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 투자전략-위안화 연동 국내 증시… 변동성 확대

2015-08-17     조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

위안화 발 쇼크가 국내외 증시를 강타했다. 중국 인민은행은 지난 11일 위안화 환율 결정 방식을 전일 시장의 종가를 반영하는 형태로 변경하겠다는 발표를 했고, 당일 위안화 고시 환율을 전일 대비 +1.86% 상승시켰다. 2005년 위안화 관리변동 환율제가 단행된 이후 최대 상승 폭이었던 것으로 기록된다. 그리고 전일 위안화는 재차 +1.62% 상승했다. 결과적으로 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은 단 2거래일 만에 +3.5% 상승했다.

수출주들에 대한 관심 가질 필요 있어 
추가적 지수 하락 압박은 다소 제한적

이와 같은 조치에 대해 인민은행 측은 공식 성명을 통해 무역 흑자에 따른 시장 예상과 실제 환율과의 괴리 등을 언급하며 위안화 환율 결정 과정의 시장 지향성을 확대하기 위한 조치라고 밝혔다. 그러나 굳이 현 시점에서 이와 같은 정책 변화를 시도한 실질적인 목적은 경기 부양이라고 볼 수 있을 듯하다.

잘 알려진 바와 같이 상반기 중국의 경제는, 무역, 투자, 소비 등 거의 전영역에서 부진한 흐름을 면치 못하고 있었다. 특히 수출의 경우 6월 수출이 3개월 만에 플러스 증가율로 돌아서며 다소 회복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7월 수출 지표가 전월 및 예상치를 모두 크게 하회하는 -8.3%의 쇼크를 발생시켰다. 이와 같은 무역 지표의 쇼크가 일종의 트리거 역할을 한 것으로 판단된다.

이에 더해 중국 정부와 인민은행은 이미 지난해 말부터 지준율 및 기준금리 인하 등을 통해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책에 대한 무용론까지 제기될 만큼 가시적인 효과를 보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 지속되다보니 중국 당국 입장에서는 경기 부양을 위한 또 다른 카드를 제시할 필요가 발생한 상황인 것으로 볼 수 있다.

일각에서는 이에 대해 근린 궁핍화를 유발하는 환율 전쟁의 재개, 내수에 대한 위험도가 심각하다 보니 수출에서라도 활로를 찾겠다는 정책의 전환이라는 우려를 표명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이미 서술한 바와 같이 환율 정책 자체에 포커스를 맞추기 보다는 기존에 진행되고 있던 통화 및 재정 정책에 더해 외환 정책이 덧붙여진 전방위적인 정책 지원의 일환이라는 측면에서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는 판단이다.

중국 정부가 경기를 부양하기 위한 보다 적극적인 스탠스를 취하기 시작했다는 점은 우리 입장에서 호재의 성격이 강한 이벤트인데, 증시는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장 후반 낙폭을 일정 부분 만회하기는 했지만, 전일 KOSPI 는 장 중 1950pt 대에 진입하는 모습을 보였으며, KOSDAQ 은 690pt 에 근접하기도 했다.

이와 같은 반응의 이유는 부양책의 효과로 중국의 경기가 회복되면서 가져올 수 있는 긍정적인 파급효과가 확인되는 시점 이전에 몇 가지 우려 사항들이 먼저 시야에 들어오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가 기존에 추구하고 있던 환율의 안정성을 포기하면서까지 정책 지원에 나설 만큼 경기 상황이 심각하다는 인식, 환율 효과에 따라 국내 기업들의 중국 대비 수출 경쟁력 저하 등이 이와 관련된 사항들이다.

