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연재] 프랜차이즈 업계 검은 뒷면 ③
미니스톱 상생과 공생 어디로 갔나…
[일요서울|강휘호 기자] 프랜차이즈 편의점 한국미니스톱(주)(이하 미니스톱)이 동반 성장과 점점 멀어지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자신들과 계약을 맺고 있던 신용카드 결제망 서비스 업체(이하 밴(VAN)사)를 상대로 이른 바 갑질을 자행하다 공정거래위원회의 철퇴를 맞았다. 또 동반성장위원회가 동반성장지수를 평가, 발표했는데 미니스톱은 최하 등급을 면치 못했다. 대체 무슨 일이 있었기에 미니스톱이 이렇게 됐을까. [일요서울]에서 알아봤다.
동반성장지수 평가 최하위 등급 굴욕
공정거래위원회(위원장 정재찬)는 지난달 20일 미니스톱이 밴(VAN)사에게 거래상지위를 남용하여 불이익을 제공한 행위에 시정명령과 과징금 1억1400만 원을 부과하고 검찰에 고발하기로 결정했다.
미니스톱은 밴(VAN)사와 거래하면서 영업 지원금 등의 명목으로 계약 기간 중 추가적인 비용을 부담시키고, 일방적으로 거래를 중단했다. 밴(VAN)사란 전기통신사업법상의 부가통신 사업자다.
일반적으로 카드사와 가맹점 간 통신망을 구축하여 여신전문금융법상 신용카드사업자가 수행하고 있는 거래 승인, 전표 매입 및 가맹점 모집 등 가맹점 관리 업무를 대행하는 사업자인 것이다.
그런데 미니스톱은 나이스정보통신 및 아이티엔밴서비스 등 2개 밴(VAN)사와 거래하던 중 다른 밴(VAN)사인 한국정보통신이 더 좋은 거래 조건을 제의하자, 계약 기간 중임에도 불구하고 기존 2개 밴(VAN)사들에게 같은 조건으로 맞춰줄 것을 요구하여 2010년 9월 변경 계약을 체결했다.
나이스정보통신과 아이티엔밴서비스 2개 밴(VAN)사는 각각 7년간 매년 5억 원씩 총 35억 원의 영업 지원금을 지급하고, 유지 보수 수수료로 카드 결제 건당 71원, 현금 영수증 발급 건당 7원을 지급했다.
변경 계약 체결 직후인 2010년 10월에는 또 다른 밴(VAN)사인 스마트로로부터 영업 제안을 받고 다시 거래 조건 변경을 요구하는데 이르렀다. 그러나 기존 밴(VAN)사들은 이에 응하지 않았고, 미니스톱은 변경 계약 체결 후 불과 5개월여 만인 2011년 2월 일방적으로 거래를 중단했다.
아울러 미니스톱은 변경된 계약 조건에 따라 2010년 9월 말 2개 밴(VAN)사로부터 각각 5억 원씩 총 10억 원 및 거래가 중단된 2011년 2월 말까지 현금 영수증 발급에 따른 수수료 4억8400만 원과 신용카드 결제에 따른 수수료 3억1600만 원 등 8억 원의 수수료를 수취했다.
결론적으로 미니스톱은 거래 상대방인 밴(VAN)사들이 불리한 거래조건 변경을 감수하고 거액의 비용을 지불하였음에도 일방적으로 거래를 단절해 이들에게 불이익을 안겨준 꼴이다.
이와 관련해 공정거래위원회는 시정명령과 과징금 1억 1400만 원을 부과하고 미니스톱 및 위반행위를 주도한 담당 임원을 검찰 고발까지 하는 강수를 뒀다.
또 공정거래위원회는 “이번 조치는 신용카드 대형 가맹점이 우월적 지위를 이용하여 밴(VAN)사에게 불이익을 주는 행위를 제재하여 밴(VAN)시장에서의 공정한 거래 질서 확립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더군다나 미니스톱은 롯데홈쇼핑, 오뚜기, 이랜드리테일, CJ오쇼핑 등 14개 기업 등과 함께 2014년 동반성장지수 평가에서 최하 등급인 보통 등급을 받았다.
이는 지난해 개선과 같은 등급으로 미니스톱 등은 2년 연속 최하 등급으로 평가되는 불명예를 안았다.
미니스톱의 행보에 문제가 있었음이 공공연한 평가에서도 나타나는 대목이다. 앞서 동반성장위원회는 제 35차 동반성장위원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이 담긴 2014년도 동반성장지수 평가 결과를 발표했다.
동반성장지수는 공정거래위원회가 매년 대기업을 상대로 조사하는 이행실적 평가 결과와 동반성장위원회가 협력 중소기업 상대로 실시하는 체감 평가 결과를 합산한 점수다. 동반성장지수는 지난 2011년부터 최우수·우수·양호·보통 등 4가지 등급으로 발표됐다.
동반성장지수 평가 결과는 공표대상 112개 대기업 중 최우수가 19개사, 우수가 37개사, 양호가 42개사, 보통이 14개사로 분류됐다.
이 가운데 미니스톱을 비롯해 보통 등급을 받은 기업은 ▲농협유통 ▲덕양산업 ▲ 동부제철 ▲동원F&B ▲롯데홈쇼핑 ▲에스앤티모티브 ▲오뚜기 ▲이랜드리테일 ▲이랜드월드 ▲태광산업 ▲한국쓰리엠 ▲한솔테크닉스 ▲CJ오쇼핑 등 14개사다.
특히 조사 결과 유통은 도·소매업, 식품업, 백화점업 순으로 체감도 개선 필요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미니스톱은 다소 억울한 부분도 있지만, 향후 올바른 정책으로 이러한 평가가 지속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미니스톱 관계자는 “공정거래위원회의 제재사항에 대해서 반박하겠다는 말은 아니지만, 계약을 맺고 해지하는 절차 상 우리는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던 것이지, 갑질을 하려했던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도 “우리는 공정거래위원회의 이번 제재사항도 그렇고 동반성장위원회의 평가가 낮게 나온 것도 그렇고 겸허한 자세를 보이겠다”면서 “더욱 노력을 기울여 앞으로 좋은 회사가 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