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안철수 PK출마설

제2의 낙동강 벨트를 구축하라!

2015-08-31     박형남 기자

[일요서울 ㅣ 박형남 기자]  당내에서 문재인·안철수 등 거물급 인사들의 PK(부산·경남)지역 출마설이 하염없이 흘러나오고 있다. 지역주의 극복을 해야 된다는 논리다.

하지만 최근 들어 당내에서는 대권주자들이 PK지역을 꺼려해 급기야 PK지역을 포기한 것 아니냐는 격앙된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더 나아가 ‘정권 교체 의지가 있는지 의심스럽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 때문에 야권에서는 18대 총선에 이어 제2의 낙동강 벨트를 형성, 야권 바람을 일으킬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그래야만 정권 교체를 할 수 있는 밑그림이 그려진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선 대선 후보급 인사들이 전면에 나서 적극적으로 움직일 필요가 있다는 게 주된 골자다. 그 내막을 파헤쳐봤다.


  문재인-부산 사상, 안철수-부산 해운대, 김두관-경남 남해
  당사자들은 ‘손사래’…오거돈 영입 등 다양한 시나리오 나돌아

4월 재보선 패배 이후 줄곧 새정치연합은 ‘혁신’을 외치고 있지만 당내 논란만 가중되고 있다. 내년 공천을 둘러싼 계파갈등이 확산되고 있고, 외부에선 신당창당설이 끊임없이 흘러나오고 있다. 여기에다 새누리당 김태호 최고위원이 20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 인적쇄신마저 여당에게 밀리는 분위기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새정치연합이 ‘혁신’을 할 수 있을까”라고 의구심을 갖는 이들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새정치연합 쇄신 작업에 참여 중인 이동학 혁신위원은 김 최고위원의 불출마를 언급하며 “이미 우린 지고 있다, 쇼라 할지라도 우리가 쇼에서도 지고 있다, 국민이 답답하고 대한민국이 답답하다”고 말했다.

야당 한 당직자는 “새정치연합 내 최다선인 이해찬 의원도 내년 총선에 출마하겠다는 입장이다. 세종시에선 초선일 뿐 아니라 할 일이 많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당의 혁신을 위해 ‘선당후사’ 자세를 취해야 할 인사들이 기득권 챙기기에 급급한 모습”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국민들은 새정치연합이 혁신은 물론 정권 교체 의사가 있는지에 의문일 것”이라고 말했다. 당이 살기 위해서는 ‘선당후사’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그 연장선상에서 중진인사들의 용퇴론은 물론 하방론까지 흘러나오고 있다. 새정치연합 혁신위원인 조국 서울대 교수는 “새정치연합의 다선 중진 의원들도 현명한 선택을 하시리라 생각한다”며 “용퇴를 하실지, 적지에 출마를 하실지 등 어떤 것이 새정치연합의 총선 승리에 도움이 될 것인가에 대해선 누구보다 원로 중진 분들이 스스로 아시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지역, 거물급 출마 요구
“총사령관이 없다”

특히 야당 지지자들 사이에서 ‘PK(부산·경남)지역 거물급 차출설’이 끊임없이 흘러나오고 있다. 야권이 차기 대선에서 승리하기 위해선 PK지역에 교두보를 마련해야 한다. 당내 인사들 역시 “PK를 잡아야만 정권 교체가 가능하다”고 말한다.

이 때문에 새정치연합으로선 18대 총선 당시 ‘문(문재인)성(문성근)길(김정길)’ 트리오를 통해 낙동강 벨트를 형성, 총선을 치른 만큼 제2의 낙동강 벨트를 형성할 필요가 있다는 말이 나온다. 더구나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공약이 일부 무산되면서 PK지역에서 새누리당에 대한 반감이 있는 상황에서 거물급 인사가 출마한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는 논리다.

