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명락 코엑스 상인연합회 회장
[일요서울|강휘호 기자] 코엑스몰 상인연합회가 한국무역협회 자회사 코엑스몰의 운영방식을 두고 ‘횡포’와 ‘갑(甲)질’이 판을 치고 있다는 비판을 하고 나섰다. 우선 코엑스몰 상인연합회는 코엑스몰이 최소보장 임대료와 높은 수수료를 책정한 노예계약을 체결해 폐점업체가 속출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더불어 코엑스몰이 대형 쇼핑몰 운영 경험과 전문성이 부족해 상인들의 어려움을 외면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도대체 왜 이러한 이야기가 나오게 됐는지 [일요서울]이 김명락 코엑스 상인연합회 회장을 만나봤다.
최소 보장 임대료·과도한 수수료 정책은 노예계약
위압적인 운영행태와 잘못된 리모델링도 문제제기
김명락 상인연합회 회장은 이번 사태와 관련해 “한국무역협회는 지난해 11월 코엑스몰을 재개장하면서 일방적으로 계약방식을 변경하고 최소 보장 임대료와 높은 수수료 제도를 책정해 상인들을 이중 고통에 몰아넣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또 그는 “코엑스몰의 불공정 약관으로 코엑스몰 상인들이 적자를 견디다 못해 파산 위기에 몰리고 있다”면서 “한국무역협회의 위압적인 슈퍼 갑질의 운영 행태를 바로 잡아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 경제 5단체의 구성원인 한국무역협회는 무역진흥이라는 본래의 설립 목적을 잊고, 무역센터와 코엑스몰 임대업을 통한 영리활동에 열을 올린다”면서 “중소상인들을 상대로 체결된 불공정 임대차 계약도 이 과정에서 이루어졌다”고 덧붙였다.
이들이 말한 최소보장임대료란, 입점 상인의 매출이 기준 매출액(평수, 위치, 예상 이용객 수를 감안해 산정) 이하인 경우도 매출액에 상관없이 일정한 액수를 임대료로 지불하는 방식이다.
아울러 재개장 때 했던 리모델링과 관련된 문제도 지적했는데 “잘못된 동선과 부적절한 MD 구성 등으로 재개장 이전보다 훨씬 더 못한 쇼핑몰이 됐다”며 “소비자들이 외면하는 쇼핑몰이 대체 무슨 소용이 있느냐”고 반문했다.
결국 그의 주장은 한국무역협회가 코엑스몰을 재개장하면서 감행한 리모델링이 잘못돼 고객들의 발길이 끊겼고, 그러한 와중에 상인들은 임대료와 수수료의 굴레에서 허덕이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무역협회가 출자해 만든 (주)코엑스와의 이해관계도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그는 “임대료를 비롯해 관리비도 한국무역협회가 직접 수령하면서 임대인으로서의 의무를 피하기 위해 관리회사에 불과한 (주)코엑스몰이라는 회사를 만들었다”고 짚었다.
상인연합회의 주장에 따르면 이후 입점 상인들이 어려움을 호소할 때마다 한국무역협회는 “임대인이 (주)코엑스몰이기 때문에 그쪽으로 문의하라”고 말했고, 이를 (주)코엑스몰에 전달하면 “한국무역협회의 결정에 따라야 한다”는 식으로 회피를 일삼았다.
그 뿐만 아니라 무역협회와 입점 상인들은 고용관계가 아닌 단순 임대차 계약 관계인에도 불구하고 입점업체들 가운데 매출 순위가 3회 연속 최하위 5%에 속하는 임차인은 언제든지 퇴출시킬 수 있다는 조항까지 있다.
그 외에는 ‘임차인들의 매출관련 자료 일체를 감사할 수 있다’거나 ‘코엑스몰 내외의 쟁의와 시위 등 코엑스몰 정책에 반하는 집단행동 금지’와 같은 것들이 입점 상인들을 옥죄고 있다.
김명락 상인연합 회장은 “현재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해 상생을 약속 받을 것”이라면서 “한국무역협회는 광고비용을 늘리겠다는 공문 한 장 달랑 보내놓고 갑질을 무마하려 한다”고 말했다.
한편 코엑스몰 상인연합회는 지난달 25일 공정거래위원회에 심사청구서를 제출한 바 있다. 이들은 향후 을지로위원회 등과 함께 요구가 받아들여질 때까지 단체 행동에 나설 것을 천명한 상태다.
[반박 인터뷰] 한국무역협회 (주)코엑스몰 관리 담당자
“상인연합회의 주장은 억지…협의 대상 자격도 없는 단체”
[일요서울]은 코엑스몰 상인엽합회의 주장에 대해 사실관계를 확인하기 위해 한국무역협회와 연락을 시도했다. 한국무역협회 측은 (주)코엑스몰 관리 담당자가 나서서 반박 인터뷰에 응했다.
해당 관계자는 먼저 최소보장임대료와 수수료에 대해 “일단 계약서가 일방적으로 변경됐는 것은 말도 안 된다”면서 “기본적으로 리모델링을 하면서 2012년 기존임대차계약이 모두 종료됐고, 새로운 계약이 체결된 것”이라고 밝혔다.
당시 상황 역시 “새 계약을 체결할 때 수수료 방식을 채택하겠다는 부분을 상인들에게 충분히 설명하고 고지했다”면서 “기존 계약이 있는 상태에서 새로운 임대차 계약을 강요했다는 상인연합회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고 못을 박았다.
수수료 방식은 “대부분의 쇼핑몰이 집행하고 있는 일반적인 사항”이라면서 “또 입찰 방식으로 계약을 맺은 것이고, 이때 임차인이 적어낸 수수료를 개별 적용했다. 만약 수수료를 조정하면 입찰 제도에서 떨어진 이들에 대한 불공정 계약 아니냐”고 일축했다.
리모델링이 잘못됐다는 주장에 대해선 “개인적인 취향까지는 모르겠지만 대부분의 방문 고객들이 만족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우리가 봤을 땐 전혀 문제가 없는 리모델링이었다”고 평가했다.
한편 (주)코엑스몰 담당자는 이들의 계약에 문제가 없고 갑질이 아니라고 밝히면서 상생을 위한 방법도 제시했다. 그는 “이미 매출 증대를 위한 마케팅 예산 지원과 주차지원 확대, 1년 경과 시점 후 최소 보장액 조정 등의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상인연합회와의 향후 협상에 대해서는 “우리는 상인연합회를 현상의 대상으로 보고 있지 않다”면서 “노사의 관계가 아니고, 개별 계약인데 이 부분에 대해 단체로 협상에 나서는 것은 애초에 맞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