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 투자전략 - 고벨류 종목에 대한 경계심을 가져라

2015-07-06     강휘호 기자

7월은 펀더멘털에 대한 우려와 기대가 교차
현 시점은 섬유와 화학 건설 기계업종 주목

국내 증시는 그리스 관련 이슈로 인해 비교적 큰 폭의 하락 갭을 형성했으나 그리스 정부의 태도에 반하는 여론조사 결과가 형성되고 있다는 점과 유로존이 수년간의 위기상황에 대응하며 구축해 온 안전장치들에 대한 신뢰도 등이 그리스 문제에 대한 민감도를 낮추는 역할을 하면서 국내 증시는 반등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그런데 고벨류 주식들(KOSDAQ 및 중소형주로 대변되는) 대한 부담이 형성될 수 있는 상황, 반대로 말하면 벨류에이션 메리트를 보유한 종목군(KOSPI, 대형주들)에 대한 관심이 형성될 수 있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고벨류 종목군이 시장 내에서의 주도권을 놓지 않고 있다. KOSDAQ 은 어느덧2008년 이후 처음으로 760pt 대에 도달했으며, 연간 수익률도 +40% 대에 진입하고 있다.

기존 주도주들이 벨류에이션 부담에도 불구하고 강세를 이어가는 것과 관련해 여러 가지 이유들을 생각해 볼 수 있지만 가장 근본적인 원인 변수들만 추려 보자면 크게 두 가지로 요약할 수 있을 듯 하다.

첫째는 상반기 중 악화되는 모습을 보인 매크로 환경에 대한 부담과 이에 따른 기업 이익 신뢰도 악화이고, 둘째는 6월 FOMC 에서 연준의 비둘기파적인 태도가 확인된 이후 재차 강화되고 있는 미 연준에 대한 낙관적인 기대라고 볼 수 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7월 증시에 대응하는데 있어 업종이나 종목이 보유한 벨류에이션 부담에 대한 경계심을 유지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이다. 여전히 고벨류 성장주들의 시장 견인력이 유지되고 있는 상황인 것이 사실이지만 앞서 언급한 두 가지 조건과 관련되어 상이한 환경이 형성되기 시작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첫 번째 이유로 경기 펀더멘털에 대한우려와 여기서 파생된 기업 실적에 대한 부담을 제시했다. 일반적으로 고벨류 성장주들 강세는 매크로 환경이나 여기에서 파생되는 시장 전체 기업 이익에 대한 신뢰가 약화되는 구간에서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경제나 시장의 성장성에 대한 기대가 희박한 만큼 상대적으로 개별 성장 모멘텀에 대한 프리미엄이 높게 부과될 수 있기 때문이다.

상반기 지속된 수출 부진과 메르스 여파에 따른 내수 부진 우려가 겹쳐지면서 국내 경기에 대한 부담이 형성됐다. 그리고 이것이 시장 전체적인 기업이익 전망치의 하향조정으로 연결되면서 개별주들의 성장 모멘텀을 부각시키는 역할을 한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7월은 대외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과 내수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함께 형성될 수 있는 시점인 것으로 판단된다. 먼저 대외 경기 측면에서 보면, 우리나라의 수출 증감률이 저점을 형성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 5월 -10.9%를 기록하며 69개월만에 최악의 성적을 기록했던 수출 증가율이 6월에는 -1.8%로 회복하는 모습을 보였다. 비록 기대했던 바와 같이 플러스 성장률로 전환하는 데는 실패했지만, 하락 폭을 비교적 크게 줄였다는 점에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제조업 지표들도 개선되는 움직임을 나타내고 있다는 점 역시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전일 발표된 중국의 PMI 를 보면, 통계국 PMI 는 50.2를 기록하며 전월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고, HSBC PMI 는 49.2로 기준선을 하회하기는 했지만 2개월 연속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다. 특히 HSBC PMI 의 하부 항목 중 수출 주문 지수와 신규 주문 지수가 동시에 회복세를 보였다는 점에서 대외 부문의 회복에 대한 기대치를 더욱 높여주고 있다.

전일 밤 발표된 미국의 ISM 제조업 지수도 긍정적인 시그널을 주고 있다. 6월 ISM 제조업 지수는 53.5를 기록하면서 전월치(52.8)와 사전 컨센서스(53.2)를 모두 상회하는 결과를 보였다. 미국의 제조업 경기와 국내 및 중국의 수출 경기는 수출 구조 상 상당히 밀접한 연관성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미국 제조업 지수의 개선은 수출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더해줄 수 있는 요인이라는 판단이다.

