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B산업은행, 금융권 최초 NPE 업무 개시
[일요서울ㅣ이범희 기자] KDB산업은행(회장 홍기택)은 기업은행과 각각 500억 원을 출자해 우수 지식재산권에 직접 투자하는 1000억원 규모의 한국형 NPE 펀드(KDB인프라 IP Capital 펀드)를 조성한다.
이를 위해 양행은 6월 29일 산업은행에서 금융위 금융정책국장이 참석한 가운데 투자계약 서명식을 개최했다.
국내 IP(지식재산권) 산업은 국내 기술의 발전과 함께 양적성장을 이루었지만, 질적인 면에서는 선진국 수준에 미흡한 상황이다. 이로 말미암아 한국기업이 해외 특허괴물들에게 주요 타켓이 되고 있다.
2014년 기준 국내 특허 출원건수는 세계 4위 수준이지만, IP(지식재산권)의 수익화 및 금융 활용도가 낮아 IP 관련 무역수지는 $62억 적자다.
같은 해 미국에서 NPE가 한국기업을 상대로 제기한 특허침해소송은 244건이며, 세계 최대의 NPE인 IV(Intellectual Venture)사가 1200여건의 국내특허를 보유하고 있는 것도 국내기업들에게 위협 요인이다.
이에 따라 금융위의 ‘창조금융활성화를 위한 금융혁신 실천계획’에 의거 산업은행이 특허투자금융회사의 역할을 담당하면서 국내외 우수 IP에 투자하고 IP 거래 및 IP 기반 기술금융시장 활성화에 앞장 선다.
산업은행과 KDB인프라자산운용은 각각 IP 운용팀을 신설하고 변리사, 미국변호사 등 특허전문가 4명을 채용했으며, 국내외 NPE들과 네트워트 구축 등 관련 인프라를 계속 확충하고 있다.
금융위원회 손병두 금융정책국장은 서명식 축사에서 “이번 펀드에 우수 IP 보유 기업, 특허침해소송이 발생한 기업 등을 지원하는 기능이 필요하다"며 "이번 펀드를 통해 대출위주의 기술금융이 투자 중심으로 외연을 확장해 민간금융기관으로 확대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기술거래시장에서는 IP 시장가격을 형성하는 촉매로 작용하여 IP 개발을 위한 R&D 노력을 확대시킬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산업은행 창조기술금융부문 성주영 부행장은 “산은은 IP 유동화증권 발행, 기술거래마트 오픈 등 IP 시장 활성화를 위한 상품개발 및 인프라 조성에 힘써 왔다"며 "이번에 NPE 펀드를 출범시킴으로써, IP의 개발에서부터 유통을 거쳐 수요자 시장에 이르기까지 IP 금융 플랫폼을 갖추었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10~20년전에 정부 및 정책금융기관이 벤처투자의 선순환 생태계를 조성한 것처럼 이번 펀드가 민간투자자들의 IP 거래를 촉발시키고 연구개발자들의 R&D를 활성화시키는 IP 선순환 생태계의 마중물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NPE(Non Practicing Entities)는 보유한 특허를 제품생산에 활용하지 않고 특허 라이센싱 및 침해청구 등 IP를 활용하여 수익을 추구하는 기업을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