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초선 7명 유승민계, 김한길계는 10여명

유-김 지지 의원은…

2015-07-13     류제성 언론인

[일요서울 | 류제성 언론인] 야권 발(發) 정계개편, 특히 새누리당 비박계와 새정치민주연합 비노계의 연합군이 형성될 경우 양 쪽의 키맨은 유승민 전 원내대표와 김한길 전 대표가 될 가능성이 높다. 만일 두 사람이 결단을 내린다면 장수(將帥)를 따라 나갈 현역 국회의원들은 얼마나 될까.

현실적으론 그 수가 많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쉽게 몸을 움직일 수 없는 까닭이다. 다만, 손학규 전 대표 같은 중량감 있는 인물이 깃발을 들면서 전국적으로 신당 바람이 불면 분위기가 급변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여야에선 양대 키맨인 유 전 원내대표와 김 전 대표 세력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그동안 여권에서 ‘유승민계’라는 용어는 어색했다. 유 원내대표가 사람을 모으는 성격이 아닌 데다, 원내사령탑에 오르기 전에는 전국적인 정치인이라기보다는 ‘TK 정치인’ 이미지가 강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번 파동이 일어나기 전엔 대구의 초선 의원 7명이 ‘유승민 사람’으로 꼽히는 정도였다.

김희국·김상훈 의원을 비롯한 대구 초선들은 지난 2월 원내대표 경선에서 친박계 이주영 후보에 맞서 출마한 유승민 후보를 적극 도왔다. 앞서 지난해 7·14 전당대회 때는 김무성 대표와 맞선 친박계 서청원 후보를 지원했다. 유 전 원내대표의 ‘지시’에 따른 것이었다. 이들은 이번 파문에서도 ‘7인우’(7人友)로 불리며 호위무사를 자처했다.

유승민계는 사퇴 파동을 거치면서 새로운 계파로 떠올랐다. 초재선 의원으로 구성된 15명의 원내부대표단은 든든한 우군이었다. 특히 조해진 수석원내부대표는 유승민 지키기에 앞장섰다.

유 전 원내부대표는 사퇴 성명서를 발표한 날 이들 부대표단, 일부 대구지역 초선 의원들과 함께 김포에서 ‘생맥주 회동’을 가졌다. 유 전 원내대표는 건배사를 통해 “내년 총선에서 꼭 당선되어서 다시 만나자”고 독려했다. 18대 총선 때 친이계에 의해 친박계가 공천학살을 당하자 박근혜 대통령이 “(무소속으로 출마해) 살아서 돌아오라”고 했던 말을 연상시킨다.

원내부대표단과 7인우 외에 잠재적 ‘유승민 우군’으로 꼽히는 의원들도 있다. 원내대표 퇴진에 반대하는 성명을 냈던 20명의 재선 의원들이다.

또 6월 25일 박 대통령의 국무회의 발언 직후 열린 의원총회에서 퇴진 반대 발언을 하면서 ‘유승민 재신임’에 힘을 실어준 35명의 의원들도 있다. 이들 가운데 겹치는 의원들도 있지만 여당 안에서 유 전 원내대표에 우호적인 인물이 적지 않음을 알 수 있다.

다만 내년 총선 때까지는 박 대통령의 당 장악력이 약해지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당내에 유승민계가 정착하기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새정치연합에선 ‘합리적’이란 교집합을 바탕으로 중도보수와 중도진보의 결합을 꿈꾸는 김한길 전 대표 세력이 주목된다.

김한길계는 수적으로 그다지 많지 않다. 새정치연합 소속 130명 중 10여명에 그친다. 그러나 김한길계로 분류되는 인물들이 당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이 때문에 김한길계가 반기를 들면 새정치연합이 흔들릴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문재인 대표와 맞서 있는 이종걸 원내대표부터가 김한길계에 속한다. 김관영 수석사무부총장, 민병두 민주정책연구원장, 주승용 전 최고위원, 노웅래 전 사무총장 등도 당내에서 무시할 수 없는 위치를 차지한다. 변재일·안민석·권은희·정성호·박혜자·민홍철·이상민 의원도 김한길계에 속한다.
ilyo@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