내수 경기와 관련해서는 메르스의 진정과 추경의 효과가 우려를 경감시켜 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추경과 관련해서는 정부와 여당의 협의 결과 규모를 약 15조 원 수준에서 확정하기로 논의했다. 또한 추경 효과의 극대화를 위해 조속한 처리를 추진하고 있는 상황이다.

대외 부문의 경기 회복 조짐이 나타나고 있으며, 메르스라는 외생 변수의 영향력 약화, 정부의 적극적인 대응 등이 동반되면서 국내 경기 현황에 대한 우려가 점차 경감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기업의 이익 펀더멘털에 대한 우려 역시 점진적으로 완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이다.

펀더멘털의 회복과 관련된 이슈는 6~7월 거시 지표들의 바닥 확인을 기점으로 하반기 중 점진적으로 확인될 내용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굳이 시기적으로 7월 중 스타일의 변화가 출현할 수 있다고 판단하는 이유는 미 연준의 정책적 움직임이 변화의 트리거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지난 6월 FOMC 에서 연준이 상당히 비둘기파적인 성향을 보인데다 최근 그리스 문제가 부각이 되면서 7월 FOMC 와 관련된 관심이나 경계감이 상대적으로 줄어든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이미 옐런 의장이 밝힌 바와 같이 연내(9월 혹은 12월 FOMC)기준금리 인상이 단행될 것임을 전제하게 되면, 연준 입장에서는 7월 FOMC 를 통해 금리 인상 시점이 임박했음에 대한 시그널을 제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만약 가이던스를 제시하지 않는 다면 시장은 12월 금리 인상 가능성을 기정사실화 시킬 것이고, 이는 연준 스스로 정책 운용의 유연성을 저해 시키는 상황을 야기하게 된다. 반대로 가이던스 제시 없이 9월 금리 인상을 단행한다면, 금융 시장은 연준과의 소통 부재라는 측면에서 충격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다.

이를 감안하면 결국 7월 FOMC 를 앞두고 미 연준의 정책에 대한 기대 심리가 달러 인덱스와 국채 금리의 상승이라는 결과로 확인될 것을 기대해 볼 수 있는데, 최근 이 두 지표의 움직임을 살펴 보면 실제로 이와 같은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그림에 제시된 바와 같이 6월 중 하락하는 움직임을 보이던 달러 인덱스와 국채 금리가 FOMC 를 기점으로 단기 저점을 형성하고 상승 추세를 형성하기 시작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물론 최근의 달러 상승 같은 경우는 그리스 문제 재부각에 따른 유로화 약세가 일정 부분 영향을 미친 것이라는 해석도 가능하지만, 시점 상 그 이전부터 상승 반전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결국 6월 FOMC 에서 시장의 예상 보다 비둘기파적인 스탠스가 확인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기점으로 달러 인덱스와 국채 금리가 강세 흐름을 보이기 시작했다는 점은 금융 시장에서 이미 7월 FOMC 에 대한 전망이 반영되기 시작했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이는 고벨류 주식들에 대한 경계감을 높일 수 있는 중요한 요인인 것으로 판단된다.

현 시점에서 투자 대상을 물색한다면, 크게 두 가지 관점을 고려해 접근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이다. 벨류에이션에 대한 부담이 크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 첫째 조건이 될 수 있다. 다음으로 두 번째 조건은 실적 시즌이 다가오면서 하향 조정되고 있는 시장 전체의 이익 전망치에 대한 부담감이 확대되고 있는 상황인 만큼 실적 전망치가 상대적으로 견조한 흐름을 보이는 업종의 매력도가 높아질 수 있다.

이 두 가지 조건을 동시에 고려해 투자 대상을 선택한다면, 정유와 화학 그리고 건설 기계업종이라고 판단된다. 해당 업종들의 경우 일단 현재 PBR 수준이 과거 평균 PBR 대비 낮은 수준에 위치하고 있어 벨류에이션에 대한 부담이 적다. 이에 더해 각 업종 별 실적 전망치가 시장 전체 이익 전망치 흐름에 비해 상대적으로 견조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는 점도 상당한 메리트로 작용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조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