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 투자전략-수출 회복·정책 기대 등 ‘일단 맑음’
아직은 반등의 연속성에 대한 물음표를 떼기 힘들지만 지난 27일 KOSPI 는 실로 오랜만에 큰 폭의 반등을 선보였다. 직전일 대비 +2.57% 상승한 1894.09pt 로 장을 마감하며 2013년 7월 11일(+2.93%) 이후 3년여만에 최대 폭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국내 증시의 낙폭 과대에 대한 인식과 중국 정부의 경기 부양책에 대한 기대감, 그리고 수급상 연기금의 매수세가 대규모(+2,319억원)로 유입되면서 도출된 결과로 볼 수 있다.
미국 수입 수요 관련 지표 일제히 서프라이즈
단기적 변동성 확대에 대한 경계심 유지해야
급등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추세적인 상승기조 진입 가능성을 논하기에는 미흡한 부분들이 존재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우선, 기존의 시황 자료를 통해 언급했던 바와 같이 G2리스크를 반영하며 확산되는 모습을 보였던 신흥국 관련 위험 지표들의 상승세가 여전히 진행 중에 있다.
또한 중국 정부가 발표한 전향적인 경기 안정화 대책(기준금리 및 지준율 인하)에도 불구하고 추가적으로 하락 마감한 전일 중국 증시의 반응에서 나타난 것처럼 중국의 정책 효과가 유발할 수 있는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도 아직은 높지 않은 상황이다.
조금 더 미시적인 관점에서 보면, 국내 증시 외국인들은 현물 시장에서의 대규모 매도세를 여전히 이어가고 있으며, 전일 선물 시장에서 지난 주 금요일 이후 쌓아오던 매수 포지션을 일부 청산하는 모습을 나타내기도 했다.
이와 같은 모습들은 지수의 추가적인 상승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과는 다소 거리가 먼 현상들이라고 볼 수 있다. 단기적으로는 여전히 변동성 확대에 대한 경계심을 유지할 필요가 있는 국면이다.
그러나 9월 이후 시점까지 범위를 넓혀서 생각해 본다면 상승 국면의 출현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을 가능하게 하는 모습들도 분명 나타나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글로벌 금융시장이 가장 우려하고 있는 사안을 꼽는다고 하면 미국의 금리 인상에 대한 우려도 있지만, 글로벌 경기에 대한 불확실성도 이에 못지 않은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필자는 글로벌 경기에 대한 우려가 경감되기 위한 실마리는 크게 두 가지 사안이 확인되는 상황에서 나타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첫 번째가 바로 선진국의 소비 경기 회복, 그 중에서도 가장 먼저 미국의 소비 경기 회복이 확인되면서 수입 수요 확대를 통해 신흥국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를 형성시켜주는 것이다. 따라서 미국의 소비를 비롯한 수입 수요와 관련된 지표들의 흐름이 호조를 이어 간다는 것은 중장기 관점에서 상당히 중요한 변수 중 한 가지로 볼 수 있다.
그런데 발표된 미국의 경제 지표들 중 8월 컨퍼런스 보드 소비자 신뢰지수가 101.5를 기록하면서 전월(91)과 사전 컨센서스(93.4)를 모두 큰 폭으로 뛰어넘는 호조를 보였다. 이외에도 ISM 서비스업 지수를 비롯해 최근 미국의 소비 회복과 관련된 긍정적인 시그널들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수입 수요와 연관성을 가지고 있는 내구재 주문과 자본재 주문 역시 컨센서스를 상회하는 호조를 보인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미국의 실질 소득 증가와 실제 소비 경기의 시차간의 관계를 감안해 봤을 때, 이번 3~4분기 중 가시적인 소비 경기 회복이 확인될 가능성이 존재하는 상황이다. 이에 더해 최근 소비 관련 심리 지표들이 일제히 개선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소비 회복에 대한 기대치를 높여주고 있다는 점은 중기 이상 관점에서 분명 긍정적인 소재라는 판단이다.
두 가지 조건 중 다른 하나는 중국의 경기 하방에 대한 불확실성이 경감되는 것인데, 이와 관련해서는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해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최근까지의 상황을 고려해 볼 때, 현재 중국 경기 하방에 대한 우려가 완화되기 위해서는 주요 실물 지표들의 하락이 진정되는 모습을 확인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볼 수 있다.
필자는 중국의 여러가지 실물 지표들 가운데 최근에 중국 정부가 위안화의 평가 절하를 단행했다는 점과 앞서 언급한 미국의 수입수요 확대 가능성 등을 감안할 때, 가장 먼저 가시적인 지표의 개선을 기대해 볼 수 있는 부문이 바로 수출이라고 보고 있다.
사실 8월 중국의 수출 지표에 대한 기대가 크지는 않다. 다른 여건들을 떠나서 지난 12일 발생한 텐진항 폭발사고의 여파를 감안할 필요가 있는데, 세관 통관액 기준으로 텐진지역은 중국 전체 수출의 4.8%(최근 5년)를 담당하고 있는 지역이다. 이와 같은 주요 수출 지역의 항만시설이 타격을 입은 만큼 일정 부분 부정적인 효과는 감안 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이다.
그러나 8월 말~9월 초 사이 이와 같은 영향에서 벗어나고,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미국을 중심으로 선진국 수입 수요 확대가 가시화되는 과정에서 4분기 수출 회복을 기대해 볼수 있다. 현재 블룸버그가 집계한 컨센서스 상으로는 3분기 수출 증감률(YoY)은 +1.1%, 4분기 수출 증감률은 +4.1%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중국 정부의 지준율 및 기준금리 인하 결정이 시차를 두고 일정부분 긍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인민은행은 지난 26일부터 25bp의 기준금리 인하, 9월 6일부터 50bp 의지준율 인하를 단행한다는 정책을 발표했다.
이와 관련해 금리 인하 폭이 충분치 않다는 해석, 그리고 증시 입장에서 보았을 때는 정책 타이밍이 다소 늦은 경향이 있다는 평가들이 많다. 필자도 이 부분에 대해서는 동감하며 단 25bp 의 금리 인하가 극심해 지고 있는 중국 경기 둔화 우려를 크게 완화시켜 줄 것으로 기대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눈여겨 볼 필요가 있는 부분은, 중국 정부가 보다 본질적으로 경기 방어를 위해 필요한 조치들을 단행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중국 경제나 증시가 가지고 있는 구조적인 문제점들이 빠른 시일 내에 해소될 수 있는 사안은 아니지만, 이 같은 구조적인 난제들은 성장률 하락에 대한 우려가 확대되는 상황에서 그 심각성과 공포감이 더욱 크게 부각될 수 밖에 없다. 따라서 관련된 우려가 유발할 수 있는 부작용을 제한하기 위해서라도 성장률 하단에 대한 신뢰도를 높여줄 필요가 있다.
이 같은 관점에서 본다면, 중국 정부가 수출(환율 정책)과 투자(금리 정책) 등 상대적으로 빠른 회복을 기대해 볼 수 있는 부문과 관련된 정책들을 통해 적극적인 경기 방어 스탠스를 가져가기 시작했다는 의미를 폄하할 필요도 없다는 판단이다.
중국의 경기 하방에 대한 신뢰도가 쉽게 구축되기는 힘들 것이다. 하지만, 기존에 비해 적극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정부의 경기 방어 의지, 이에 따른 추가적인 정책에 대한 기대감, 그리고 수출 부문의 개선 가능성 등은 4분기 이후의 상황이 현재에 비해 우호적일 것이라는 기대를 가지게 만드는 요인들이다.
정리=강휘호 기자
자료=조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