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인터뷰] 곽상욱 오산시장, 민선6기 취임 1년

‘교육도시 오산’ 정립 위해 혼신

2015-07-09     수도권 강의석 기자

[일요서울 | 수도권 강의석 기자] 화살을 만드는 사람은 어떻게 하면 화살이 갑옷을 뚫을지를 염려하고 갑옷을 만드는 사람은 어떻게 하면 화살이 갑옷을 뚫지 못하는지를 염려한다는 말이 있다. 이것은 “매사에 신중을 기하라”라는 뜻이다. 항상 신중함으로 오산시를 이끌며 공교육의 혁신과 평생학습도시 인프라 조성을 통해 ‘교육도시 오산’을 정립해온 민선6기 취임 1주년을 맞는 곽상욱 오산시장을 만나 그 동안의 성과와 과제, 평소 시정 철학에 대해 들어보고 미래 오산의 청사진을 들여다보는 시간을 가졌다.

▲지난해 지방선거를 통해 다시 시민의 부름을 받은 민선6기 1주년을 맞는 소회는?
 
“민선 6기 1주년을 맞아 지난 1일부터 3일간 시 곳곳의 민생 현장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환경미화원, 보육·복지시설 관계자, 소외계층 주민 등을 만나 그들이 어떤 불편을 겪는지, 어떤 시정을 바라는지 많은 것을 보고 듣고 느낄 수 있었습니다.
 
지난 민선5기 때부터 시작하면 5년째 시정을 이끌어오는 셈인데, 두 번이나 저를 선택해주신 시민들을 생각하면 한없이 감사하면서도 반면에 무거운 책임감도 느끼고 있습니다.
 
지난해 취임 일성으로 ‘청렴하고 깨끗한 시정과 시민중심·시민우선 정책을 통해 열린 행정을 실천하는 민생시장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는데, 이처럼 항상 초심을 잃지 않고 시민과 소통하며 시정 운영에 임하도록 하겠습니다.
 
지난 1년 동안 이룬 대표적 성과에 대해 말씀해주신다면?
 
민선6기 들어 새롭게 시작한 사업은 물론 민선5기부터 이어져온 시책들이 나름대로 열매를 맺기 시작해 여러 굵직한 성과들로 나타났습니다.
 
가장 최근 성과로는 지난 5월 교육부로부터 ‘평생학습도시’로 지정된 것을 들 수 있습니다. 평생학습도시는 교육부가 평생학습 인프라를 지자체 중심으로 활성화시키고자 시행하는 제도로, 올해는 22개 도시가 신청해 7개 도시가 선정됐고 신규 평생학습도시 중에서는 오산시가 경기도에서 유일하게 선정됐습니다. 
 
이보다 앞서 지난해 10월에는 오산 전역을 체험 학습의 장으로 활용하는 ‘시민참여학교’의 성과를 인정받아, 교육부에서 주최한 ‘대한민국 평생학습 대상’에서 영예의 대상을 차지하기도 했습니다.
 
평소 시장이 되기 전부터 학생들이 교육 문제로 오산을 떠나는 현실에 대해 많이 안타까워했고, 이 때문에 시장이 되고 나서는 공교육 혁신과 평생학습도시 조성에 최대의 역량을 쏟아왔습니다.
 
그 결과, 이제는 지역 사회 모두가 교육 혁신의 필요성에 대해 공감하고, 학교·교육청·학생·학부모 할 것 없이 ‘교육도시 오산’을 위해 한 마음 한 뜻으로 역량을 보태주고 있음을 직시하고 있습니다.
 
