룸살롱도 변한다
호텔급 서비스 도입해야 살아 남는다
2010-11-15 기자
광고마케팅과 브랜드 이론에서 상당히 영향력이 있는 말 중의 하나이다. 이는 브랜드라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 단적으로 알려준다. 말 그대로 광고라는 형태가 ‘나 잘났다’는 것을 무한 반복하며 고객을 지치게 하는 일이라면 강력한 브랜드는 광고보다 몇 배나 더 효과가 있는 고객 감동과 설득의 기술이라는 이야기다.
그런 점에서 이제는 화류계에도 본격적인 ‘브랜드 시대’가 열리고 있다. 이는 단순히 ‘이름’만 앞세우는 영업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이름이 있되 거기에 걸맞은 새로운 유형의 고객 배려와 고객감동의 서비스가 있다는 뜻이다. 특히 최근에는 사회 전 분야에서 서비스가 고급화되고 있는 상황이라서 룸살롱만 이를 외면해서는 더 이상 고객을 유치하기 힘든 것도 사실이다. 신사역 인근의 한 룸살롱 역시 십여 년 간 써왔던 이름을 버리고 ‘미술관’이란 이름으로 상호를 바꾸며 새로운 콘셉트를 선보인다고 한다. 최근 룸살롱의 새로운 변화라고 할 수 있는 ‘룸살롱 브랜드 시대’를 집중 취재했다.
자칭 타칭 룸살롱 마니아라고 하는 자영업자 박모씨. 그는 요즘 들어서 룸살롱의 선택기준을 바꿨다. 사실 과거에는 ‘단골’이라는 관계를 형성하면서 자신이 가는 업소를 선택했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이제는 ‘단골’보다는 ‘서비스’를 중심으로 룸살롱을 선택한다. 그의 이야기를 직접 들어보자.
손님들의 룸살롱 선택기준 까다로워져
“사실 사회의 전 분야에서 서비스라는 것이 무척 강조되지 않는가. 그런데 유독 룸살롱들만 이런 사회 트렌드를 무시해 오지 않았나 싶다. 그저 아가씨들을 데려다 놓고 술을 팔면 손님들이 오는 줄 알고 있었다. 이제는 업주들도 편하게 날로 먹으려는 생각을 바꿔야 한다. 고객들이 쓰는 돈이란, 결국 고객들이 열심히 일을 해서 번 돈이다. (룸살롱 업주들은) 그런 돈을 그냥 너무 쉽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그런 업주들이 얄미워서라도 이제는 제대로 된 서비스만을 제공하는 업소에 가려고 하고, 또 조금이라도 서비스가 소홀해 보인다는 느낌이 들면 가차 없이 업소를 옮겨버린다. 얼마든지 좋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이 많은데 왜 내가 굳이 그런 곳에 가서 내 돈 내고 푸대접을 받아야 하는가. 그런 점에서 이제는 많은 사람들이 룸살롱에 대한 선택의 기준을 바꾸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는 전반적으로 고객들이 더욱 ‘똑똑해졌다’는 말로 요약할 수 있다. 일반 기업 CEO들 역시 끊임없이 고객들을 위한 새로운 서비스를 만들어내고 그것을 기준으로 물건을 선택하는데, 유독 화류계만 그것에서 예외일 수는 없다는 이야기다.
물론 여기에는 아가씨들의 외모와 수질도 포함이 된다. 사실 아가씨들의 외모야말로 업주가 어느 정도 노력하고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하나의 기준점이 될 수 있다. 끊임없이 노력하는 업주는 지속적으로 새로운 아가씨들를 영입하면서 수질을 개선하고 이를 통해서 손님들에게도 변함없는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해주려고 한다. 하지만 게으른 업주들은 아가씨들의 수질보다는 어떻게 손님만 많이 끌어들여 술값을 ‘후려칠까’를 고민한다. 하지만 고객들도 이러한 업주들의 속내를 꿰뚫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더욱 똑똑해져 더 이상은 호락호락 당하지 않겠다는 이야기다.
또 다른 직장인 조모씨 역시 최근에는 서비스 중심의 룸살롱을 선호한다. 최근에는 접대라는 것이 과거만큼 많지 않지만, 그런 만큼 하나하나의 접대 자체가 무척 소중해졌기 때문이다. 꼭 필요한 접대만 한다는 것은 ‘꼭 이뤄져야할 비즈니스가 있다’는 말과 동일하다. 그런데 만약 룸살롱의 선택이 잘못돼 접대가 엉망이 돼버리면 어떻게 되는가. 결국 고객들의 룸살롱 선택 기준은 더욱 엄격하게 됐다.