그러나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중국이 전방위적인 부양책에 나서고 있다는 측면에서 본다면 시간은 소요된다 하더라도 점진적으로 중국 경기에 대한 우려는 완화될 것으로 판단된다. 또, 수출 경쟁력 측면에서도 중국보다 수출 경합도가 높은 원/엔 환율이 바닥을 형성하고 반등 국면에 진입하고 있다는 점, 원/달러 환율이 경험적인 고점 영역에 진입하고 있다는 점, 그리고 원화와 위안화가 유사한 방향성을 형성한다는 점 등을 감안하게 되면 수출 경쟁력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은 점차 완화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이상에서 언급한 내용 보다, 현 시점에서 보다 직접적이고 강한 동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은 바로 단기적인 환율의 상승 가능성의 문제인 것으로 보인다. 최근 양일간 위안화가 빠르게 평가절하되는 과정에서 위안화의 방향성에 연동되는 경향이 강한 원/달러 환율도  1163.2원에서 1190.8원으로 +2.4% 급등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게다가 위안화 환율의 평가 절하가 추가적으로 진행될 수 있다는 우려까지 형성된 상황인 만큼 1200원 대의 진입 가능성도 상당히 높아진 상황이라는 점이 불안감을 더욱 자극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아직까지 국내 증시의 펀더멘털에 대한 확신이 강하지 않은 상황 하에서 환율의 변동성이 상방으로 재차 확대되는 모습을 보인다면, 외국인 자금 이탈에 대한 우려는 더욱 심화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그러나 환율 측면에 있어서 다음과 같은 모습도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앞서도 언급한 바와 같이 원/달러 환율은 이미 1200원선을 눈앞에 두고 있다. 원/달러 환율의 1200원선은 글로벌 금융위기 유로존 재정위기 등 중차대한 위기 상황들이 발생했던 당시에 머물던 영역이다. 따라서 그에 준하는 이벤트가 발생하지 않는다는 전제를 한다면 추가적인급등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볼 수 있다.

한편, 원/달러 환율과 외국인들의 국내 증시(KOSPI) 순매수 금액 간의 관계를 살펴보면 1200원선 이상에서는 비교적 강한 순매수가 높은 빈도로 이루어 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추가적인 환차손에 대한 우려 보다는 충분히 상승한 원/달러 환율 덕에 고점을 인식한 환차익에 대한 기대가 형성될 수 있는 영역이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현재 환율 수준 이상의 영역에서는 외국인 매도에 대한 우려가 경감될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이다.

외국인의 국내 증시에 대한 태도가 변화될 것을 기대해 볼 수 있는 환율 수준에 접근하고 있다는 점과 이미 국내 증시의 벨류에이션이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저점 수준까지 내려와 있다는 점을 감안하게 되면 지수 전체적인 측면에서는 추가적인 하락 압력은 제한적인 수준이라는 판단이다.

그런데 지수 보다 업종 측면에서 한가지 염두에 둘 부분은 최근 하락 과정에서 위안화 평가 절하에 따른 중국 소비자의 구매력 악화 우려가 기존 주도주 중 하나인 중국 소비 관련주들의 낙폭을 확대 시키는 모습이 나타났다는 점이다.

사실 환율 변동에 따른 구매력 우려 외에도 관련 지표들을 통해 기본적으로 소비에 대한 기대가 강하게 형성되기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중국의 은행연합회가 발표하는 소비자 신 뢰지수는 거의 1년여를 하락 국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으며, 최근에는 임금 상승률의 둔화도 가시화되고 있었다.

반복적으로 언급한 바와 같이 중국이 전방위적 정책 대응을 통해 경기 하방 압력에 대응한다는 측면에서 보자면 점진적인 소비의 개선이나, 소비 부문에 대한 정책적 지원도 기대해 볼 수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와 같은 모습들이 가시적으로 나타날 때까지는 해당 업종들에 대해 다소 보수적인 관점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을 듯하다.

반대로 아직까지 주가 흐름 상 큰 변화가 나타나고 있지는 않지만 물량 측면에서의 수출 증감률이 비교적 양호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는 점, 원/달러 환율 상승과 향후 유가 기저효과 완화에 따른 수출 단가 측면에서의 개선을 기대해 볼 수 있다는 점, 그리고 여전히 양호한 수출 기업들의 마진여건(수출물가지수-수입물가지수) 등을 감안할 때 대형 수출주들로의 관심 이전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판단이다.   

<정리=강휘호 기자>
<자료=조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