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운의 삼성家 장남' 이맹희 별세…파란만장 삶

동생들에 밀리고 아들은 재판중

2015-08-14     이범희 기자

[일요서울 ㅣ 이범희 기자] 고 이병철 삼성그룹 창업주의 장남인 이맹희 전(前) 제일비료 회장이 14일 중국에서 별세했다. 향년 84세다.

CJ그룹 관계자는 14일 "이맹희 전 회장이 중국 베이징의 한 병원에서 현지시간 오전 9시 39분 별세했다"고 밝혔다.

이맹희 전 회장은 2012년 12월 폐암 2기 진단을 받고 폐의 3분의 1을 절제하는 수술을 받았다.

하지만 이듬해 암이 부신 등으로 전이돼 일본과 중국 등을 오가며 방사선 치료를 받았지만 완치되지 못했다.

이맹희 전 회장은 1931년 이병철 삼성 창업주의 장남으로 태어났다.

삼성그룹이 덩치를 키우던 1960년대 중반 사카린 밀수사건으로 바로밑 동생인 이창희(1991년 사망) 전 새한미디어 회장이 옥살이를 하고 아버지 이병철 회장이 경영일선에서 물러났을 때 잠시 그룹경영을 맡았다.

하지만 무능하다는 이유로 아버지에 의해 다시 경영에서 배제됐으며 이병철 회장이 그룹 경영권을 3남인 이건희 회장에게 넘기는 모습을 지켜봐야만 하는 비운의 주인공이 됐다.

2013년에는 이병철 창업주가 남긴 재산을 둘러싼 상속소송을 제기해 이건희 회장에게 패소했다.

이맹희 전 회장은 이건희 회장에게 삼성생명 주식 425만9천여주와 삼성전자 주식 33만7천여주, 이익 배당금 513억원 등 총 9천400억원 규모의 재산을 인도하라고 청구했으나 모두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당시 1·2심 연달아 패소한 이맹희 전 회장은 "주위의 만류도 있고, 소송을 이어나가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가족간 관계라고 생각해 상고를 포기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편 이맹희 전 회장의 장남인 이재현 CJ회장은 현재 신부전증으로 투병중인 가운데 횡령·배임·탈세 혐의로 구속기소돼 2심까지 실형을 선고받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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