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사이버 세상은 ‘초딩’이 접수

2010-10-19      기자
이제 많은 어르신들이 길거리에서 고등학생들이 담배를 피우는 모습을 보고도 딱히 훈계를 하지 못한다. 말 그대로 무섭기 때문이다. 그런데 고등학생들이 무서워하는 것은 중학생이다. 앞뒤 가리지 않고 막무가내로 ‘들이대기’ 때문이다. 그런데 중학생들이 무서워하는 이들이 있다. 바로 초등학생들이다. 물론 물리적 힘은 약하다. 그러나 사이버 세상에서만큼은 이들의 영향력과 힘이 엄청나다. 이들은 중고등학생에 못지 않은 컨텐츠 제작 실력과 인터넷 활용능력을 보여준다. 쇼핑을 한 후 엄마에게 결제를 해달라고 하는 것은 그리 이상한 것도 아니다. 자신의 블로그를 운영하고 팬클럽에 가입해 활발한 활동을 하는가 하면 자신들이 좋아하는 스타를 욕하는 사람들이 있으면 집단으로 몰려가 ‘사이버 린치’를 날리기도 한다. 선정적인 이슈가 나왔을 때 이를 빠르게 전파하면서 대중의 관심을 집중시키는 것도 바로 이들 ‘초딩’들이다. 실제 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초등학생들이 올린 불법 게시물이 중학생들이 올린 불법 게시물보다 2배가 많다고 한다. 중학생들이 그들을 무서워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음란물에 대한 접근 속도도 매우 빨라지고 있다. P2P사이트까지 이용하면서 각종 동영상을 다운받아 본다. 특히 요즘 ‘초딩’들의 성숙성에 비하면 이 역시 그리 이상할 것도 아니다. 그들은 어른들도 모르는 인터넷 스킬을 통해서 자신이 원하는 것을 구현해내는 능력이 충분히 있기 때문이다. 이제는 부모와의 대화도 인터넷을 대체한다. 과거에는 자신이 모르는 것이 있으면 엄마 아빠에게 물어봤지만 이제는 ‘지식인’을 찾는다. 부모보다 더 빠르고 정확하게 대답을 해줄 뿐만 아니라 부모가 미처 대답하지 못할 질문도 이곳에서는 가감 없이 이뤄지고 자신의 지적 욕구를 충족시킬 수가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초딩’들의 인터넷 사용은 그들의 정서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학교와 가정의 각별한 관리가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