉴스 플로우, 중국 시장에서의 현황 개선 가능성 등을 감안할 때 자동차 업종에 대한 관심은 유지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이다.

<정리=강휘호 기자>
<자료=조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