그러나 그럴 만한 거물급 인사가 없다는 점이 문제라는 게 새정치연합 부산시당 관계자들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실제 부산시당에서는 20대 총선에서 3~5석 확보를 목표로 삼고 있지만 쉽지 않은 상황이다. 김영춘 서울시당위원장이 시당을 맡아 당선 가능성이 있는 지역을 중심으로 지지세를 확산하고 있지만 쉽지 않다. 3선의 조경태 의원이 있지만 부산시당과의 관계가 원활하지 않아 총선을 진두지휘할 인물로 받아들여지지 않을 것이란 시각이 대체적이다.

게다가 새누리당 김태호 최고위원이 불출마를 선언한 김해을에 출마할 김경수 당협위원장, 양산 송인배 당협위원장, 민홍철 의원 역시 pk지역을 맡기기에는 약하다는 평을 듣고있다.
그런 점에서 안철수 의원과 문재인 대표 등이 부산에서 출마할 필요가 있다는 얘기가 지역에서 끊임없이 흘러나오고 있다. 새정치연합 김영춘 부산시당위원장은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문 대표가 총선 불출마 선언을 거둬들이고 새누리당 텃밭인 부산에서 직접 싸워주길 강력하게 바라고 있다”며 “저뿐 아니라 부산지역 당원과 지지자는 모두 그렇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안철수 의원은 서울 노원병이 지역구이지만 부산에서 어려운 선거를 자청해 싸우겠다고 하면 서울 지역민도 다 이해할 것”이라며 “안 의원이 국회의원 선수를 쌓으려고 정치하는 분이 아닌 만큼 고향에서 출마해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부산 지역 3선인 조경태 의원도 “문 대표부터 지역주의 극복을 위해 부산 출마를 꼭 할 것을 요청한다”고 주문했다.

이런 요구가 빗발치는 이유는 여권 강세인 PK지역에서 대선급 주자들이 출마해야만 혁신은 물론 정권 교체로 이어지는 발판이 된다는 논리다. 당의 한 관계자는 “지금 현재 문 대표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함으로써 얼핏 보기에는 ‘PK지역 포기’란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PK지역을 포기하게 되면 차기 대선 승리조차 불가능하기 때문에 거물급 인사들이 출마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실제 안 의원 본인과는 무관하게 ‘안철수 부산 해운대 출마설'도 흘러나오고 있다. 해운대는 부산의 강남이라고 불리는 지역으로 여당색이 강한 곳이다. 일부에서는 해운대가 아닌 다른 지역에는 가능성을 열어둔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오고 있다. 앞서 안 의원은 “해운대 출마는 안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측근들 사이에서도 “해운대 출마는 특정 세력이 만들어낸 소설에 불과하다”고 불쾌해했다. 하지만 부산 지역에서 당선되면 문 대표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차기 대권 주자로 우뚝 설 가능성이 크다는 이유에서 일부 측근들은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이 때문에 안철수 부산 출마설은 끊임없이 나오고 있다.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문 대표가 부산 사상구에 재출마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강하다. 뿐만 아니라 지난해 7월 재보선에서 경기 김포에 출마했다가 낙선한 김두관 전 경남지사를 고향인 경남 남해에 출마시켜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는 형국이다. 이 외에도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오거돈 전 해양수산부 장관을 영입, 조국 서울대 교수의 부산 총선 선대위원장 등 PK지역 탈환을 위한 다양한 시나리오들이 흘러나오고 있다.

文 “전국 선거 지휘”
安 “현재 지역구에서”

하지만 당사자들은 난색을 표하고 있다. 문 대표 측에서는 “불출마 선언을 번복하기 어렵다. 당 대표로서 전국 선거를 지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안 의원 역시 “현재 지역에서 열심히 해 이기겠다”며 부산 출마설에 부정적인 입장을 취했다. 경남 남해 출마설이 흘러나오는 김두관 전 지사도 “김포에서 시작하고 김포에서 마무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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