또한 지난해 11월에는 오산시 10년의 숙원사업인 ‘오산역 환승센터’가 마침내 첫 삽을 뜨게 되었습니다. 현재 오산역 주변에는 시 인구의 10분의 1이 넘는 하루 2만5천 명 이상이 대중교통을 이용하고 있는데, 이에 반해 교통 수요를 충족시킬 마땅한 시설이 없어 시민들이 많은 불편을 겪었습니다. 2017년 5월에 완공될 오산역 환승센터는 버스·택시 승강장과 자가용 환승 시설이 모두 갖춰진, 선진 외국과 비교해도 전혀 손색없는 복합환승시설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오산시 중심에 위치한 100년 전통의 ‘오산오색시장’은 2013년 전국우수시장박람회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했고, 지난해 11월에는 중소기업청으로부터 부산 자갈치시장 등과 함께 ‘전국 7대 우수전통시장’으로 인증을 받았습니다. 여기에 더해 지난 3월 중소기업청의 ‘문화관광형 시장’ 사업 대상으로 선정돼 3년간 18억 원을 투입하여 주변 관광자원과 연계한 문화·관광·쇼핑이 어우러진 전통시장으로 육성될 전망입니다.
 
지난해 12월에는 국가인권위원회에서 발표한 청렴도 평가에서 2013년에 이어 2년 연속 청렴도 1위를 차지하는 쾌거를 거두었습니다. 시·군 단위 2년 연속 청렴도 1위는 전국 최초이며, 이는 ‘시민감사관제’를 비롯해 평소 시민들이 시정에 적극 참여할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하고, 모든 위원회 회의록을 공개하는 등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노력이 인정받게 된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내부적으로 책상 배치를 직급 구분 없이 수평적 형태로 바꾸고 하위직 공무원들에게 SNS나 게시판을 통한 의견 개진을 적극적으로 권장하는 등 상명 하복의 권위적인 조직문화를 개선하기 위한 노력도 주효했다고 봅니다.
 
현재 택지개발 중에 있는 세교2지구는 당초 임대비율이 46.2%에 육박해 지방재정에 많은 부담이 될 수 있었습니다. 이 때문에 국토부, 경기도, LH 등을 방문해 지속적인 협의를 벌인 끝에 지난 4월 택지개발사업 실시계획 변경 승인을 받고 임대비율을 27.9%로 낮추게 되었던 것입니다. 이번 임대비율 변경으로 사회복지비용이 절감되어 재정 압박이 다소 줄어들게 되었으며, 또한 젊은 계층에게 우선 공급하는 행복주택 720호도 승인받아 신도시 개발에도 탄력이 붙을 전망입니다.
 
이 밖에 세외수입 운영 최우수, 지역산업정책대상(일자리창출) 우수, 지방공기업 경영평가(상수도) 우수 등 크고 작은 다양한 성과들이 있었으며, 이 모든 성과들은 시장을 믿고 따라와 준 공직자들과 시정에 적극적인 관심과 참여를 아끼지 않은 시민들이 함께 만들어낸 것이라 생각합니다.
 
오산시정을 이끌어 오면서 어떤 점이 가장 힘들었는지?
 
무엇보다 재정 확보 문제가 시정을 가장 힘들게 하는 요인이라 여깁니다. 인구 노령화와 경제 불황으로 인해 각종 복지 수요는 증가하고 있으나, 오산시 재정 여건이 시민들의 복지 욕구를 다 충족시키지 못하는 한계에 부딪히고 있다는 게 사실입니다.
 
어느 때보다 국·도비 확보가 중요하나 현실은 반대로 교부금이 삭감되는 추세로, 대부분 지자체가 오산시와 마찬가지로 예산 문제로 전전긍긍하고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런 상황을 해결하려면 국세의 지방세 이양과 각종 정부시책의 국비보조금 비율이 늘어나야 한다고 봅니다. 재정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어떤 사업이든 뜬구름 잡기에 불과할 수도 있습니다.
 
중앙정부의 적극적 관심과 노력으로 이러한 재정 문제부터 어느 정도 해결해야 진정한 지방자치제도가 확립될 수 있다고 봅니다.
 
향후 임기 동안 추진할 주요 사업은?
 
내삼미동의 전(前) 서울대병원 부지와 운암뜰 지역을 본격적으로 개발해 향후 오산시의 신성장 동력으로 활용할 계획입니다. 이를 위해 지난 3월 경기도시공사와 ‘지역종합발전을 위한 기본협약’을 체결했습니다.

