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경찰청, 25년간 일본서 타인 행세 살인 피의자 검거
[일요서울 | 수도권 강의석 기자] 경기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 인터폴추적수사팀은 25년 전 경기도 이천에서 살인을 저지르고 일본으로 도피해 다른 사람으로 행세하며 수사기관의 추적을 피해온 피의자 A씨(55세, 남)를 한·일 인터폴 공조수사로 일본 사이타마현 경찰청에서 검거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피의자 A씨는 공범 B씨와 함께 차량을 훔쳐 팔던 차량 전문 절취단으로, 피해자에게 차량을 팔았으나 피해자가 차량대금을 제대로 주지 않자 이에 앙심을 품고 1990년 5월 경기도 이천시 장호원읍 청미천 뚝방에서 삼겹살을 구워 먹자며 피해자를 유인, 미리 준비한 공기총으로 피해자의 머리에 6발을 발사하고 야구 방망이로 피해자의 머리를 강타해 살해했으며, 피해자의 주머니에 있던 자기앞수표 150만 원과 손목시계를 강취한 후 모래 속에 시체까지 유기하는 잔혹함을 보였다.
사건 직후공범 B씨는 경찰에 검거되어 15년형을 선고받았으나, 피의자 A씨는 B씨의 고등학교 후배에게 일본에 취직시켜 주겠다며 여권을 만들게 한 뒤 여권신청서에 A씨의 사진을 붙여 여권을 부정 발급받은 후 일본으로 도주했다.
피의자의 철저한 신분 세탁으로 자칫 미궁으로 빠질 뻔했던 이번 사건은 경기지방경찰청 인터폴추적수사팀에서 통신수사·금융거래·출입국기록 등 다방면으로 수사하던 중, 지금도 A씨가 일본에 있을 수 있다는 단서를 포착하고 A씨의 39년 전 주민등록 신청 당시의 사진과 지문 자료를 확보해 일본 인터폴에 제공하는 등 긴밀한 공조수사를 통해 A씨가 다른 사람의 이름으로 일본에서 생활하고 있는 것을 확인하면서 수사가 급물살을 타기 시작했다.
경찰청 외사국장은 지난 3월 한일경찰협력회의 시 직접 일본 경찰청에 협조를 요청했고, 일본에서도 검거 전담팀을 구성해 지난 3월 24일 일본에서 A씨를 불법체류 혐의로 전격 체포했다.
A씨는 일본 입국 후에 또 다른 사람의 여권을 위조하는 등 철저히 신분을 숨겨왔으며, 현재 불법체류 혐의로 일본 입국관리국에서 강제송환 여부를 심리 중이다.
경찰은일본 사법당국과 협조해 조속히 국내 송환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할 예정이며,‘범죄를 저지른 사람은 반드시 검거된다’는 교훈을 주는 사례로 앞으로도 국외 도피사범은 끝까지 추적하여 반드시 검거하겠다고 밝혔다.