조씨는 “이제는 정말 룸살롱 선택도 상당히 신중하게 생각한다. 예전에는 늘 접대 자리가 있다 보니 내가 좀 더 친한 업소로 자주 가는 경우가 많았다. 그만큼 심리적으로 어느 정도는 편한 부분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제는 그런 것만 가지고 룸살롱을 선택하지는 않는다. 나의 성과와 회사의 매출에 직접적인 연관이 있다 보니 그냥 그렇게 설렁 설렁 접대를 할 수 없게 된 것이 가장 큰 이유라고 할 수 있다. 이제는 신중하게 검토하고 확실하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곳에만 가게 된다”고 말했다.
‘유니크한 콘셉트’ 아니면 살아남기 힘들어
이러한 소비자들의 선택은 이제 화류계에도 ‘브랜드 시대’가 개막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특정한 업소가 브랜드가 되기 위해서는 결국 다른 업소와는 완전히 차별화되는 독특한 콘셉트가 있어야 하고 이것이 고객들의 머릿속에 남아야 ‘브랜드’가 되기 때문이다. 이는 업소의 가격, 아가씨의 외모와 수질, 그리고 전반적인 서비스 모두를 포괄하는 개념이다.
특히 룸살롱업계가 점차 브랜드 시대가 되어 가고 있다는 것은 과거에는 생각지도 못했던 전혀 새로운 콘셉트로 무장한 업소들이 점차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몇 년 전 강남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얻었던 ‘매직미러 초이스’라든가 한국형 메이드 룸살롱들이 ‘브랜드’로서 가장 대표적인 곳들이다. 이들은 그저 그렇게 다른 업소들을 따라가는 콘셉트가 아니라 눈에 띄게 차별화되는 모습으로 손님들을 공략하고 있다. 이는 곧 ‘유니크한 콘셉트’가 만들어지고 이것이 곧 브랜드가 되고 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이러한 룸살롱 브랜드화를 이끌었던 이가 바로 현직 룸살롱업주이자 유흥컨설턴트인 김성열 사장이다. 그는 국내 최초로 ‘세트 프라이스’라는 독특한 콘셉트로 룸살롱의 브랜드화를 주도해온 장본인이다. 최근에는 독특한 카드 포인트 제도를 도입해 또다시 ‘고객 감동 서비스’를 불러오고 있다. 그는 이미 2002년도 모호텔에서 ‘마시면 마실수록 가격이 내려가는 세트 프라이스’를 창안해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일반적으로는 많이 마실수록 가격이 올라가야 하는데, 김 사장은 오히려 가격이 내려가 손님들에게도 이익이 되고 업주도 수입이 있는 새로운 차원의 룸살롱 가격구조를 만들어 냈다. 이는 ‘김성열’이라는 사람을 브랜드화 했던 것은 물론 이후 그가 운영했던 보라카이, C-옥션 모두를 ‘독특한 콘셉트가 있는 브랜드 룸살롱’의 반열에 오르게 했다. 그렇다면 그가 생각하는 ‘진정한 룸살롱 브랜드화’란 어떤 것일까.
“우선 고객의 눈길을 끌 수 있는 뭔가 ‘확실한 차별화’가 되어야 한다. 이것이 브랜드화를 위한 첫 번째이자 가장 중요한 원칙이라고 할 수 있다. 애매모호하고 자신만의 확실한 색깔이 없는 콘셉트로 진정한 승부를 이뤄내기가 힘들다. 그런 점에서 그것이 히트를 하든 못하든 우선은 강력하게 어필하는 모습을 갖추어야 한다. 두 번째로 대고객 서비스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는 사실이다. 이제는 화류계 사람들도 발상을 전환해 ‘내가 돈을 벌어야 겠다’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손님이 좀 더 편할 수 있을까’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이런 발상의 전환을 이루게 되면 돈은 자연스럽게 따라온다는 사실을 깊이 인식해야 한다. 룸살롱의 브랜드는 결코 쉽게 이루어지지는 않는다. 하지만 일단 한번 그것이 고객들의 머릿속에 남기 시작하고 인지도가 높아지기 시작하면 다른 업소들이 따라올 수 없는 경쟁력을 키울 수 있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이제 유흥가 역시 되돌릴 수 없는 거친 경쟁의 소용돌이에 발을 담갔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격심한 상황 속에서 이들이 살아남을 수 있는 유일한 길, 그리고 가장 효과가 빠른 길은 다름 아닌 고객들의 머릿속에 깊이 각인되는 ‘브랜드화’가 답일 것이다.
[김형수 기자·디엠지닷컴] www.dmzfore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