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총수 집무실 들여다보니

무조건 꼭대기 층 아냐…풍수지리 영향 받아

2015-08-07     박시은 기자


[일요서울 ㅣ 박시은 기자] 롯데그룹 일가의 경영권 분쟁을 계기로 재계 총수들의 집무실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의 집무실이 경영권 분쟁의 핵심장소가 되면서 재계 총수들의 집무실도 덩달아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이다.

우선 신격호 총괄회장의 집무실은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 신관 34층에 있다. 신격호 회장은 집무실을 전용 숙소로도 사용하고 있다. 면적은 외국 국빈과 VIP가 묵는 31층 로열 스위트룸(460㎡·139.15평)과 비슷하다.
이 공간은 외부와 철저히 차단돼 있다. 신격호 총괄회장을 만나러 갈 수 있는 통로는 VIP 전용과 화물용 엘리베이터 단 2대뿐이다.

신격호 총괄회장은 대회의실에서 계열사 대표 업무 보고를 받고 있다. 신동빈 회장도 지난 3일 일본에서 돌아온 뒤 이곳에서 신격호 총괄회장을 만난 것으로 전해진다.
대회의실 반대편에는 집무실과 거실 등으로 구성된 내실이 자리하고 있다. 이곳을 지나 더 안쪽으로 들어가면 신격호 총괄회장의 침실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또 규모가 작은 스위트룸이 몇 개 더 있는데, 이는 일본에서 온 가족이나 친족들이 묵는 장소로 사용된다.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은 신동빈 회장과 주변 인사들이 신격호 총괄회장을 만나지 못하도록 통제한 바 있다. 또 신선호 산사스 회장 등과 함께 이곳에 머무르며 신격호 총괄회장 곁을 챙기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신동빈 회장의 집무실은 서울 소공동 롯데백화점 건물에 있으나 향후  제2롯데월드 타워동 고층으로 집무실을 옮길 예정이다. 제2롯데월드 안전성 논란이 불거지면서 집무실을 옮기는 결정을 내린 것이다.

이밖에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은 집무실을 12층으로 선정해 눈길을 끈 바 있다. 통상 회장실은 사옥의 가장 높은 곳으로 하는 관행이 많다. 하지만 현정은 회장은 15층인 사옥 서관이 아닌 동관 12층을 집무실로 지정했다. 동관 쪽 풍수지리가 더 좋아 동관을 택했다는 후문도 나온다.

구본무 LG그룹 회장도 사옥 리모델링, 신사옥 재배치 등의 계획에도 여의도 트윈타워 동관 30층을 집무실로 사용한 바 있다.

전용기 집무실도 눈길을 끌고 있다. 해외 출장이 많은 총수들의 업무효율성 차원에서 이용되는 전용기는 삼성, 현대자동차, SK, LG, 한화 등 5개 그룹 정도에서 사용하고 있다.

이들은 전용기 안에서 업무보고를 받거나 회의를 갖고, 신문·책 등을 읽으며 시간을 보내는 것으로 알려진다. 전용기는 좌석을 제외한 나머지 공간을 객실과 집무실, 회의실 등으로 구성하고 있다. 침대와 샤워시설, 주방 등을 갖춘 경우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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