경기도시공사는 그간 축적된 개발 노하우를 바탕으로 현안 사업에 적극 참여하고, 오산시는 해당 자료와 정보를 제공하는 상호 협력 체계 구축으로 지역 개발에 시너지 효과를 일으킬 수 있을 것으로 봅니다.

오산은 6·25 전쟁 당시 북한군과 유엔군이 최초로 전투를 치른 곳으로, 당시 전투가 벌어진 죽미령 일원에 지난 1955년 ‘유엔군 초전 기념비’가 세워졌고, 2013년에는 ‘유엔군 초전 기념관’이 건립돼 역사·안보 교육 시설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이곳을 확장해 2017년까지 죽미령 일대에 스미스부대(당시 참전부대) 기념공원·유엔테마 문화관·병영체험캠프 등으로 구성된 평화공원을 조성할 계획입니다.

이 사업과 관련해 지난달 24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죽미령 유엔 초전 기념 평화공원 추진위원회 출범식’이 열렸고, 이 자리에서 김창준 미래한미재단 이사장, 안민석 국회의원, 채수일 한신대 총장 등과 함께 공동추진위원장으로 추대됐습니다.
 
지난 2일에는 초전 기념비 앞에서 국회의원, 경기도사회통합부지사, 미8군 부사령관 등이 참석한 가운데 ‘UN군 초전기념 및 스미스부대 전몰장병 추도식’을 열고 추도사와 헌화를 통해 참전용사들의 희생정신을 기리는 시간을 가졌으며, 추도식 후에는 참석자들을 대상으로 평화공원 조성에 대해 직접 브리핑을 하며 공원 조성에 대한 오산시민들의 염원을 전하기도 했습니다. 이번 평화공원 조성 사업이 성공적으로 완료되면 향후 죽미령 전체를 전쟁과 안보를 테마로 한 역사교육지구로 변모시킬 계획입니다.
 
오산시 중심에는 국가하천인 오산천이 흐르고 있습니다. 오산의 동맥과도 같은 이 오산천을 ‘생태하천 복원 ABC(Active, Beautiful, Clean) 프로젝트’를 통해 파리 세느강처럼 문화와 낭만이 흐르는 힐링 하천으로 만들 계획입니다.
 
그리고 2017년까지 국비 포함 857억 원을 투입하는 5개년 장기발전플랜을 통해 오산천을 사람과 자연이 공존하고 문화와 예술이 살아 숨 쉬는 공간으로 조성하고, 하류에 위치한 맑음터 공원에는 텐트 50면, 캐라반 10동, 어린이 놀이시설, 야외 공연장, 그 외 각종 편의·부대시설을 갖춘 가족 캠핑장을 조성할 예정입니다.
 
또한 오산천에는 현재 총 8㎞의 자전거도로가 조성돼 있는데, 지난 4월 경기도·화성시·용인시와 사업비 분담 방식으로 자전거도로 개설을 합의했고, 머지않아 오산천에서 서울 한강까지 자전거로 갈 수 있는 날이 오게 될 것입니다.
 
지난 2일에는 ‘신장동 주민센터 및 건강생활지원센터’가 개청했습니다. 이번 청사 신축·이전으로 세교지구 인구 증가에 따른 지역 주민의 행정서비스 수요에 적극적인 대처가 가능해졌고, 특히 건강생활지원센터에서는 건강클리닉, 건강매니저 사업, 만성질환자 관리 프로그램 등을 운영해 지역 주민들의 삶의 질 개선에 많은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또한 9월에는 아이러브맘카페, 일시보육실, 전문상담실 등 보육 전문 인프라를 갖춘 육아종합지원센터를 준공하고, 내년 3월에는 세교지역 주민들의 숙원사업인 오산세교종합복지관이 완공돼 노인복지관, 보훈회관, 장애인복지관, 어린이집, 수영장, 목욕탕 등이 들어설 예정입니다.
 
지난 1940년대부터 80년대까지 최고로 번성했던 오산동 ‘오매장터’지역은 주거환경 관리사업을 통해 복합문화공간으로 재탄생하게 될 것입니다. 이번 사업은 소통하는 마을·안전한 마을·쾌적한 마을을 목표로 지역 내 광장, 주민 커뮤니티 센터, 전망대, 공원을 비롯해 공방촌과 TV 미술세트장까지 조성해 과거 가장 번화했던 역사를 재현할 계획입니다.

