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의 사냥 ‘트로피’ 운반 항공사 거부
2015-08-05 오유진 기자
[일요서울 | 오유진 기자] 동물 사냥의 비난여론이 거세지자 ‘트로피’(사냥한 동물의 일부를 기념으로 챙기는 것) 운반 거부 대열에 델타항공과 유나이티드항공 등 대형항고사가 동참하면서 여파가 확산되고 있다.
AP통신, 로이터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델타항공은 지난 4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보호동물(사자, 표범, 코끼리, 코뿔소 등) 전리품 운반을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델타항공은 이날 “델타항공의 엄격한 수용 정책에 따라 보호 종 관련 정부의 모든 규정을 무조건 준수하기로 했다”는 짧은 성명을 발표했다. 또 이들은 보호 종이 아닌 동물을 사냥한 경우 ‘트로피’의 운반에 대해서도 추후 정부기관 및 관련 단체와 함께 검토 후 결정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이어 유나이티드항공도 운반 거부 대열에 참여한다는 뜻을 전했다. 찰스 호바트 유나이티드항공 대변인은 "사냥 전리품의 운반 거부에 동참하겠다"며 "구체적인 거부 이유를 설명할 수 없지만, 이것이 옳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온라인 청원 사이트 ‘체인지’에는 “델타항공의 ‘트로피’ 운반을 중단시키자”는 청원이 시작돼 39만5245명이 서명했다. 또 미국의 소비자단체 ‘섬오브어스’에서 진행한 청원에도 25만 명 이상이 동참하며 두 항공사는 거세지는 여론의 뭇매 압력에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전해진다.
최근 SNS(사회 관계망 서비스)를 통해 야생동물을 사냥 후 사진을 찍어 올려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미국인 치과의사이자 아마추어 사냥꾼 월터 팔머가 짐바브웨 국립공원의 명물이자 생태 연구 대상인 수사자 세실을 밀렵하고 머리를 잘라 가져간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시작됐다.
또 아디아호 주립대학 회계원인 사브리나 코가텔리가 죽인 기린 등 동물 사체를 배경으로 찍은 사진을 자신의 페이스 북과 인스타그램에 올려 네티즌들의 뭇매를 맞았다.
한편 이번 결정을 내린 미국 대형항공사 두 곳은 미국 내 유일하게 아프리카노선을 운영하는 곳으로 델타항공은 아프리카 곳곳을, 유나이티드항공은 나이지리아와 라고스를 운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