오매장터 지역은 향후 먹거리·볼거리·즐길거리가 있는 관광 명소는 물론 마을공동체 정신과 사회적경제가 살아 숨 쉬는 마을로 재탄생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독산성과 세마대지’는 국가사적 140호로 지정된 오산의 유일한 국가문화재로, 임진왜란 당시 권율 장군의 이야기가 전설로 전해져 오는 유서 깊은 곳입니다.
 
이러한 오산의 문화 자산인 독산성을 오는 2024년까지 총 262억원을 투자해 원형으로 복원하여 국내 최고의 역사문화 체험 공간으로 재탄생시킬 계획이다. 사업 완료 후에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수원화성을 축으로 화성용주사 융·건능과 독산성, 궐리사를 하나로 묶어 세계문화유산 확대 지정을 목표로 추진할 계획도 가지고 있습니다.
 
지난 1월에는 민선6기 첫 번째 핵심과제인 ‘전국 최고의 안전도시 구축’을 위한 종합 계획을 수립하고, 안전문화운동 추진·4대 사회악 근절·생활안전지도 실용화·재난안전종합시스템 운영 등 구체적 방안을 실행에 옮기고 있는 중입니다.
 
수청동에 위치한 U-City 통합관제센터는 관내 1,152대의 CCTV를 전문 요원을 통해 24시간 모니터링하고 있고, 올해 8월까지 취약 지역을 중심으로 48대의 CCTV를 추가 설치해 범죄·사고 예방 활동을 더욱 강화할 계획입니다.
 
또한 야간자율학습 후 혼자 귀가하는 학생들이 집까지 안전하게 돌아갈 수 있도록 각종 안전관련 시민단체 회원들이 동행해주는 ‘안전한 귀갓길 조성 사업’이 올 3월 신학기부터 시행 중으로, 앞으로 학생 안전의 파수꾼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해 봅니다.
 
평소 어떠한 철학을 갖고 시정에 임하시는지?
 
평소 다산 정약용 선생의 위민사상에 대해 참 많은 감동을 받았고, 그 뜻을 실천하려고 많이 노력하는 편입니다. 수첩 앞장에 ‘백성을 위한다면 현장을 살피라’는 위민찰물(爲民察物)을 써놓고 늘 마음에 새기고 있습니다. 또한 개인적으로 ‘마부작침(磨斧作針)’이라는 말도 늘 마음속에 지니고 있습니다. ‘도끼를 갈아 바늘을 만든다’는 뜻으로 부단한 노력을 통해 시민과의 약속을 지켜나가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며, 올해 오산시 사자성어로 정해 시정 지침으로도 삼고 있습니다.
 
오산은 지리적으로 봤을 때 서울을 기준으로 하는 수도권의 변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문명의 역사는 곧 변방이 다음 시대의 중심이 되어 온 역사라고 생각합니다.

그 동안 오산의 지리적 위치나 열악한 지방자치 현실을 탓하기보다는 교육·경제·복지 등에서 새로운 변화를 만들고자 해왔으며, 마부작침의 정신으로 꾸준히 변화를 이뤄나간다면 오산이 대한민국의 중심이 될 날도 머지않을 것이라고 봅니다.
 
취임 1주년을 맞아 시민들께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지난 1년 동안 시정을 원활하게 이끌어 갈 수 있도록 많은 관심과 성원을 보내주신 시민들께 감사드립니다. 오산시는 면적이 크지 않지만 21세기는 물리적인 크기가 아니라 생각의 크기가 미래를 좌우한다고 봅니다. 작은 도시국가 싱가포르와 홍콩이 아시아 선두에서 혁신을 선도해온 것을 배워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600여 공직자들, 그리고 22만 시민과 함께 오산에서 ‘새로운 혁신의 역사’를 만들어 나가겠으며, 시민 모두가 행복해지는 그날까지 계속해서 증진할 것임을 확언하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kasa59@ilyo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